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계열의 스마트폰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치 인 모션(RIM)의 블랙베리라는 기종은 다소 마이너한 느낌을 줍니다. 사실 이 폰이 국내에 알려지게 된 것도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애용하는 스마트폰이라는 점 때문이었는데요, 덕분에 지금도 '블랙베리'라는 브랜드보다는 '오바마폰'이라는 펫네임이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엄밀히 말해 블랙베리폰은 애플 특유의 감수성이 녹아있는 아이폰이나 다양한 스펙과 버전업으로 점유율을 높혀가고 있는 안드로이드 계열과는 달리 클래식한 이미지의 스마트폰입니다. 블랙베리의 특징인 쿼티자판과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은 일명 '바(Bar) 형' 휴대폰으로 각인되었던 피쳐폰 시대의 감성에 더 가깝다고나 할까요. 그렇기에 모름지기 남성적인 비지니스맨의 스마트폰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블랙베리의 새로운 제품인 블랙베리 토치 9800의 외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요즘 대세인듯 합니다만 자그마한 큐브형 박스에 폰과 구성품이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구성품은 블랙베리 본체, 핸즈프리 이어폰, 배터리x2, 배터리 충전거치대, USB 케이블, 극세사 클리너, 충전기, 220V용 소켓, 설명서입니다.
블랙베리 토치에서 가장 많이 변화된 부분은 바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쿼티자판이 달린 전통적인 바형 핸드폰의 디자인에서 이번에는 전면에 터치스크린 방식의 3.2인치 HVGA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최근 스마트폰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만 봐서는 영락없는 풀터치폰처럼 보이는군요.
그러나 블랙베리가 쿼티자판을 포기할 수는 없지요. 쿼티자판은 슬라이드 방식으로 하단에 나타납니다. 과거 피쳐폰 시절, 한창 바형과 폴더형이 질릴때쯤 혜성처럼 등장했던 슬라이드형 방식과 동일한 원리이지요. 역시나 블랙베리의 매력은 물리적 쿼티자판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윗부분에는 송화 스피커와 조도센서, 근접센서가 있습니다. 아쉽지만 전면 카메라는 없군요. (영상통화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하단부에는 전화를 걸고 받는 통화 버튼과, 메뉴 키, 그리고 손가락을 움직여 화면을 이동하는 트랙패드, 취소버튼, 종료/전원키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좌측면에는 USB연결을 위한 단자가 위치해 있습니다. 데이터 전송 및 충전을 위해 사용되는 포트입니다.
우측면에는 볼륨조절단자 및 카메라 셔터, 그리고 3.5파이 이어폰 잭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제는 3.5파이의 범용 이어폰 규격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듯 하군요.
상단면에는 좌측에 슬립키, 우측에는 음소거키가 각각 배치되어 있습니다.
상당수의 폰들이 하단면에 USB단자 혹은 충전포트를 배치한 것에 반해 블랙베리 토치는 하단면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이드 전체를 감싸고 있는 크롬 테두리가 깔끔해 보입니다.
배터리 커버와 그 위로 5.0 메가픽셀의 카메라가 달려있습니다. 커버가 다소 얇긴 한데, 내구성에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슬라이드 방식이라 그런지 폰이 생각보다 두께가 조금 두꺼워진 대신 화면이 넓어지고 전체적인 길이는 줄어들었습니다. 남자인 제가 들기에는 딱히 무겁지도, 그립감도 나쁘지 않습니다. 여자분들의 느낌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전체적인 외형으로 봤을때 전 모델들의 비지니스맨 스타일 같은 느낌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디지털과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저울질 하자면 후자에 가까운게 사실입니다.
터치 스크린과 쿼티의 장점이 조화를 이룬 본 제품으로 보다 폭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군요. 물론 현 스마트폰 시장의 중요도는 단순히 하드웨어의 디자인이나 스펙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이 부분은 다음 리뷰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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