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특수를 맞이해 세 편의 영화가 이미 개봉되었거나 개봉 대기 중이다. 마틴 스콜세지의 [사일런스]와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그리고 롤랑 조페의 [미션]이다. 세 편 다 내공 충만한 작품이지만 종교 영화의 틀을 벗어나 관객들의 흥미를 충족시키는 영화는 단연 [미션]이라 하겠다. 이미 30년이나 지난 작품임에도 촬영, 음악, 연기 등 뭐 하나 촌스럽거나 후달리지 않는 견고한 완성도를 바탕으로 속죄와 구원, 인류애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걸작이다.
이미 본 작품에 대해서는 리마스터링판 블루레이 리뷰(바로가기)를 통해 충분히 언급한 바, 재개봉을 맞이해 극장에서 영화를 다시 감상하며 느꼈던 몇 가지 부면에 초점을 맞춰본다.
1.워낙 오래된 작품이기도 하지만 근래 고전 영화들의 리마스터링 결과물을 고려해 보면 [미션]의 경우는 다소 실망스럽다. 칸느 영화제 그랑프리에 빛나는 작품임에도 마스터 소스가 제대로 보관되지 않은 것인지 화면 노이즈와 필름 그레인의 정도가 타 영화에 비해 거슬릴 정도로 많다.
2. 제레미 아이언스와 로버트 드 니로의 불꽃튀는 연기대결은 여전히 명불허전. 이번에는 이 두 사람보다 조연으로 등장했던 리암 니슨에 좀 더 관심을 가져 보았다. 풋풋한 그의 모습에서 우주최강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다.
3.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영화사상 최고의 OST 반열에 끼어도 부족함이 없다. 워낙 [미션]에는 칭찬할 요소가 많지만 그럼에도 영화의 절반은 이 음악이 살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리코네 옹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기지 않았던 아카데미는 두고두고 욕먹어야 할 듯. 오늘날 [라운드 미드나잇]의 음악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된단 말인가?
4.외세의 침략에 맞서 원주민과 손을 잡고 대항하는 내러티브는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와 놀랍도록 일치한다.
5. 영화의 마지막 자막은 새삼 새롭게 와 닿는다.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 요한복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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