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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자단 6

[단평] 엽문 3: 최후의 대결 - 한층 성숙해진 배우 견자단

엽문이 돌아왔다. 전작으로부터 무려 6년만이다. 구예도 감독의 [엽문전기]가 국내에선 [엽문 3]로 소개되고 같은 감독의 [엽문: 종극일전]을 [엽문 4]로 개봉하는 촌극까지 벌어지는 바람에 관객들에겐 [엽문] 시리즈 자체가 조금 식상하게 다가오는 착시현상도 있을 법 하다. 어쨌거나 이번에 개봉한 [엽문 3: 최후의 결전]은 엽위신 감독과 견자단이 만든 진짜 엽문 시리즈다. 개화기 중국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거치며 가라데, 홍가권, 서양 복싱 등과 겨뤘던 엽문은 이제 누가 정통 영춘권의 계승자인지를 두고 또다른 영춘권 고수와의 대결에 직면한다. 중화사상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았던 1,2편과는 달리 3편에서는 엽문의 개인사와 영춘권의 정체성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기에 서방 열강의 지배가 낳은 부작용의 여파로 ..

영화/ㅇ 2016.03.18

속편열전(續篇列傳) : 황비홍 2 - 3편보다 늦게 개봉된 까닭은?

속편열전(續篇列傳) No.22 1980년대 말엽 홍콩영화계는 오우삼, 주윤발로 대표되는 홍콩 느와르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수많은 아류작들을 양산하며 한국에서 바바리코트와 성냥으로 상징되는 훗가시 문화를 전파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 영웅주의의 발로는 실은 과거 무협영화의 현대적 리모델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검을 쓰는 대신 쌍권총을 쓰지만 그 이면에 있는 캐릭터의 구축은 강호의 의리를 부르짖는 무협물과 크게 다를바가 없었지요. 그래서일까요. 1990년대 초반 홍콩 느와르의 쇠퇴와 함께 찾아온 한 편의 영화는 홍콩영화의 흐름을 다시금 원점으로 되돌려 놓습니다. 전영공작실을 통해 전통 무협영화의 부활과 SFX 테크놀로지의 결합을 시도해왔던 서극의 [황비홍]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죠. ..

무협 - 추리물로 진화하는 무협영화

때는 1900년대 초, 외부의 간섭없이 조용히 흘러가는 어느 시골마을. 이 마을에 막 탈옥한 지명수배자 두 명이 나타납니다. 이들은 한 상점에 들어가 강도행각을 벌이며 폭력을 행사하는데, 마침 제지소에서 일하는 진시(견자단 분)가 이 광경을 목격하고 강도들에게 찰거머리처럼 들러붙어 저항하다가 엉겁결에 두 사람을 죽이고 맙니다. 정부에서는 수사관을 파견해 이 사건을 조사하지만 단순히 정당방위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습니다. 흉악범인 이들을 ‘우연히’ 죽인 진시의 정체, 과연 그는 누구일까요? 아마 영화 [무협]이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면 틀림없이 이런 비판을 받았을 겁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를 표절했다는 비판 말이죠. 네, [무협]은 어느모로보나 [폭력의 역사]의 무협영화 버전입니..

영화/ㅁ 2011.11.18

[블루레이] 영웅 - 미학적 완성도가 뛰어난 무협 블록버스터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오랜 세월동안 홍콩의 무협액션영화는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받아온 장르다. 때로는 경이감으로, 때로는 유치함과 과장의 조롱거리로 회자되어 온 이들 홍콩 무협영화들은 개별적인 완성도야 어찌되었든 간에 중화권 영화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홍콩 무협영화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호금전과 장철의 영화들이 남긴 클리셰들은 훗날 홍콩느와르와 SFX 판타지로 탈바꿈되는 트렌드 장르의 변천 속에서도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무협영화가 지닌 진한 동양적 색체의 철학과 표현양식은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일대의 국지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홍콩영화계는 홍콩 반환시점을 맞이해 우수한 배우와 스탭들의 헐리우드..

영화/ㅇ 2011.06.27

속편열전(續篇列傳) : 엽문 2 - 전편의 장점에 안주한 범작

속편열전(續篇列傳) No.12 중국인들에게 있어서 무술의 의미는 단순한 국기(國技)를 넘어 민족적 자존심과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특히나 실존 무술인들을 조명한 일련의 무술영화들은 개화기 서구열강의 침입에 짓밟힌 자존심 저변에 깔린 저항의식을 나타내기도 하는데요, 일례로 정무문 창시자 곽원갑의 이야기를 다룬 [무인 곽원갑]이나 그의 제자 진진의 일화를 극화한 [정무문], 무영각(無影腳)의 달인 황비홍을 소재로 한 [황비홍] 등은 모두 외세에 굴하지 않는 무술인들의 긍지를 드러낸 작품입니다. 비록 관객들은 호쾌한 액션에 즐거워하겠지만 이러한 작품들의 공통점은 중화사상과 민족주의가 아주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이소룡-성룡-이연걸로 이어지는 액션 스타들에 이어 뒤늦게 자리메김해가고 있는 견자단의 [엽..

엽문 -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견자단의 명품액션

[엽문]은 포스터에서 풍겨오는 분위기하며 실존 무술인의 이야기를 영화화 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2006년작 [무인 곽원갑]의 연장선에 놓인 영화다. 굳이 다른 점을 찾으라면 이야기의 대상이 곽원갑이 아닌 엽문이라는 사람이며, 이를 연기하는 배우가 이연걸이 아닌 견자단이라는 점일뿐 일제 강점기의 항일사상을 주 내용으로 담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그러나 1960년대 장철, 호금전의 작품들에서 활약한 왕우, 강대위의 무협영화에서 1970년대의 이소룡, 그리고 1980년대를 수놓은 성룡의 코믹액션물을 거쳐 1990년대를 대표하는 이연걸의 [황비홍]으로 꾸준한 변화와 발전을 거쳤듯, [엽문]은 기존 홍콩무술영화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내러티브와 절제된 영상미로 거품을 줄인 작품이다. 줄거리..

영화/ㅇ 200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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