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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월드컵의 감동을 기억하는가? 아슬아슬한 승부차기 끝에 4강진출을 얻어낸 스페인전의 감동은 아직도 많은 축구팬들의 가슴속에 명장면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어떠한가? 필자는 아직도 박성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양궁의 그 스릴넘치는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렇다. 스포츠는 한편의 드라마다. 그냥 드라마가 아니고 그 속에는 그동안 묵묵히 피땀흘려 연습한 선수들과 스탭의 의지가 들어간 감동과 스릴, 반전이 어우러진 멋진 드라마이다.

따라서 스포츠는 영화적인 소재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미 스포츠안에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단지 그 드라마에 좀 더 감칠맛을 더해줄 양념을 첨가하면 될 뿐이다. 물론 경기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진짜 스포츠와는 달리 영화는 대개 그 결말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긴 해도 그것이 관객들이 원하는 해피엔딩이라면 나름대로 만족스럽다.

이제 소개할 [윔블던]은 테니스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다. 필자가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 하나는 마리아 샤라포바다.  2004 윔블던 오픈의 우승으로 순식간에 테니스계의 여왕으로 등극한 그녀는 아직 10대의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전문모델을 능가하는 늘씬한 체격조건과 요정같이 이쁜 얼굴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최고의 스포츠 스타다. 언젠가 그녀가 한국에 왔을 때 테니스를 몰라도 그녀를 보기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는 후문이 돌 정도로 샤라포바가 테니스계로 사람들의 시선을 이끈 효과는 정말 대단하다.

ⓒ Universal Pictures / Working Title Films. All rights reserved.

우연한 만남이 가져다 준 한 남자의 솔로 탈출기?


두 번째 이유는 일본의 천재 만화가 (정말이지 천재외에는 다른 말로 표현하기 힘든) 우라사와 나오키의 '해피!'라는 만화이다. '몬스터', '20세기 소년', '플루토' 등 웬만한 영화나 소설보다 더 완벽한 스토리라인을 추구하는 스릴러를 보여준 그는 '해피!'라는 테니스 만화를 통해서 가볍고 유쾌한 코믹물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해피!'를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코트위에서 라켓을 휘두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영화 [윔블던]은 제목에서부터 노골적으로 테니스 영화임을 자청하긴 했으나, 본질적으로는 로맨틱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이 영국이라는 사실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영화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의 계보를 잇는 영국산 로맨틱 코미디의 연상선에 있는 작품임을 이내 알아차리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놀라우리 만치 상투적이고 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한때는 잘나가던 테니스 스타였으나 이제는 퇴물이 되어 버린 31살의 피터 (폴 베타니 분). 이제 그는 테니스 강사나 할 요량으로 은퇴를 결심하고, 윔블던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프로 대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호텔의 숙소에 짐을 풀기 위해 찾은 방이 바로 미국의 촉망받는 여자 테니스 선수인 리지 (커스틴 던스트 분)의 방이었던 것이다. 이 짧은 만남은 그들에게 새로운 인연이 되었고, 이 후 그들은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갖는다. 은퇴시점에서 새로운 사랑에 빠지게 된 피터는 삶의 의욕을 되찾아 토너먼트에서 예상외의 선전을 하며 결승까지 가게 된다. 이후의 결말은? 안봐도 비디오다.

ⓒ Universal Pictures / Working Title Films. All rights reserved.


그렇다. [윔블던]은 너무나도 뻔한 공식을 가진 영화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볼 만한 가치가 없는 그저그런 아류작이라고 볼수만은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윔블던]은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테니스라는 스포츠를 다룬 영화이기 때문이다. 피터와 리지와의 사랑을 그려내는 진부한 스토리 가운데 중간중산 펼쳐지는 테니스 경기 장면들은 무척 박진감 넘치게 묘사되어 있다. 경기에 임하면서 느끼는 선수들의 긴장감, 동작 하나하나와 땀 한방울까지 세밀하게 터치한 장면들을 보면서 관객들은 다시금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것이 [윔블던]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결승전 시퀀스에서 관객들은 실제 경기장에 온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이유가 있었다. 2003년 실제 윔블던 오픈을 관전하러 온 관중들을 엑스트라로 앉혀놨기 때문이다. 덕분에 관중들은 실제 경기도 보고 영화촬영까지 구경하는 1석2조의 혜택을 누렸으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 Universal Pictures / Working Title Films. All rights reserved.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코트 뒤의 모습이 한층 현장감을 준다


확실히 [윔블던]은 욕심을 낸 영화다. 로맨틱 코미디를 원하는 관객과 스포츠 영화를 원하는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한 의도가 다분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4위의 신통찮은 성적으로 출발했으니 [러브 액츄얼리]나 [브리짓 존스의 일기]만큼의 흥행에는 못미쳤던 것이다. 제작사인 워킹타이틀사(社)로서는 말하자면 그랜드 슬램 연패에 실패한 셈이다.

ⓒ Universal Pictures / Working Title Films. All rights reserved.

커스틴 던스트의 싱그러운 매력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작품.


그럼에도 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미덕을 지닌 영화다.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과 감정의 곡선이 깊지 않은 가벼운 사랑싸움이 부담스럽지 않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시길 바란다. 슬럼프에 빠진 남자들이여, 슬럼프에 빠져 나오기 위해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 보라.


* [윔블던]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Universal Studios / Working Title Film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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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네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국에서 살면서 윔블던결승이랑 브리티쉬 오픈은 가고 싶었는데 현실은 티켓너무비싸요..

    2007.07.10 08:45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도 기왕이면 계실때 무리해서라도 다녀오심이 나중에 후회를 남기지 않을텐데.. ^^

      저도 한 일년간 캐나다에서 생활했었는데 제가 워낙 농구매니아라 가난한 백수 시절이었음에도 NBA관람에 열을 올렸답니다. 비록 당시는 배고팠어도 후회는 없어요~ ^^

      2007.07.10 10: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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