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출시되는 한국 애니메이션 박스셋
“또 태권브이인가?”
이제 잠시 시간을 돌려보자. 한 20년 전 쯤으로.
때마침 제작 자문으로 참여한 회원 한 분이 직접 비트윈의 제작 상황을 상세히 전달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생각보다 처참했던 필름의 보존 실태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마침내 결과물을 보게 되었을 때는 “세계 최악의 타이틀”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경악스러운 화질에 두 눈을 의심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명목상의 ‘박스셋’이 무색하게 세트의 구성은 태권브이 1탄과 5탄에 해당하는 [슈퍼 태권브이], 그리고 6탄에 해당하는 [84 태권브이]가 수록되어 있었으니, 오리지널 4부작으로 불리는 작품들 중 3개의 작품이 몽땅 빠져 있는 ‘불완전한’ 상품이었던 것이다. (그나마 나머지 두 작품도 당시 판권을 넘겨받았던 영음사에게 3년의 판매기간을 양도받아 제작이 가능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를 필두로 다양한 국산 애니메이션 DVD가 상당수 출시되었고, 그 중에는 잊혀졌거나, 혹은 잊혀질 법한 작품들도 제법 있었기에 그대로 사라져버릴 수 있었던 작품들의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 말이 나온 김에 한 가지 에피소드를 언급하고 싶다. 당시 태권브이 동호회에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소식이 하나 올라왔다. 바로 [날아라 우주전함 거북선]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지상파 방송을 했던 MBC에서 해당 작품의 디지베타 소스를 확보하고 있으며 저작권도 보유하고 있어서 이를 DVD로 오쏘링해 공동구매 할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이 소식을 DVD프라임에도 알린 장본인이 필자인데, 의도치 않게 갑자기 늘어난 신청자들의 쇄도로 태권브이 동호회 관계자들이 당황했다는 후문이 있다.
이후 시간이 조금 더 흘러, [로보트 태권브이] 1탄 만이라도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덕분인지,아니면 태권브이가 지닌 상징성 때문인지, 국책사업 수준의 대대적인 복원작업이 시작되었고 2007년 [로보트 태권브이]의 리마스터링이 전격적으로 이뤄져 극장에서의 재개봉은 물론, 다양한 DVD 판본으로도 출시되는 등 태권브이 붐이 잠시 기지개를 켜는 듯 보였다.
▷[황금날개 123]에 대해 잠시만 언급하도록 하자. ‘최초의 국산 애니메이션 블루레이 타이틀’이란 칭호를 가져간 본 작품은 과거 VHS로도 출시되지 않은 대단히 진귀한 영상물로서 소장용 매체로 발매된 건 굳이 블루레이가 아니더라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해외로 출시된 (영어더빙이 들어간) 조악한 화질의 VHS 리핑 영상만이 간간히 유통되고 있을 무렵, (무려) 필름 소스를 사용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황금날개 123] 블루레이는 꽤나 기대를 모았었는데, 결과물은 그리 만족스럽진 않았다. 화면 스크레치는 물론 중간중간 잘려 나간 구간이 제법 있어서 리마스터링 판본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상태다. 공교롭게도 최초로 출시된 국산 애니메이션의 현실이 이 정도였던 지라, 이후 고전 애니메이션의 블루레이 출시는 더욱 더 요원해졌다.
1. 로보트 태권브이 (1976)
DVD시절에는 비트윈에서 기획한 그 악명높은 박스셋을 출시하기도 했는데, 입수한 필름의 상태가 너무나도 참혹했기에 필름 소스와 VHS 소스를 혼합한 엽기적인 화면으로 수많은 사람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바로 그 판본이다.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비트윈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비트윈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사운드의 경우 1976년 오리지널사운드를 사용한 2.0ch.스테레오와 모노, 그리고 2007년 복원판 사운드를 사용한 DTS-HD Master Audio 5.1ch.과 2.0ch.스테레오를 수록했다. 아마도 대다수 마니아들은 음질이 떨어지더라도 오리지널 음원이 담긴 1976년판 스테레오 2.0ch.쪽을 선호할 것이라 생각한다. 리마스터링 당시 새로운 사운드 소스를 발견하지 못한 탓에 재더빙이라는 우회방법을 택한 만큼, 오리지널 음원을 쓴 스테레오 2.0ch.의 사운드 퀄리티는 그리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사실 모든 태권브이 시리즈의 원본 사운드는 모노 오디오가 기본으로, DD 2.0 역시 순수한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오디오를 좌우로 동일하게 분할한 명목상의 스테레오일 뿐이다. 따라서 사운드 퀄리티 및 스펙에 대한 언급은 이후의 시리즈에 있어서도 그리 자세하게 다루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
▽ 메뉴화면
음성 코멘터리는 2007년 리마스터링 판에서 사용되었던 것을 재수록했다. 김청기 감독과 태권브이 동호회의 피코, 그리고 음향감독인 (故)김벌래 감독이 함께 해 작품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눈다.
▽ 오리지널 오프닝
▽ 오리지널 엔딩
▽ 깡통과 메리의 대결
▽ 붉은제국 로봇들의 침공 장면
1978년 극장 예고편”은 실제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70년대 당시의 예고편으로서 대단히 진귀한 자료이기도 하다.
“파일럿 단편 애니메이션 – 깡통의 대모험”은 일반 대중들은 쉽게 접할 수 없던 작품으로 테마파크인 ‘브이센터’에서 제한적으로 상영되었던 일종의 깡통로보트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이다.
그 외에도 “이미지 슬라이드쇼”와 “복원전후 영상”을 비교한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다.
2. 로보트 태권브이: 우주작전 (1976)
전편의 흥행 성공 후 5개월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같은 해에 전격 개봉한 속편으로 동시기 개봉한[철인 007]과 정면 대결을 벌였으나 흥행면에서는 아쉽게도 판정패했다. 무대를 지구권 밖으로 옮긴 작품으로서 김산호 화백의 히트만화 [라이파이]에 등장하는 녹의 여왕이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다. 맥스 장군을 앞세운 녹의 여왕의 지구침공과, 이에 맞서는 태권브이의 활약을 담았다.
잉카문명이 남긴 거대한 상형문자나 티티카카 호수의 '태양의 문' 등 세계의 미스터리와 외계인의 존재를 연계시킨 해설을 담은 오프닝은 변사가 들어간 초기 한국 영화의 포맷을 응용한 것으로서 전편과는 다른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로보트 태권브이: 우주작전] (이하 우주작전)의 온전한 필름소스가 버젓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저작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이 작품을 발매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세월만 흘러버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로보트 태권브이] UE 블루레이 프로젝트를 계획하면서 제작사인 하비플렉스와 전격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마침내(!)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이 소장한 35mm 프린트필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드디어 한국에서 개봉 이래 최초로 물리 매체 형태로 출시되는 [우주작전]편을 만나게 되었다.
▽ 메뉴화면
[우주작전]의 첫 화면을 보는 순간 감동의 소용돌이가 휘몰아 친다. 현존하는 태권브이 필름 중 가장 상태가 좋은 작품 중 하나로 알려진 만큼, 온전한 형태로 보존된 필름 소스의 깨끗한 색감이 화면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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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판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스페인판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스페인판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사운드 스펙은 1976년 오리지널 사운드 소스를 담은 모노와 스테레오 2.0ch.을 수록했는데, 감동적인 화질에 비하면 사운드의 퀄리티는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미리 말하자면 [로보트 태권브이]시리즈의 전체적인 사운드 퀄리티가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기에 사운드에 대한 기대치는 조금 낮추는 것이 좋다.
3. 로보트 태권브이: 수중특공대 (1977)
1편의 지구, 2편에 우주에 이어 이번에는 해저세계에서의 모험을 다룬다. 히로인인 영희와 서브 히로인이었던 메리가 빠지고, 대신 유리라는 새로운 히로인이 가세해 플롯의 단조로움에서 탈피하고자 한 흔적이 보이지만 [UFO로보 그랜다이저]의 마린 스페이저를 의식한 수중 부스터의 도입이나 원반수 기루기루를 모방한 로봇, [겟타 로보]의 사오토메 박사를 모방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여전히 디자인적인 측면의 표절의혹이 잔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더욱이 작화의 품질에서 미묘한 변화가 관찰되는데, 이는 1,2편의 작화 감독인 임정규 감독이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의 연출을 수락하면서 황금동화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작화 담당자가 교체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와의 흥행대결에서도 참패해 [로보트 태권브이] 프랜차이즈의 한계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계획된 4편의 시나리오를 전면 폐기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로보트 태권브이: 수중특공대](이하 태권브이 수중특공대)의 경우 VHS와 베타판으로도 발매되어 [우주작전]만큼 재관람의 난이도가 높지는 않으나 판매량이 극히 적었던 탓에 여전히 구하기 힘든 작품 중의 하나가 되었다. 디지베타에서 리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악한 화질의 영상이나 태권브이 동호회 관계자가 내려받은 텔레시네 판본 정도가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다행히 2013년 영상자료원 측에서 자체적인 복원을 실시한 판본을 공개했고, 비록 결과물이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닐지라도 [로보트 태권브이] 1탄에 이은 복원작업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었다. 이번 블루레이 프로젝트에 사용된 판본은 바로 이 영상자료원의 복원판에 기초한 것이다.
▽ 메뉴화면
애당초 영상자료원에서 복원한 판본 자체가 아주 깨끗한 상태는 아니고, 비처럼 쏟아지는 화면 스크레치와 음성 손실도 군데군데 드러나는 정도라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이 재작업을 한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눈에 띄게 개선된 화질을 선보인다. 물론 이는 상대적 평가일 뿐, 필름 보관 상태는 태권브이 시리즈 중 가장 열악한 상태였던 탓에 다른 작품과 비교하면 여전히 화질 면에서 열세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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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영 VHS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대영 VHS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대영 VHS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사운드 스펙은 오리지널 사운드인 모노와 스테레오 2.0ch.로 역시나 보관상태가 좋지 않아 잡음과 끊김이 종종 있다. 그나마 복원과정에서 일부 사운드를 살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발견되는데, 예를 들면 초반 해저농장의 습격장면에서 태권브이가 첫 등장할 때,잠수정 조종사가 “로보트 태권브이다!”하고 외치는 부분의 원래 사운드는 “로보트 태권브(이)다” 이렇게 툭 하고 끊기지만 최대한 이러한 끊김을 복원했고, 때문에 사운드의 이음새가 둔탁해진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러한 자그마한 노력 자체가 알고 보면 눈물 겨운 복원 과정의 결과물이다.
그 외에도 “이미지 자료 슬라이드쇼”와 “복원 전후영상”이 수록되어 있다.
4.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날개의 대결 (1978)
원래 로보트 태권브이의 4편은 [지하 대탈출]이라는 제목으로 각본가 지상학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미 관련 코믹컬라이즈도 이미 연재 중이거나 단행본이 발매된 상태였다. (이는 코믹컬라이즈의 작가가 두 명이었기 때문인데, 원조 태권브이 전담 만화가인 김승무 작가는 <소년세계>를 통해 [로보트 태권브이: 대탈출]을 연재 중이었고, 또 다른 전담 만화가인 차성진 작가는 <다이나믹 프로>를 통해 [로보트 태권브이: 지하결사대] 단행본을 발행했다)
그러나 신통찮은 [수중특공대]의 흥행결과로 차기작의 방향성을 수정하기로 한 제작진은 김청기 감독의 슈퍼히어로물인 [황금날개 123]과 [로보트 태권브이]의 세계관을 크로스오버시킨 작품으로 급선회하게 된다.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의 크로스오버 기획이기도 하다.
▷ 조악한 품질을 자랑하는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날개의 대결] DVD. 판권사인 대경 측에서 필름 소스의 사용에 대한 허가를 취득하지 못해 부득이 VHS용 베타 소스를 사용한 판본이다.
이번에 출시된 블루레이에서는 기대해도 좋을 만큼의 화질을 자랑한다. 아마도 일반 대중들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판본일 텐데 (주: [우주작전]의 경우 춘천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상영회를 가진 바 있으며. [수중특공대]도 영상자료원에서 상영회를 가졌다), 개인적으로는 태권브이 4부작 중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색감을 보유한 소스라고 생각되며 1편과 3편처럼 필름의 보관 이슈로 인한 삭제장면 없이 온전한 상태 그대로 수록된 작품이기도 하다.
▽ 메뉴화면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날개의 대결]의 화질은 기존 DVD 판본과의 비교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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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경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대경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대경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모노와 2.0ch. 스테레오 사운드도 오리지널 4부작 중에서 가장 무난하고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잡음이나 끊김이 적으며 보존상태가 우수한 것이 명확하게 느껴진다.
5. 슈퍼 태권브이 (1982)
사실상 “태권브이는 표절작”이란 확실한 이미지를 갖게 만든 주범이다. 일본의 [전투메카 자붕글]의 프라모델 금형을 재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메카닉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카피한 것은 물론이고, [기동전사 건담]의 메카닉, [스타워즈], [E.T] 등등 해외 유수의 I.P(Intelectual Property)를 도용했다. 흥행면에서는 대성공을 거뒀지만 훗날 태권브이 콘텐츠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가장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한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1980년대 애니메이션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커넥션이 형성된 계기를 마련했는데, 바로 완구업체와의 스폰서 계약이 [슈퍼 태권브이]를 기점으로 급속도로 번져 나갔고, 금형 기술이 부족한 완구업계와 열악한 환경의 애니메이션 업계가 기형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바람에 애니메이션의 질적 하락은 예견될 수 밖에 없었다.
[우주작전]이후 다시 한번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서. 물 자원 확보를 위해 각 행성을 습격하는 외계 침략자들에 맞서 슈퍼태권브이와 지구연합군이 합동으로 맞서는 태권브이의 원맨쇼를 벗어나 합동작전을 펼치는 플롯이 그나마 신선한 느낌을 준다.
1980년대 작품이어서 나름 필름 보존이 잘 되어 있었던 덕분에, 비트윈판 DVD 발매 당시에 사용된 영상소스는 원본 필름에서 텔레시네한 소스를 사용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만신창이의 [로보트 태권브이]와는 확연히 다른 (DVD 기준으로 볼 때) 뛰어난 화질을 보여준 바 있었는데, 이번 블루레이에서도 [슈퍼 태권브이]의 화질은 꽤 준수한 편이다.
기존 DVD와 비교샷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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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경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대경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대경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스페셜 피처는 “이미지자료 슬라이드쇼”만 수록되어 있다.
6. 84 태권브이 (1984)
사실상 마지막 셀애니메이션 태권브이 작품으로 전작인 [슈퍼 태권브이]에 비하면 완성도나 퀄리티는 월등하다. 3단 합체 컨셉이 다소 이질감을 주긴 하는데, 이는 [다이아배틀스]의 프라모델을 카피한 완구사와의 협의에 의한 것으로 프라모델의 경우와는 달리 작품 내의 태권브이는 3단 합체 기믹만 따왔을 뿐 디자인 자체는 100% 오리지널이다.
스토리 라인도 탄탄한 편인데, 양정기 작가가 스토리를 담당하고 차성진 작가가 작화를 담당했던 만화 [로보트 태권브이와 로보트 캉가]를 원작으로 삼았기에 양정기 작가가 원작자로 크레딧에 올라가 있다. 후기 태권브이 작품으로서는 수작에 속하지만 [슈퍼 태권브이]와는 달리 흥행에서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다.
비트윈판 DVD 출시 당시, VHS 발매에 사용되었던 디지베타 소스를 사용한 탓에 오프닝이 삭제된 채로 출시가 될 뻔 했다가 이를 뒤늦게 발견한 감수자들 덕분에 부랴부랴 84태권브이의 오프닝을 삽입했지만 어쩔 수 없이 비디오판 오프닝 자막이 들어간 부분은 그대로 담긴 채 출시된 웃지 못할 사연이 있었다.
그 이후 재출시 과정을 통해 화질을 향상시킨 리마스터링 DVD가 출시되어 훨씬 향상된 퀄리티의 [84 태권브이]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이번 블루레이에서는 원본 네가필름을 1080p로 디지털 트랜스퍼한 결과물에 색보정 및 필름그레인의 제거 등 추가적인 리마스터링이 진행되어 더욱 만족스러운 화질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더해 스페셜 피처 메뉴로 들어가면 원본 필름인 4:3 비율의 화면으로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이 부분에 대해 잠시만 더 보충하자면, 블루레이에 사용된 원본 필름이 4:3의 비율이기 때문에 좌우 여백이 너무 많이 생기는 상황이라, 부득이 화면 손실을 감수하고 일부를 잘라내어 1.85:1의 화면비를 맞춰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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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비율
▽ 1.85:1 비율
▽ 4:3 비율
▽ 1.85:1 비율
▽ 4:3 비율
▽ 1.85:1 비율
다만 이를 기계적으로 잘라낸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량이 너무 많이 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장면 단위로 위치조정을 하나하나 해준 눈물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온전한 정보를 담아낸 화면을 보고 싶은 관객을 위해 4:3 화면비로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7. 로보트 태권브이 90 (1990)
[외계에서 온 우뢰매]로 톡톡히 재미를 본 김청기 감독이 실사합성 애니메이션 제작 시스템을 가지고 [로보트 태권브이] 1탄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서 사실상 태권브이 프랜차이즈의 종말을 고한 작품이다. 의외로 원로배우 남궁원을 비롯해 아역스타 이재은, 강민경 등 캐스팅은 나름 호화롭다.
다만 실사합성 애니메이션의 약빨이 다 빠진 시기에 나온데다, 전편인 [84 태권브이] 이후 6년만에 나온 속편이지만 리메이크라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태권브이 프랜차이즈의 연속성에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고, 1990년대의 관객 눈높이에서 보기에는 너무나 조악한 완성도로 인해 거의 잊혀지다시피 한 작품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건질 만한 것이라고는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로보트 태권브이의 디자인인데, 84 때와 마찬가지로 표절 색체가 거의 없는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제법 잘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로보트 태권브이 90] DVD는 대경디브이디를 통해 처음으로 출시되었다. 당시 화질은 4:3 화면비에 아날로그 베타캠 소스를 사용한 흐릿한 영상을 보여줬었는데, 이후 다시 리마스터링된 판본이 출시되면서 16:9의 오리지널 화면비와 더불어 35mm 프린트 필름 판본을 사용하여 비약적인 화질 향상이 이뤄졌다. 본 블루레이 역시 이 리마스터링 판본을 사용하여 더욱 선명하고 깨끗한 화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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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경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 대경 DVD
▽ 리마스터링 블루레이 U.E
스페셜 피처는 “이미지 자료 슬라이드쇼’ 외에도 “촬영현장스냅 및 삭제장면 스틸컷”을 수록한 자료가 담겨 있다.
오픈 패키지
얼티밋 에디션이라는 이름처럼 궁극의 한정판개념으로 출시된 만큼 일반적인 블루레이와는 궤를 달리하는 구성을 보여준다.
메인박스의 앞,뒷면에는 마치 [어벤져스:엔드 게임]의 한 장면을 보듯, 태권브이 전 기체들과 빌런 로봇들의 대결구도로 디자인된 일러스트가 인쇄되어 있다. 일러스트는 DVD프라임의 회원이자 한국 슈퍼로봇 일러스트의 대가인 lennono가 담당했다.
[로보트 태권브이] UE 블루레이 박스셋에는 두 권의 책이 제공되는데, 그 중 하나는 오리지널 시나리오 양식을 그대로 담아낸 시나리오 북이다. 시리즈 7편의 시나리오가 모두 담겨 있는 진귀한 자료로서 소장가치가 높다.
또 하나의 굿즈는 필름북이다. 국내에서 출시된 작품 중에서는 아마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필름북이 아닐까 싶은데, 영화 속 장면 뿐만 아니라 선명하게 복원된 개봉 당시 오리지널 포스터의 이미지까지 함께 수록되어 있어 두툼한 책을 보노라면 마음이 푸근해 진다.
이에 더해 [로보트 태권브이] OST 카세트 박스셋은 6편의 태권브이 주제가와 오디오 드라마가 수록된 진짜 카세트 테잎으로 구성된 패키지로서 복고풍 레트로 굿즈의 결정판이다.
끝으로 1미터 대형포스터가 지관통에 넣어 보내질 예정이라 콜렉터들에게 있어서는 만족스런 구성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며
※ 주의 :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pennyway.net에 있으며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무단 전재나 재가공은 실정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주)로보트태권브이, 하비플렉스)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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