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작열전(怪作列傳)

괴작열전(怪作列傳) : 2012 슈퍼노바 - 재난영화? 영화가 재앙이다

페니웨이™ 2009. 11. 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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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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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영화계를 장식한 키워드를 꼽으라면 그 중 하나는 '재난 블록버스터'가 될 것 같습니다. 철학적 테마가 가미된 헐리우드 영화 [노잉]을 비롯해, 침체기에 들어섰던 한국영화계에 다시금 천만관객 돌파의 희망을 안겨준 [해운대]는 한국에서 보기드문 장르인 재난영화에 도전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테지요.

이제 블록버스터 전문감독 롤랜드 에머리히의 재난영화 [2012]가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만, 이 작품이 [10000 B.C.]의 발로 만든 완성도에 가까운 졸작이 될지, 아니면 [투모로우]에 근접한 성공작이 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듯 합니다. [2012]의 개봉일까지 기다릴 수 없으신 분들을 위해 이번 시간에는 재난 목버스터 한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언제나 화제작들 개봉 이전에 한발먼저 관객을 찾아가는 친절한 회사 어사일럼의 작품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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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사실 어사일럼에서는 이미 작년에 에머리히 감독의 [2012]가 인류의 종말을 예언한 고대 마야문명의 장기력에서 예언된 지구종말과 관련있는 플롯임이 알려지자마자 발빠르게 한 편의 영화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그것이 [2012: 둠즈데이]입니다.

아마 SBS에서 방영한 '그것이 알고 싶다 : 2012,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편을 보신 분은 이 2012년 종말론에도 여러 가설이 있음을 알게 되셨을텐데요, 이 작품에서는 태양계의 수직 배열이 지구의 자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정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나아가 마야 문명과 기독교 코드를 대충 버무린 이 영화는 사실 재난영화라기 보단 종교적인 관점에서의 종말론적 시각을 다룬지라 아무리 저예산 목버스터라지만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완성도로 많은 욕을 먹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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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이에 어사일럼의 제작진은 자신들이 성급하게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판단, 다시금 2012년 종말론을 모티브로 한 또하나의 작품인 [2012: 슈퍼노바]를 제작하게 됩니다. 같은 회사에서 한 영화를 가지고 연속 2편의 목버스터를 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럼 [2012: 슈퍼노바]는 무엇이 얼만큼 달라지게 된 것일까요?

[2012: 슈퍼노바]는 2012년의 지구종말을 전제로 한 점은 같은데 [2012: 둠즈데이]에서 문제시되었던 종교적 편향성을 걷어내고, 과학적인 가설에만 플롯을 고정시킵니다. 이번에 사용된 가설은 일명 '행성 X'설, 즉 태양계로 돌진해 오는 행성이 지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가설인데요, 슈퍼노바(초신성)의 폭발로 지구가 멸망될 위기에 처하자 나사(NASA)에 근무하는 캘빈 박사가 지구에 있는 모든 핵무기를 지구 밖으로 방출해 방사능 방어막을 형성, 슈퍼노바로부터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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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위의 스토리만 들으면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진부하지만, 나름 영리하게도 여기에 약간의 스릴러적 요소를 가미합니다. 즉, 핵무기를 방출하려는 주인공의 시도를 조직 내부의 누군가가 자꾸만 방해하려 든다는 점인데요, 지구가 멸망하려는 마당에 왜 자꾸 주인공을 방해하는 것인지, 이를 방해하는 조직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 나름 미스테리적인 구성이 흥미를 자아내려 합니다. 더불어 가족애를 강조하는 재난영화 특유의 플롯도 갖추고 있지요.

하지만 역시나 어사일럼은 쌈마이 본연의 정신을 잊지 않습니다. 우선 재난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인 재앙장면의 스케일입니다. 함 보실까요?

먼저 유성으로 인한 도심 파괴씬은 대충 이렇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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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그리고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면의 90%가 나사의 사무실에서만 벌어지는 탓에 (재난영화에서 실내라니!) 재앙을 겪는 건 주인공을 만나러 차를 타고 달리는 아내와 딸인데요, 이들이 겪는 위기라는게 대충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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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지구가 멸망하게 생겼는데, 하필 이 모녀의 자동차가 지나가는 시점에 쓰러지는 전봇대를 피하거나 마른 하늘에 쳐대는 날벼락을 피하느라 온종일 꺅~꺅~ 거리며 도망다니니.... 재난영화 만들기 참 쉽죠 잉~

주인공을 위기에 빠뜨리는 내부의 적이 누구인지는 사실 삼척동자도 뻔히 알 만한 사실인데도 (괴한이 복면을 쓰고 있는데 기합소리를 낼때 여자 목소리가 납니다. 게다가 나사 내에서 주인공 주변에 있는 여자는 단 한명 ㅡㅡ;; ), 주인공만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뒤통수를 맞지만 왜 주인공을 방해하려는지, 배후의 정체는 무엇인지 자세히 알려주지도 않으며 애초부터 사무실에서 상황을 진두지휘해야 할 오피스 요원들이 막판에는 손수 우주선을 몰고 나가는 황당한 전개로 인해 플롯은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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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스테이션 게임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시대착오적인 CG. 아~ 멋지다.



롤랜드 에머리히의 졸작 [10000 B.C.]보다 어사일럼의 [100 밀리언 B.C.] 쪽이 스토리면에서 훨씬 재밌었던 아이러니를 생각하면 이번에도 그러지 말란 법은 없겠지만 적어도 CG면에 있어서는 [2012]의 압승이 확실할 것 같습니다.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는지는 관계자들만이 아는 극비사항이겠지만 어사일럼의 CG기술은 도통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아, 그래도 이번 [2012: 슈퍼노바]를 보면서 한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이 어사일럼의 PPL 마케팅 스폰서라는 것을요. 삼성이란 회사도 어사일럼사의 저력을 인정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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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P.S 비슷한 쌈마이 재난영화를 찾아보고 싶은 분들은 다음의 영화도 있으니 참조하시길.


1.피터 폰다, 랜스 해릭슨 주연의 [슈퍼노바]. 동명의 괴작인 프란시스 F. 코폴라, 월터 힐 감독의 [슈퍼노바]와 헷갈리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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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llmark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2.태국산 해운대, [2022 쓰나미]. 아마 보시면 안구에 쓰나미가 몰려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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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th June Entertainment Co. LTD./Toranong Studio. All rights reserved.


* [2012: 슈퍼노바]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The Asylum.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조 스틸: 2012(ⓒ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2012 둠즈데이(ⓒ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슈퍼노바(ⓒ Hallmark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2022 쓰나미(ⓒ 20th June Entertainment Co. LTD./Toranong Studi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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