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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는 이 영화를 보면서 미친듯이 몰입되는 주인공들의 열연에 빠져들었고, '역시 더스틴 호프먼!'을 연발하며 감탄했다. 영화의 내용이 얼마나 슬픈 것인지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채....
얼마전 영화를 다시 봤다. 아들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버지와 충실하게 가족을 부양하는 아버지를 존경하는 아들. 그러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급속하게 틀어진 부자관계, 어딘가 어색하고 망가진 가족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클라이막스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버지...난 보잘것없는 놈이에요.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고요'
'난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아냐!'
'당신은 그냥... 열심히 일한 수 만 명의 사람 중 흔한 한 명일 뿐이란 말이에요'
열심히 살아온 가장에게 주어지는 평가가 수많은 일개미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세상. 집안을 일으킬 훌륭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결국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아버지와 똑같은 삶을 사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는 아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선뜻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 불편한 진실이 요즘에서야 더욱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가족만이라도 따스한 시선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하련만, 가부장적 질서의 해체와 동시에 여전히 동일한 의무를 짊어진 우리의 아버지들은 너무나도 고독하고, 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가 무겁다.
보지 않은 영화이고 '가부장'이 주는 권위적인 냄새가 어릴 때부터 싫었는지라 그다지... 연세 드시면서 사그라들긴 했지만 제 아버지께서 그런 면이 강하셨거든요. 매일 '가정의 평화를 위해'를 강조하셨지만 결국 원하시던 건 자기 만족이었던... 당신께서 원하셨던 건 '가족'이 아니라 자길 떠받들어주는 '조직'에 불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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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렇게 돌고 도는......... 서글플 뿐입니다.
2011.09.07 11:20 신고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류승완 감독이 부당거래에서 최철기 캐릭터에
대한민국 아버지를 투영시켰다고 말했죠.. 그렇게 생각하고 최철기의 모습을
정리해보니 눈물이 핑돌더군요...
자신의 숙명을 다시 아들에게 전해줘야 하는 부모의 심정...이젠 조금 알것 같습니다. 유독 자식 챙기기를 좋아하는 한국의 부모들이 '내 자녀만큼은....'을 바라며 만들어 놓은 지금의 모습은 제가 자라났던 환경보다 더 악화되어있어 아이러니하기까지 합니다만..
2011.09.07 11:35 신고'열심히 일한 수만명 중의 한명'인 것이 어딥니까.
2011.09.07 12:27저는 열심히 일하지 않는 수십만명 중의 한명인 걸요...^^;
원샷토크 중 유일하게 못본 영화군요. 케이블에서 언젠가 해주려나...
이미 공중파에서는 여러번 해줬죠. 브로드웨이 연극을 TV용으로 찍은것이라서 조금 생소한 느낌을 받으실겁니다.
2011.09.07 13:00 신고아버지로 살아가다보니 예전 교과서에 나오던 '인생은 고해'라는 말이 참으로 실감 나더라구여 ㅎㅎ. 짧지만 깊이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살면서 딱 한번 본 영화인데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감사합니다^^
2011.09.07 13:48ㅜㅜ 이 땅위에 가장 서글픈 이름이 아버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부장 질서의 붕괴는 더욱 그런 현실을 부채질하고 있고요.
2011.09.07 14:38 신고보지 않은 영화이고 '가부장'이 주는 권위적인 냄새가 어릴 때부터 싫었는지라 그다지... 연세 드시면서 사그라들긴 했지만 제 아버지께서 그런 면이 강하셨거든요. 매일 '가정의 평화를 위해'를 강조하셨지만 결국 원하시던 건 자기 만족이었던... 당신께서 원하셨던 건 '가족'이 아니라 자길 떠받들어주는 '조직'에 불과했어요.
2011.09.07 18:06그렇죠. 어쩌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가정도 말씀하신 상황과 크게 다르진 않울겁니다. 저 역시 가부장적인 분위기를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요즘 세상에서의 아버지란...그냥 돈버는 기계처럼 전락한거 같아요.
2011.09.07 18:13 신고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2011.09.08 10:09슬퍼하거나 노하지 말아라. - 푸쉬킨
어릴땐 이해 못했던 이 귀절이 언젠가 부터 이해가 되시 시작 하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어른이 되면서 이해가 가는... 와닿는 일들이 참 많죠. 결국 삶의 패턴은 변화되지 않는다는 반증.
2011.09.08 10:28 신고본 적 없는 영화지만은 설명해주신 부분만으로 가슴이 짠하네요...
2011.09.08 20:45ㅜㅜ
2011.09.08 23:17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