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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신은 고양이 - 포스트 슈렉의 가능성을 보다

페니웨이™ 2012. 1.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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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비적인 히트를 기록한 [슈렉]은 애니메이션계에서 드림웍스의 비중이 업계 2인자로서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작품입니다. 비록 이 작품 외에 [쿵푸 팬더]라든지,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대박급 작품들이 더러 나오긴 했습니다만 역시나 드림웍스하면 [슈렉]이 떠오를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슈렉]은 드림웍스의 가능성이자 한계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4편까지 이어지면서 자충수를 두게 되는데, 이는 [토이스토리]  3부작을 무려 10년이나 이끌며 완벽하게 완성시킨 픽사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호의적인 평을 들었던 [슈렉 2]의 경우도 숨쉴틈 없이 터지는 패러디의 향연과 새로운 캐릭터 ‘장화신은 고양이’가 없었더러면 아마도 그렇게까지 우호적인 평을 들었을지 의문입니다.

이제 빼먹을대로 빼먹은 [슈렉] 시리즈에서 무언가를 더 기대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제작진도 느꼈을 겁니다. 그들은 뭔가 다른 걸 울궈먹을게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아주 좋은 소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건 [슈렉 2] 이후로 첫 등장만큼의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한 ‘장화신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만든 스핀오프였지요.

사실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대표작 [마스크 오보 조로]를 드림웍스식 비틀기로 커스터마이징한 이 고양이는 시시하게 묻어가는 조연으로 있기엔 좀 아까운 캐릭터입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2012년 첫 기대작으로 [장화신은 고양이]를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별로 힘을 못쓰는 형국이군요. 이게 다~~~ 그놈의 불경기라는 녀석때문이라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

ⓒ DreamWorks Animation . All rights reserved.


그럼 작품으로 들어가 보죠. [장화신은 고양이]는 [슈렉 2]에서 느닷없는 자객으로 시리즈에 뛰어든 ‘장화신은 고양이’ 캐릭터의 기원을 다룬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작품의 외피자체는 [배트맨 비긴즈]라든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같은 프리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거죠. 최근 적지 않은 작품들이 시도하고 있는 헐리우드의 이 트렌드는 의외로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는 분명히 말해서 [장화신은 고양이]가 이러한 성공적인 프리퀄의 대열에 낄만한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슈렉]의 정서에 기반을 둡니다. 즉 고전동화를 베이스로 여기에 비틀기식 유머와 현대적인 패러디를 뒤섞는 거죠. [장화신은 고양이]에서는 ‘잭과 콩나무’ 그리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에 [마스크 오브 조로]를 섞어 적절히 활용합니다. 다만 [슈렉]과 달라진 점이라면 [슈렉]에서 비호감 캐릭터인 오우거를 내세워 기존 동화의 식상한 캐릭터를 전복시키는 반전의 쾌감을 노린 것과는 달리 [장화신은 고양이]에서는 고양이 ‘푸스’의 카리스마를 활용한 액션활극에 많은 비중을 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영화는 신나고 재밌습니다. 주인공이 워낙 특이한 녀석이라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는 면도 있지만 극적인 구성이 꽤 아기자기합니다. 액션도 볼거리도 있고, 적절한 패러디에 가끔씩 빵빵 터지는 유머도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캣우먼으로 패러디한 키티의 첫등장에서 빵터졌네요.

다만 기존 [슈렉]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기본적인 틀과 기승전결에서의 위기감을 극대화 시키는 부면이 다소 부실한 점이 있어서, 어떤 관객에게는 조금 밍밍하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획기적인 작품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다면 저는 이 작품이 ‘포스트 슈렉’을 구상하는 드림웍스에게 당분간 좋은 사골재료가 되어 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3편부터 급하향세를 보인 [슈렉] 시리즈보다는 캐릭터가 덜 식상하고, 또한 ‘도망자’의 신분을 가진 푸스의 성격으로 봐서는 꽤나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무리없이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최근 드림웍스의 작품들이 꽤 선전하는 느낌인데, 이대로라면 계속 평타 이상의 작품들은 무난하게 뽑아내는 회사로 각인될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는요.

P.S:

1.[슈렉 2]에서 무아지경의 폭소를 유발시켰던 애처로운 눈망울씬이 등장합니다…만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빵터지진 않더군요.

2.혹시나 싶어 기대했습니다만 내용상 [슈렉]과의 접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완벽한 스핀오프죠.

3.목소리를 맡은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셀마 헤이엑은 이미 [데스페라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프리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함께 했지요. 여기에서도 찰떡궁합을 과시합니다.

4.마차 추격씬은 근래 보아온 추격씨퀀스 중에서도 꽤나 참신하게 느껴졌던 장면입니다.

5.무수한 냥이들이 등장합니다. 특히나 냥이사랑이 각별한 일본에서는 대박 흥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참고리뷰: 속편열전(續篇列傳) : 슈렉 2 - 동화적 환상의 비틀기, 그리고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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