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지중해의 중심에서 ABBA를 외치다
국내에서만 4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뮤지컬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대박을 터트린 [맘마미아!]가 개봉된지도 10년이 지났다. 동명의 원작 뮤지컬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교우위를 논함에 있어 영화 쪽이 더 많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지만 메릴 스트립을 비롯한 주조연의 탄탄한 연기와 그리스 휴양지의 환상적인 풍경이 탄성을 자아내는 가운데, 스웨덴의 인기그룹 ABBA의 히트곡이 내러티브와 접목되어 ‘매우 특별한’ 뮤지컬 영화를 완성시켰다.
ⓒ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이제 10년만에 돌아온 [맘마미아! 2]는 고인이 된 엄마로부터 호텔을 이어받은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 분)가 재개장 파티에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 소피와 남자친구의 사이에도 약간의 이상 기류가 보인다. 샘(피어스 프로스넌 분)을 제외한 소피의 두 아빠는 바빠서 참석이 어려워 보이고, 할머니는 소식이 끊어진 지 오래다. 설상가상으로 태풍이 섬을 강타하면서 소피의 계획은 큰 위기에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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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과거 연인들 중에서 누가 친부인지를 밝혀내는, 다소 민망하기까지한 소재였지만 끈적거리는 삼류 로맨스가 아니라 청량감 넘치는 가족영화로 풀어냈던 전편과는 달리, 이번 속편에서는 전편과는 다른 서사방식을 취한다. 바로 속편의 최고작으로 손꼽히는 [대부 2]의 교차 편집 방식이다. 사실상 [맘마미아!]의 실질적인 주인공이 소피가 아닌 도나(메릴 스트립 분)였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소피보다는 도나에게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한다. 다만 이번 작품에서의 도나는 소피의 아빠들(?)과 만났던 과거의 젊은 도나(릴리 제임스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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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스트립이 분한 도나의 부재와 릴리 제임스가 연기하는 젊은 도나의 등장은 관객에게 묘한 정서적 공백을 부여하는 동시에 소피의 감정에 이입하게 만드는 영리한 장치다. 영화 내내 엄마의 빈 자리를 실감하는 소피의 심정이 곧 메릴 스트립을 그리워하는 관객의 심정과도 일정 부분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현실의 문제에 부딪혀 다소 버거워하는 소피의 현재와 타지에서 홀로서기를 해 나가는 젊은 도나의 이야기를 교대로 보여주면서 프리퀄과 씨퀄의 서사가 교차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또 하나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마지막 단 한 순간에 등장하는 메릴 스트립의 모습은 그래서 더 반갑고 존재감이 확연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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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부분은 ABBA의 명곡들을 1편에서 모조리 끌어다 썼는데, 과연 속편에서는 어떤 선곡 리스트를 보여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우선 본 작품에선 ABBA의 멤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수록곡 상당수를 뮤지컬 본연의 느낌에 맞게 재편곡하는 열의를 보여주었고 그렇게 편곡된 노래는 대부분이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추가된 노래들이다.
‘When I Kissed the Teacher’, ‘Andante, Andante’, ‘Fernando’ 같은 –특히 ‘Fernando’는 무려 셰어의 열창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곡들이 새로 삽입되었으며, 전편에 들어갔던 슈퍼 히트곡 ‘Mamma Mia’, ‘Dancing Queen’, ‘I Have a Dream’, ‘Waterloo’ 같은 곡들은 여전히 영화의 중요한 시퀀스마다 삽입되어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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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점의 이야기에서 부족한 부분을 프리퀄에서 일정 부분 채우는 것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다소 빈곤하다는 느낌을 받을 순 있지만 1편을 보충해주는 역할로서의 속편에 충실한 편이다. 풍성한 ABBA 노래의 향연은 느슨해진 이야기의 이음새를 메꾸는 훌륭한 가교의 역할을 하며, 10년의 세월과 함께 멋지게 나이를 먹은 배우들과의 재회 역시 속편을 기다린 보람을 느끼게 해 준다.
블루레이 메뉴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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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퀄리티
[맘마미아! 2] 블루레이는 2.40:1 화면비로 인코딩 되었다. 아리 알렉사 카메라로 디지털 촬영된 2.8K급 해상도의 영상을 2K DI시킨 소스로 트랜스퍼 했다. 다소 평이했던 [맘마미아!] 1편의 블루레이 화질과는 달리, 화사한 색감과 밝고 쨍한 화면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비주얼을 선사한다. 본 작품처럼 아름다운 ‘화면빨’에 빠져들면, 압축 노이즈와 피사체의 표현력이 떨어지는 장면도 놓칠 수 있어 대략 ‘화질이 좋다’ 정도로 퉁치고 넘어가기 쉬운데, 이 작품은 그런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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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거의 모든 장면에 걸쳐서 수많은 오브젝트와 텍스처, 그리고 풍부한 색체를 가진다. 배우들의 피부톤과 밀짚모자의 직조패턴에 이르기까지 디테일의 명료함에 있어서도 흠잡을 데 없다. 영화의 주를 이루는 낮 장면 외에도 야간 장면 및 조도가 낮은 영역에서의 디테일 역시 무난하게 캐치해내며 화질 편차를 최소화 한 극강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동일 소스를 사용한 4K UHD 타이틀에서는 기대치와 결과물에서 다소 차이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풀HD급 블루레이 영상에서는 최적화라는 말이 식상하게 느껴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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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은 최신 사운드 포맷의 장점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돌비 애트모스 트랙을 채택했다. 주크박스 뮤지컬 특유의 지속적인 스코어가 삽입되어 영화 내내 매력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노래가 빠진 장면, 이를테면 갈매기가 울고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일상의 풍경에서도 지중해의 한 가운데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하게 디자인 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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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ABBA의 노래가 흘러 나오는 장면의 청각적 쾌감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영화가 다소 처지는 느낌이 날 때 즈음 분위기의 반전을 시도하는 ‘Dancing Queen’의 위력을 실감해 보시길. 대화의 전달력에 있어서도 일체의 감점 요소를 찾기 힘들만큼 명료하다.
스페셜 피처
별도의 디스크가 마련되어 있지 않음에도 155분 여의 다양한 부가영상을 꽉꽉 눌러 담았다. 감독 및 제작자 코멘터리에 한국어 자막을 넣은 것도 가산점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먼저 삭제장면을 소개하면 올 파커의 코멘터리가 담긴 삭제씬 2개와 확장씬 2개가 담겨있다.
▷ 삭제씬 1 : 졸업 후 도나가 친구들에게 어디론가 떠날 것을 예고하면서 “I Wonder”를 부르는 장면. 두려움도 있지만 과감하게 홀로서기를 선택하는 장면으로 도나의 성격을 잘 대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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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제씬 2 : 도나를 처음 만난 샘이 참깨로 만든 반죽을 사용한 그리스 음식 “타히니 Tahini”를 대접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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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장씬 1 : 샘과의 하룻밤 후 도나가 "The Name of the Game"을 부르는 장면. 샘에 대한 호감이 싹트게 되면서 그를 믿어도 될 지 고민하는 도나의 심리가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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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장씬 2 : 샘이 도나를 마음을 배신한 직후 도나와 샘, 그리고 현실의 소피와 샘이 "Knowing Me, Knowing You"를 부르는 장면이 교차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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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43분의 러닝타임이 넘는 “Enhanced Sing Alongs”는 영화 속 노래 장면만을 따로 간추려 가사 자막을 입힌 일종의 ‘가라오케 영상’. Sing-Along Edition이란 타이틀에 가장 걸맞는 서플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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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ma Mia! Reunited”는 10년만에 다시 뭉친 오리지널 멤버들의 소회를 담고 있다. 사실 배우 한 명, 한 명이 슈퍼스타급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많은 배우들을 한 자리에 다시 모은다는게 쉽지는 않은 일이었을 텐데, 메릴 스트립을 비롯해 주조연들이 총출동해서 다시 함께 영화를 찍는 경험이 무척 즐거웠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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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ing Cher”는 이 영화에서 어쩌면 가장 인상적인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는 셰어에 대해 말한다. 모든 계획에는 플랜B와 플랜C까지 존재하지만 [맘마미아! 2]를 기획하면서 도나의 엄마 역은 오로지 셰어 외엔 누구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한다. 셰어를 위한 맞춤 캐릭터였던 것. 솔직히 관객에 입장에서는 조금 미스 캐스팅인 듯한 느낌도 없잖아 있었는데, 북미권에서 셰어라는 엔터테이너의 존재는 확실히 레전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제작진에서부터 기라성 같은 배우들 모두가 셰어의 출연 사실에 두근거렸다는 사실은 다음의 한 마디로 증명이 가능하다. “제임스 본드가 셰어와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렸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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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큰 임팩트를 주었던 커튼 콜 장면은 이번에도 계속된다. “Curtain Call”은 [맘마미아! 2]의엔딩 커튼 콜의 ‘Super Trouper’를 좀 더 분석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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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ing for Legends”는 [맘마미아!] 시리즈의 중심 축을 이루는 ABBA의 베니 안데르손과 비욘 울바에우스과 배우들이 함께 작업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느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나 젊은 배우들에게는 무척 특별한 경험이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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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타이틀에 수록된 스페셜 피처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Deleted/Extended Songs and Scenes all feature optional commentary by director and screenplay writer Ol Parker:
•Deleted Song Performance - "I Wonder" (3:04)
•Extended Song Performance - "The Name of the Game" (3:13)
•Extended Song Performance - "Knowing Me, Knowing You" (2::41)
•Deleted Scene - Tahini (1:38)
•High Jinks (1:09) is a kind of silly music video with various cast members doing goofy stuff.
•Enhanced Sing Alongs (46:37) offer stylized lyrics on screen to help folks sing along with "Thank You For the Music", "When I Kissed the Teacher", "One of Us", "Waterloo", "S.O.S", "Why Did It Have to be Me?" and "I Have a Dream".
•The Story (5:33) gets into some of the history of the "franchise", including the contributions of Judy Craymer.
•Mamma Mia! Reunited (3:33) focuses on the long gestating sequel.
•Playing Donna (2:28) features Lily James and Meryl Streep discussing the role.
•Sophie's Story (3:30) features various cast members singing the praises of Amanda Seyfried.
•Meeting Cher (3:43) focuses on guess who. Meryl contributes a kind of hilarious if brief impersonation.
•Costumes and the Dynamos (4:59) gets into the seventies look of the flashback scenes.
•Choreographing Mamma Mia!: Here We Go Again (7:25) profiles Anthony Van Laast.
•Cast Meets Cast
•Tanya Meets Tanya (3:10) features Christine Baranski and Jessica Keenan Wynn.
•Rosie Meets Rosie (3:15) features Julie Walters and Alexa Davies.
•Curtain Call (3:59) looks at the "Super Trouper" closer.
•Dancing Queen: Anatomy of a Scene (3:26)
•Cast Chats
•Dynamo Chit-Chat (2:42) features the trio of "young" Dynamos.
•Dad Chat (2:19) features the trio of "young" Dads.
•Performing for Legends (2:46) features the cast discussing ABBA.
•Class of '79 (3:48) looks at the challenges of younger actors portraying earlier versions of characters essayed by some pretty iconic actors.
•Today Interview with Cher and Judy Craymer (4:35) is conducted by Kathie Lee Gifford.
•Feature Commentary with Director/Screenplay Writer Ol Parker
•Feature Commentary with Producer Judy Craymer
총평
10년을 기다린 속편이니만큼 그에 따른 아쉬움과 만족감이 공존하는 영화다. 서사를 구축하는 방식에 있어 영화다운 완성도는 올라간 반면, 이야기의 밀도는 조금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전편에 이어 ABBA의 Greatest Hits 곡들을 즐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감상할 가치는 충분하다. [맘마미아! 2] 블루레이는 본 영화의 장점을 수용하기에 전혀 부족함 없는 퀄리티를 보여주며, 모름지기 눈과 귀를 모두 호강시켜주는 소중한 타이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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