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3D 전용 콘텐츠로 출시된 3D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 에이리언]을 살펴보았죠. 이번에는 삼성 3D LED TV로 2D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겠습니다. (감상은 독자분들을 대신해서 제가.. -_-) 본 리뷰의 목적은 일반적인 셀 애니메이션을 3D 화면에서 보는 느낌이 어떨것인가를 테스트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현재 3D 전용 컨텐츠가 많이 출시되지 않은 관계로 앞으로 진행될 리뷰는 대부분 2D 화면을 3D로 강제변환시키는 3D LED TV의 자체기능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3D 변환기술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흔히들 말하는 3D 영상의 기본적인 원리는 예나 지금이나 2D 영상에 깊이감(혹은 원근감)을 합친 것이라고 봅니다. 사람은 두 눈으로 사물을 식별하기 때문에 양안의 시차를 통해 거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두 개의 이미지를 관객의 양쪽 눈에 다르게 투사되게 하는 것이 바로 3D 영상의 핵심입니다.
요즘 제작되는 오리지널 3D 컨텐츠의 제작은 쉽게 말해 렌즈가 두 개 달린 카메라로 양쪽 이미지를 동시에 촬영해 두 개의 이미지를 확보해 3D 영상을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제작된 2D의 경우는 평면적인 이미지 안에서 각각의 깊이를 계산해 내어 임의적으로 화면에 뿌려주게 되는데, 이렇게 자동으로 피사체의 레이어들을 원근감 있게 뽑아내는 소프트웨어의 기술력이 관건일 겁니다. 그럼 이제 삼성 3D LED TV에 포함된 3D 컨버전 기능을 이용해 2D 애니메이션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3D로 감상하는 첫 번째 애니메이션은 [미녀와 야수]입니다. 이 작품은 1991년에 제작된 월트 디즈니의 정통 셀 애니메이션으로서 당시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될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이죠. 특히 [미녀와 야수]가 뛰어났던 점은 기존의 셀 기법에 CG를 접목시켜 자연스러우면서도 환상적인 입체감을 화면에 표현해냈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무도장에서의 댄스 시퀀스가 바로 그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 이후의 스크린샷은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서 색감 및 화면비에서 원본과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3D 효과는 두 눈의 원근감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기에 일안(一眼)카메라로 찍은 스샷만으로는 정확한 판별이 어렵습니다. 단지 참고용으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장면 1. 야수가 벨에게 퉁명스럽게 말하는 장면
이 장면은 촛불을 들고가던 야수가 벨에게 자신의 생명을 상징하는 장미가 놓여있는 서쪽탑에 가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장면입니다. 붉은색 원 안을 보시면 입체 안경을 쓰지 않은 장면에서는 일반 화면에 비해 잔상이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안경을 썼을 때 원 안의 화면이 좀 더 입체감있게 표현됩니다.
ⓒ Walt Disney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장면 2. 무도장에서의 댄스 장면
사실 이 장면 때문에 [미녀와 야수]를 선택했는데요, 그냥봐도 입체감이 확 살아나는 장면이긴 합니다만 꼭 3D 화면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야수와 벨의 춤추는 모습을 근거리에서 잡아내면서 서서히 층계 위로 시점이 이동하다가 샹드리에 위로 빨려올라가는 일련의 장면은 원본 화면으로도 입체감이 충분히 살아나기에 오히려 특별히 3D 화면전환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다음의 장면에서는 3D 효과를 두드러지게 볼 수 있었습니다. 붉은 네모 박스안을 보시면 창밖에 별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일반 화면에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이 부분이 3D 입체화면에서는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정말로 창밖에 별이 초롱초롱 빛나는 느낌입니다.
ⓒ Walt Disney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장면 3. 벨의 아버지가 성에서 콕스워스를 만나는 장면
2D를 3D로 컨버전 시킨다고 해서 모든 장면이 입체감 있게 표현되는건 아닙니다. 아래의 장면은 원본과 3D변환 옵션을 주어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장면이지요.
ⓒ Walt Disney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3D로 감상하는 두 번째 애니메이션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입니다. 1995년에 제작된 사이버펑크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으로 당시 흥행에서는 실패했지만 추후 걸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입니다. 특히나 CG가 일절 사용되지 않은 순도 100%의 셀작업으로 완성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화면상에 표현된 작화 수준은 거의 실사를 능가하는 사실감과 화려함을 자랑하지요. 얼마전 몇몇 장면을 CG처리한 [공각기동대 2.0]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여기서는 오리지널 작품을 3D로 감상해 봤습니다.
장면 1. 광학미체 시퀀스
이 장면을 모르는 분이 계실까요? [공각기동대]의 프리타이틀 시퀀스 중 임무를 완수한 쿠사나기 소령이 광학미체를 사용해 건물에서 탈출하는 장면입니다. 워낙 명장면이어서 이 부분은 꼭 3D로 보고 싶었습니다. 얼핏 화면상으로는 잘 못느끼실 것 같아 붉은색 네모안의 화면을 확대해 봤습니다. 보시면 배경의 건물 부위에 잔상이 많은걸 느끼실텐데, 3D 화면으로 보시면 광학미체를 착용한 소령과 배경의 건물사이에 뚜렷한 원근감이 느껴집니다. 마치 실제로 광학미체를 사용하는 느낌이랄까요.
ⓒ 1995 Masamune Shirow / Kodansha Ltd. / Bandai Visual. All rights reserved.
장면 2. 용의자의 파트너가 전화를 받는 장면
이 장면에서 눈여겨 봐둘 부분은 바로 전화기입니다.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면 두드러진 잔상이 보이시지요? 3D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표시되는 사물입니다.
ⓒ 1995 Masamune Shirow / Kodansha Ltd. / Bandai Visual. All rights reserved.
장면 3. 바토의 추격씬
사실적인 액션이 벌어지는 추적장면인데, 아래의 캡쳐샷은 바토가 주위 배경에 비해 앞으로 튀어나와 있는 듯한 효과를 느끼실 수 있는 장면입니다.
ⓒ 1995 Masamune Shirow / Kodansha Ltd. / Bandai Visual. All rights reserved.
이상 두편의 작품을 3D로 감상해 봤습니다. 현재 2D를 3D로 변환시키는 기술은 아직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대안'일 뿐이지 '최선'은 아닌 상황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기존의 모든 2D 셀 애니메이션이 3D 컨텐츠로 나온다는 것도 지금으로선 불가능한 일이기에 3D LED TV의 컨버팅 기술은 분명 이러한 아쉬움을 보완해주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2D 애니메이션은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습니다만 [공각기동대]와 같이 나중에 CG를 추가한 별도의 버전이 나올 만큼 어느정도의 입체감을 필요로 하는 작품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3D로 보는 2D 애니메이션, 분명 경험해 볼 만한 색다른 체험입니다.
* 본 리뷰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본 포스트는 삼성 3D LED TV의 리뷰로거로 참여하면서 6주간 진행되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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