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잡담

조조영화의 추억 - 로보캅2 선착순 증정 엽서세트를 받기까지

페니웨이™ 2008. 1. 19. 09:41
반응형


옛날에는 극장에 이런 이벤트가 참 많았다. '1회 관람객 선착순 XX명에게 티셔츠 증정' 같은 이벤트 말이다. 지금이야 인터넷으로 클릭 몇방이면 예매가 끝나는 시대이건만, 그 당시는 전화 예매도 안받던 시절이라 예매를 하려면 직접 상영관까지 찾아가 예매를 하거나 조조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새벽같이 줄을 서서 영화를 보기위해 기다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1990년 당시 필자는 친구들과 함께 항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로보캅2]를 보기위해 '명보극장'으로 예매차 길을 나섰다. 사실 그 당시 지하철로 이동한다는 건 그 나이에는 큰 여정이자, 가슴 설레는 모험이기도 했다. 들뜬 마음으로 생애 첫 예매를 하러 극장에 도착했으나, 우리는 예매창구 누나한테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됐다. '얘들아, 그거 예매 이틀전부터 받는 거거든? 몇일있다가 다시 와라~'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였다. ㅠㅠ 오직 영화만을 위해 뭉친 우리 3명은 그 처참한 소식을 듣자마자 '거봐라 내가 뭐랬냐, 몇일 있다 오자고 했잖냐 (그러기는 개뿔이!)', '그냥 새벽에 와서 줄서서 기다리면 될것을 뭐하러 누가 예매하러 오쟀냐 (니가 그랬잖아 이눔아!)' 해가며 사분오열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때 결성된 '로보캅2 원정대'는 그렇게 해체되서 각자 따로 영화를 보게 되었던 것이다. ㅡㅡ;;

나는 이미 한번 정떨어진 명보극장에 다시 가기보다는 당시에 애용(?)하던 씨네하우스를 가기로 결심했다. 물론 조조할인으로 말이다. 조조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사은품이 걸려있었기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승부욕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었다. 당시 사은품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기억난다. 선착순 50명까지는 '로보캅 애니메이션 비디오 테잎', 그 다음 50명까지는 '로보캅2 팜플렛' 그리고 나머지 50명이 '로보캅 엽서세트'였다. 당연히 그 당시에는 비디오 테잎을 받는게 최우선 목표였다.

역사적인 1990년 8월 6일.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나는 강남에 있는 시네하우스로 향했다. 그것도 혼자서! (아마 혼자 영화보는 운명은 이때부터 타고났나 보다 ㅠㅠ) 내 자신하건데, 그당시 나는 선착순 10명안에 충분히 들고도 남았다.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찰나, 드디어 입장하는 시간이 되었다. 근데 왠걸? 준다던 비디오는 안주고, 엽서세트만 덜렁주고 끝내는게 아닌가?

"아니, 신문에는 비디오 준댔는데, 이게 뭐에요?" 라고 되묻자, 사은품을 나눠주던 누나는 최대한 자연스런 미소를 띄며, "우린 엽서밖에 없단다~" 하고 말해주었다. ㅠㅠ 그야말로 좌절~ 이럴거면 뭐하러 그 새벽부터 야단법석을 떨었나~~~ 아뭏든 그날의 기억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고야 말았다. 이제 그 추억의 일부분을 공개하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엽서세트의 보관 케이스 앞면 되겠다. 
[로보캅2]의 오리지널 포스터가 잘 인쇄된 제법 깔끔한 디자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면을 열었을때의 내부 모습이다. 보시는 봐와 같이 3장의 엽서가 보관되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엽서의 모습이다. 뭐 나름대로 스틸 선정은 잘한것으로 보인다.
저걸 가지기 위해 그 고생을 했었다니...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엽서의 뒷면이다.
당시에는 저렇게 엽서 뒷면에 (요즘도 다를건 없지만) 호들갑스런 미사여구가 쓰여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엽서 보관 케이스를 펼쳤을때의 모습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끝으로 당시에 구입했던 [로보캅2]의 티켓 사진이다. ㅠㅠ


여러분들도 추억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으셨으리라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이런 추억의 물건들을 참 많이 보관하고 있었는데, 언제 다 없어졌는지 이제 남아있는 것이라곤 몇개 되질 않는다.  그 많은 극장 팜플렛(한 30권은 될텐데...)을 몇년전 단돈 1만원에 팔아치운 나의 무지스러움을 탓할 뿐이다. 자, 그럼 이제 여러분께서 가지고 계신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보시는 건 어떠실지?

P.S: 그 때 영화를 같이 보기로 했던 녀석 중 한명은 다시 명보극장에 도전, 결국에는 로보캅 비디오테잎을 얻어냈다고 한다. ㅡㅡ;;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