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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Regency Enterprises. All Right Reserved.
일을 끝내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해변가의 자택으로 돌아온 닐 맥컬리(로버트 드 니로 분). 화면에는 숨막힐 듯 푸른 색조가 감돌고 창밖을 응시하는 로버트 드 니로의 등을 무심히 비춘다. 이 짧은 쇼트안에 남자의 고독이라는 감정선을 이처럼 잘 녹여낸 작품이 또 있을까?
내가 아는 한 남자들의 세계를 마이클 만처럼 잘 이해하는 감독은 없다. 그는 선배 감독인 장 피에르 멜빌의 남성적 서사구조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도시라는 공간을 고독한 사나이들의 성역으로 바꾸어 놓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히트]가 그 무지막지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시큰둥한 반응이었던건 아마도 전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큰 공감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워낙에 강렬한 도심 총격전이 영화의 백미를 차지하긴 하나 이 영화에서 딱 한 장면만을 가져가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위의 장면을 선택하겠다.
닐의 고독은 나중에 이비라는 여인과 닐의 대화를 통해 반어법적으로 구체화 된다.
- 외롭지 않나요?
- 혼자 살다보니 잘 모르겠소. 당신은?
30여년이 넘도록 암울 솔로인생을 살아온 내가 요즘 통감하는 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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