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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열전(續篇列傳) No.32

 

 

 

 

-2부-

 

지난 시간에 예고한대로 이번 시간에는 [정무문속집]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영화는 전작인 [정무문]의 줄거리를 대강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Previously on 정무문'이 끝나면, 진진의 장례식이 거행됩니다. 이소룡의 영정사진을 목에 건 채 (어이어이, 고인을 도대체 몇번이나 죽일텐가) 슬퍼하는 정무관 식구들이 마침내 진진의 관을 땅에 묻는 순간 상복을 얼굴까지 덮어 쓴 려아가 그만 슬픔을 이기지 못해 자결을 하고 맙니다. -_-;;;

ⓒ Alpha Motion Picture Company. All rights reserved,

한편 진진이 떠난 정무관은 예전의 무력한 도장으로 전락해 다시금 나타난 일본인 패거리들에게 온갖 수모와 조롱을 당하게 됩니다. 급기야 일본인들의 행패가 극에 달해 대사형은 모진 술고문끝에(물고문이 아닙니다) 알콜중독자가 되고, 정무관을 비롯한 상해의 무술도장은 일본인들에게 점령당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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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혜성처럼 나타난 사람이 바로 진진의 동생 진산(하종도 분). 그는 일본인들의 만행을 참지 못해 자신이 가진 무력을 이용, 까부는 일본인들을 죄다 혼내줍니다. 그러나 도리어 중국인들은 너 때문에 우리가 보복을 당하게 생겼다며 상해를 떠날 것을 종용하는데, 그렇다고 곱게 넘어갈 일본인들이 아니지요. 일본인 두목 미야모토는 열차에 오른 진산을 암살하기 위해 자객을 보내고,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진산은 드디어 마지막 분노를 폭발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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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바와 같이 [정무문속집]은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내용면에서는 [정무문]의 후일담을 비교적 충실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러티브는 전작 [정무문]을 그대로 답습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지요. 전작에서 위평오가 맡은 캐릭터를 밴치마킹한 캐릭터도 등장하고, 곽원갑의 죽음 ->진진의 등장->일본인 응징 등의 구조도 곽원갑을 진진으로, 진진을 진산으로 대체했을 뿐 거의 동일합니다.
 
한편 나유의 [신정무문]이 려아 역의 묘가수를 앞세워 전작과의 연계를 강화하려 했다면 [정무문속집]은 려아를 일찌감치 퇴장시키는 대신 대사형인 전풍을 등장시켜 [정무문]의 후속임을 증명하려 합니다. 또한 정무관의 제자로 대사형의 옆자리를 지키는 이곤도 역시 동일한 역할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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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화의 모양새나 스토리의 구성은 급조된 여느 브루스플로테이션 무비가 그러하듯 엉성하기 그지없습니다만 [정무문속집]에서 한가지 특이할 만한 점은 이 배우가 등장한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나열(로례)이죠, 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국내명: 철인)으로 유명세를 얻게되어 왕우, 강대위, 적룡 등과 함께 1970년대 홀콩 무협영화의 계보를 이어나갔던 바로 그 배우입니다.

[정무문속집]에서 악당 보스인 미야모토 역을 맡은 나열은 마지막 하이라이트에서 진산 역의 하종도와 맞붙게 되는데요, 여기에서도 그는 [죽음의 다섯 손가락]에 나오는 강철처럼 단련된 손가락 무공을 사용, 주인공 진산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며 [용쟁호투]의 마지막 대결장면에 대한 오마주를 바칩니다. 이러한 대결구도는 마치 [익스펜더블 2]에서 장 클로드 반담과 실베스터 스텔론이 육박전을 펼치는 것과 비슷한 드림매치의 성격을 띈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연출을 맡은 이작남 감독은 하종도와 함께 한 [천성거성]이나 짐 켈리의 [특수요원 루카스] (일명: 블랙 벨트 존스 2] 같은 B급 액션영화들을 내놓으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줍니다만 [정무문]의 나유 감독이 그랬듯 이렇다할 히트작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립니다.

주연인 하종도는 원래 [사망유희]에서 이소룡의 대역으로 발탁되었다가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대역들과 함께 돌아가며 대역을 해야 한다는 조건에 자진 하차, 이후 쇼 브라더스의 [신 사망유희]로 데뷔해 수십편의 작품들에서 Bruce Li 혹은 Bruce Lai로 활약하게 되는데요, 당시에 수많은 짝퉁 중에서도 이소룡과 옆모습이 가장 닮은 배우 중 한사람으로 손꼽혔으며 나열과 다시 공연하게 된 [쌍용비객]에서는 배우 뿐만 아니라 감독으로도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지금은 대만에서 마사지 사업을 하고 있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들이 강호를 떠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게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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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한 영화에서 파생되어 제 각기 족보가 다른 여러편의 후속작이 등장한 사례는 영화사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인데요, 가령 이탈리아의 브루노 매티가 [터미네이터 II]나 치로 이폴리토가 [에이리언 2] 같은 타이틀을 걸고 영화를 만든 것이나 터키에서 [슈퍼맨 리턴즈] 같은 작품을 만들긴 했습니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짝퉁이었을 뿐 전작과의 연계성을 염두해 둔 작품은 아니었다는 점을 볼 때 [정무문]의 잇다른 후속작들의 범람은 참으로 흥미로운 문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소룡이라는 브랜드의 파워를 실감케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P.S: 놀랍게도 이 작품은 시리즈 3편인 [결권영조궁]이란 작품으로 이어집니다. 역시 하종도가 진산 역으로 등장해 [정무문속집]의 후일담을 들려줍니다. 이건 괴작열전에서 다룰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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