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인플루언스] 3부작 중 에피소드 1편 '두 번째 시작'이 공개되었다. 기존의 티저영상들을 통해 많은 밑밥을 뿌려온 홍보 방식은 이 작품에 대한 여러 추측을 낳게 했는데, 이번 1편을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거대한 큐브속에 갇힌 J(한채영 분)가 W(이병헌 분)과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 Windsor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한편 촉망받는 뉴스 앵커 김우경(전노민 분)은 유명 기업의 총수인 이만희 회장이 얽힌 120억 비리에 대한 열쇠를 쥔 인물이다. 항간에서는 그가 이 사건을 방송에서 무마시키는 조건으로 청와대 홍보수석까지 보장받았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이만희 회장과의 만남을 앞두고 차를 타고가던 김우경은 우연히 차안에서 집어든 양주병 안에서 '12월 31일 11시 DJC에 당신을 초대한다'는 초대장을 발견한다. 시계가 막 11시를 가리키려는 순간, 김우경이 탄 차는 갑작스런 충돌사고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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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이 바뀌고 'DJC에 오신걸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는 W와 조우하는 김우경. 이제 그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는데, 이것은 그에게 주어진 선택의 기로, 즉 이미 김우경은 한번 죽은 시점이라는 것. 과연 살아서 진실을 밝히는 것과 이대로 망자가 되는 것 중에서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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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C가 뭐냐는 김우경의 질문에 W는 '선택받은 사람만이 초대되는 곳'이라고 답한다. 특정 출구가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는 곳. 아마도 앵커 김우경이 생과 사를 넘나드는 순간 DJC로 들어가 W와 접선한 것으로 미루어 죽기 직전의 가사상태에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확실한건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일생에 있어 중요한 선택(혹은 올바른 선택)을 내려야 하는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하는건 분명해 보인다. 이번 에피소드의 부제인 '두 번째 시작'은 바로 그러한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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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영화는 과거를 다시한번 거슬러 올라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이는 영화 [레트로액티브]나 [나비효과]처럼 특정 이벤트를 앞둔 시점으로 되돌아가 잘못된 미래를 바로잡으려 하는 시간여행의 클리셰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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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 맡은 W는 DJC로 초대된 사람들을 안내하는 가이드의 역할이다. 다만 수조속에 갇힌 J와 어떤 관계인지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명확히 나타나지 않는데, 극 중 아주 잠깐 W의 회상씬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과거에 J와의 사이에 발생한 어떤 사건을 계기로 현재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 것 같다.
보도자료 등의 인용에 따르면 W와 영원히 함께하기 위해 수조속에 같힌 여인 J라고 설명하는데, 이것과 관련된 상세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다뤄질 듯. 따라서 [인플루언스]는 현재 시점에서 진행되는 W의 임무와 과거에 얽힌 사연이라는 두 개의 중심 스토리가 병행되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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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스]는 인터넷에 공개되는 디지털 무비치고는 굉장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이병헌, 한채영 등의 톱스타를 비롯해 이번 에피소드에는 앵커 역을 맡은 전노민과 [베토벤 바이러스],[왕의 남자]를 비롯해 다수의 작품에서 감초 조연으로 알려진 정석용, [추격자], [의형제] 등에서 버럭질 잘하는 국장급 캐릭터로 자주 등장한 최정우 등 익숙한 연기파 조연 배우들이 등장해 관객들과의 친밀도를 높혔다.
다만 20분정도의 러닝타임으로 구성된 단편영화라서인지 극의 오밀조밀함은 다소 떨어지는 편인데, 첫 번째 에피소드가 [인플루언스]의 장르적 성격을 규정하는 서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3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이야기의 전개속도가 상당히 빨라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실제로 영화의 마지막에는 2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 최동훈(김태우)이 비명 속에 추락하는 모습을 잠깐 보여주면서 다음 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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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두 번째 선택'은 이른바 DJC 마케팅의 베일을 벗는 첫 번째 작품으로 여러 가지 점들을 시사한다. 우선 이 영화가 윈저 엔터테인먼트의 첫작품으로 다분히 애드무비의 성격을 띈다는 점과 그런 애드무비치고는 국내에서 유래없는 전방위적인 PR를 시도한다는 점. 그리고 단선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적어도 두 개의 중심 스토리를 주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 점이다. 과거 BMW의 애드무비 [The Hire]가 제품 브랜드의 이미지 향상과 더불어 출연배우, 감독의 인지도 향상이라는 인센티브를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인플루언스]는 애드무비로서 향후 좋은 선례를 남길 가능성이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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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광고는 어디까지나 광고'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선 적당한 수준의 제품 PR이 중요할텐데, [인플루언스]는 영화 중간중간 위스키를 마시는 주인공의 모습을 포착하면서 아직까지는 그냥 영화의 일부로서 PPL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CF와 영화적 완성도 사이에서 욕심을 버리고 과감히 영화의 작품성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DJC 홈페이지 : http://www.the-dj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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