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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는 이 영화를 보면서 미친듯이 몰입되는 주인공들의 열연에 빠져들었고, '역시 더스틴 호프먼!'을 연발하며 감탄했다. 영화의 내용이 얼마나 슬픈 것인지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채....
얼마전 영화를 다시 봤다. 아들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버지와 충실하게 가족을 부양하는 아버지를 존경하는 아들. 그러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급속하게 틀어진 부자관계, 어딘가 어색하고 망가진 가족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클라이막스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버지...난 보잘것없는 놈이에요.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고요'
'난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아냐!'
'당신은 그냥... 열심히 일한 수 만 명의 사람 중 흔한 한 명일 뿐이란 말이에요'
열심히 살아온 가장에게 주어지는 평가가 수많은 일개미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세상. 집안을 일으킬 훌륭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결국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아버지와 똑같은 삶을 사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는 아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선뜻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 불편한 진실이 요즘에서야 더욱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가족만이라도 따스한 시선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하련만, 가부장적 질서의 해체와 동시에 여전히 동일한 의무를 짊어진 우리의 아버지들은 너무나도 고독하고, 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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