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를 언급함에 있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제리 브룩하이머다. 직접 영화를 감독하지 않는 순수 제작자임에도 그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는 건 아무래도 브룩하이머가 참여한 작품들의 성격이 한결같은 일관성을 띠고 때문일 것이다. 크고, 요란하며, 스피디한 전개의 액션은 대부분의 제리 브룩하이머식 블록버스터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그만큼 제작자로서 그가 영화에 미치는 브랜드 효과는 확실하게 각인되어 왔다.
[G-포스]역시 예외는 아니다. 내용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눈요기에 최적화된 것으로 따지자면 제리 브룩하이머의 취향이 여실히 느껴지는 영화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월트 디즈니의 타이틀을 걸고 내놓는 작품인 만큼 눈높이를 대폭 낮춘 '제리 브룩하이머식 블록버스터의 디즈니 버전'이라는 것 정도랄까.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니피그 특공대의 모험담을 그린 이 작품은 동물들을 의인화시킨 기존 영화들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 다만 [어비스]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호잇 이트맨 감독의 장편 데뷔작답게 보다 섬세한 CG를 사용해 실사부분과의 괴리감을 덮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실제로 CG와 실사의 조합은 비교적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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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역시나 스토리다. 각종 첩보물의 클리셰들을 끌어다 모아 놓고는 신나는 활극을 펼치다가 뜬금없이 가족애를 강조하는 플롯으로의 전환이 그닥 매끄럽지 못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무난할지 몰라도 결코 독창적이진 않다. 특히 제리 브룩하이머의 이름을 전면에 내 건 홍보사의 전략에 혹해 관람을 결정한 관객이라면 전체적으로 유치하다는 느낌을 받을 확률이 크다. 페넬로페 크루즈, 니콜라스 케이지, 샘 록웰 등 인기 배우들이 목소리를 담당한 애니메이션 CG 캐릭터에 비해 막상 빌 나히 같은 실사 배우들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과적으로 [G-포스]는 제리 브룩하이머의 첫 번째 3D 영화로서 중요한 실험작의 성격을 띈다. 배테랑 제작자답게 영화계의 트랜드를 캐치하는 민첩함과 안목은 녹슬지 않았다. 그리고 기술력에 있어서도 크게 나무랄데가 없다. 문제는 기술력만으로 승부를 걸었던 수많은 작품들(이를테면 실사 뺨치는 테크닉으로 풀 CG 영화의 가능성을 알렸던 대실패작 [파이널 판타지] 같은)의 전례를 보건데, 단순히 비주얼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통했을지 몰라도 [G-포스]가 가진 무난함의 함정은 추후에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P.S: 오랜 기간 제리 브룩하이머의 밑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해왔던 마이클 베이의 홀로서기가 내심 부러웠던 것인지는 몰라도 영화속 [트랜스포머]의 패러디를 보는 건 왠지 슬프다.
*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Walt Disney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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