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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코 - 미국 의료보험의 충격적 실태

페니웨이™ 2007. 11. 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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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대중에게 어필하고, 상업적인 가치의 영역으로까지 끌어올린 마이클 무어 감독. 그는 [로저와 나], [볼링 포 콜럼바인], [화씨 911]등 미국사회의 치부를 들추는 화제작들을 연출하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볼링 포 콜럼바인]이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하자, 수상소감을 밝히며 "Mr. Bush. Shame on you (부시, 창피한줄 아시오)'라고 당당히 외침으로서 야유와 갈채를 동시에 받기도 했다.

[식코]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최신 다큐멘터리로서 미국내의 의료보험문제를 심도있게 파고든 또하나의 문제작이다. [로저와 나]가 미국 대기업의 횡포를, [볼링 포 콜럼바인]에서는 미국 총기사용의 실태와 과잉방위적인 미국인들의 의식구조를, [화씨 911]은 미국정부의 공포정치와 부시행정부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면 이번에는 선진국이라 자부하는 미국의 어처구니없는 의료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 NYdailynews.com. All rights reserved.


결론부터 말해 [식코]에서 보여주는 미국의 의료보험은 충격적이다. 아니 우리들의 입장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세계 제1의 강대국 미국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지기가 않는다. 그러나 [식코]는 다큐멘터리다. 비록 마이클 무어의 교묘한 연출성향이 드러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실'을 폭로하는 장르적 특성상 80%만 사실이라고 쳐도 이는 정말로 충격적이다.

© Weinstein Company. All rights reserved.

마이클 무어에게 의료보험에 관한 제보를 보낸 사람들의 이메일. 일주일만에 25000건에 달했다.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된 환자에게 각각의 손가락에 보험수가를 매기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보험회사, 이미 수락한 보험금 지급을 취소하기 위해 청부업자까지 동원해 트집을 잡아내는 보험회사, 골수이식 적합자가 있는 상황인데도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어 보험금 지금을 거절하는 보험회사.. 이 보험회사들이 가입자의 돈을 받아먹으며 철저히 고객을 배신하는 행태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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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돈으로 환산해 암묵적인 양자택일을 강요하다니..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보험회사의 의료자문으로 소속된 의사들과 보험회사, 그리고 정부 요직의 의원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그들만의 배를 불리는 이 엄청난 범죄가 자행되고 있음에도 미국민들은 속수무책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답게 "돈"이 있으면 얘기가 다르다. 돈있고 잘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구차하고 치사한 보험회사의 지불이 없이도 자비로 병을 고치면 그뿐이다. 그러나 절대다수의 서민들은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다.

보험회사의 지급결정에 희비가 교차하며, 심지어는 생사를 오고간다. 웃기는건 이들의 생명을 결정하는게, 돈을내는 고객들이 아니라 돈을 받아먹는 보험회사라는 거다.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미국 의료보험의 문제가 어디서부터 꼬여왔는지, 그리고 이웃나라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심지어 쿠바의 의료복지는 어떠한지를 비교하는 부분에 와서는 그나마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가 미국보다 낫다는 (상대적인) 안도감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와는 관계없는 미국의 의료제도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우리에게 어떤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식코]는 단지 의료보험정책만을 조명한 것이 아니다. 미국이란 나라가 주장하는 극우적 민주주의의 폐해, 중앙정부가 나서는 것을 무조건 빨갱이적인 발상으로 몰고가는 기득권층의 극단적인 사고방식이 그 땅의 국민들을 얼마나 바보천치로 만들어 놓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식코]의 메시지는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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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반골성향을 가진 마이클 무어의 작품이니만큼 어떤 부분은 작위적이다 싶은 부면도 없지 않다. 특히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에 들어가 사람들의 치료를 받도록 주선하는 장면은 사회 체계가 다른 나라의 의료수준을 단순 비교하는 다소 비합리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식코] 덕분에 막연히 미국이란 나라가 "기회의 땅"이니 "풍요의 땅"이니 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특효약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지상 어디에도 낙원은 없는 법이지만, 적어도 미국은 더더욱 낙원이 아니라는 확신을 주니까 말이다.

* [식코]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Weinstein Company.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스틸: 마이클 무어 시사회장 사진(© NYdailynews.com.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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