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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ARISE 보더: 2 고스트 위스퍼스 - 차별화된 개성이 필요한 리부트

페니웨이™ 2013. 12.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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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공각기동대 ARISE 보더: 1 고스트 페인]을 보면서 내린 결론은 부정적이었습니다. 리부트를 표방하면서 동시에 프리퀄로 돌아간 이 작품은 성우진은 전면 교체와 더불어 익숙했던 캐릭터 디자인을 리모델링하며 기존 작품들과의 외형적인 거리를 두려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신통치 않았죠. 사실 [공각기동대]라는 거대한 프렌차이즈가 가진 잠재력은 단순히 프리퀄이나 리부트와 같은 상업적 판단력만으로 이끌어낼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어쨌거나 4부작으로 기획된 신작 [공각기동대 ARISE]의 두 번째 작품이 나왔습니다. 이번 작품의 부재는 '고스트 위스퍼스'. 전작의 사건으로 인해서 501부대를 나와 홀로서기에 나선 쿠사나기 소령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해킹당한 로지코마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무장괴한들에게 습격을 받게 된 소령은 바토가 이끄는 카르디스탄 학살 전범인 소가 카즈야 대령의 부하들이 자신들과 대령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벌인 일임을 알게 됩니다.

ⓒ 士郞正宗/ Production I.G/講談社/ 攻殼機動隊製作委員會

그들은 교통관제 시스템을 장악, 정부측에 모종의 기밀자료를 내놓을 것을 협박하게 되는데, 때마침 미군정보부의 특수작전부대요원 비비가 나타나 이 모든 것에는 미국에서 개발한 특수 군사용 모듈 '매스필드 유닛'이 관련되어 있다는 정보를 흘립니다. 이에 소령은 육군경찰 출신의 파즈와 해병대 스나이퍼 사이토를 영입해 팀을 만들고 바토의 부대에 맞서지만 이들이 믿고 있던 진실에는 또다른 반전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억지스럽고 작위적인 만남으로 산만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1편과는 달리 2편인 [고스트 위스퍼스]는 원작과 선배격인 전작들의 쓸만한 부분만을 잘 간추려 한결 깔끔한 액션 스릴러가 되었습니다. 스타일리쉬한 액션씬과 더불어 전뇌 시대의 딜레마를 담아낸 미스테리를 잘 엮어내어 기존의 작품들에서 느꼈던 참신한 SF 수사극의 묘미를 재현해내고 있지요. 무엇보다 [공각기동대] 특유의 세계관과 느낌을 계승했다는 점에서 일단 급한 불은 끈 모양새입니다.

ⓒ 士郞正宗/ Production I.G/講談社/ 攻殼機動隊製作委員會

이번 작품은 쿠사나기 모토코의 홀로서기라는 측면도 있지만 바토의 합류라는 중요한 이벤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바토라는 캐릭터는 [공각기동대]의 세계관에서는 2인자에 가까운 인물이죠. 실제로 [이노센스]에선 소령을 제치고 주연을 꿰차기까지 했으니까요. [공각기동대 ARISE 보더: 2 고스트 위스퍼스]에서는 소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그 자신이 고스트 해킹의 피해자가 되는 바토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더는 소령만 바라보는 순정마초가 아니라 국가에 버림받은 용병 바토의 탄생이랄까요.

아쉬운건 대대적인 리모델링으로 리부트를 선언한 키세 카즈치카의 [공각기동대 ARISE] 시리즈가 여전히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오시이 마모루의 철학적 담론이나 카미야마 켄지의 음모론적 시각과는 확실히 차별화 된 개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격하게 말해 카미야마 켄지의 [공각기동대 SAC]에서 이어지는 익숙함의 연속일 뿐이지요.

전작에 비해 매끄러운 스토리로 기대감을 높힌 만큼 3편인 [고스트 티어스]은 한층 더 진일보한 작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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