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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르 카레 3

모스트 원티드 맨 - 포스트 911 시대의 고급 스파이물

[모스트 원티드 맨]은 작년 소리소문없이 국내 개봉한 영화 중에서 탑클래스에 들만큼 뛰어난 수작입니다. 원작은 스파이물의 거장 존 르 카레의 소설에 바탕을 두고 있죠. 흔히들 존 르 카레의 스파이물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사실성'에 있다고 합니다. 이언 플래밍의 007 판타지가 첩보물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영화로서 보여질 수 있는 오락적인 재미를 추구했을때의 일이고, 진짜 첩보전의 냉혹함과 살풍경한 느낌을 전달하는 건 역시나 존 르 카레의 작품들이지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를 보세요. 구시대 냉전체제 하에서의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요즘 기준으로 봐도 전혀 후지지 않고 얼마나 현실적인가를. [모스트 원티드 맨] 역시 이러한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 영화입니다. 영화 속 세계의..

영화/ㅁ 2015.01.14

고전열전(古典列傳) : 추운 곳에서 온 스파이 - 냉전시대, 차갑도록 무정한 첩보전

고전열전(古典列傳) No.28 동구권과 소련의 함락. 냉전시대의 붕괴는 007 제임스 본드로 대표되는 스파이 영화의 시대가 종식됨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확실히 티모시 달튼의 [007 살인면허] 이후 007 시리즈는 한동안 공백상태에 있었고, 탈 냉전시대에 걸맞는 주인공인 잭 라이언이나 제이슨 본 같은 새로운 주인공들을 내세운 첩보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제임스 본드는 냉전시대의 특수한 국세정세에 딱히 의존하고 있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소설 속의 본드와는 달리 영화 속의 본드는 첩보원보다는 액션 히어로로 정착했고, 시대적 필요에 의해 동서진영의 대립구도를 이용했을 뿐이지 적이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악의 축으로 대변되는 소련이 없다면 그 자리를 아랍권이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클래식한 정통 첩보물의 귀환

냉전시대의 산물인 첩보물이 유효했던건 1980년대까지 였습니다. 굳이 007 제임스 본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60,70년대 절정을 이뤘던 스파이물의 추억은 지금으로선 한물간 퇴물처럼 느껴지지요. 그나마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작품들은 액션의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장르형식으로 21세기 첩보물의 트렌드를 형성하긴 했지만 존 르 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경우가 좀 다릅니다. 이건 정말로 클래식한 냉전시대 첩보물이거든요. 실제로도 존 르 카레의 원작은 영국 정보부 MI6 내에서 구 소련의 이중간첩으로 활동했던 킴 필비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오는 007 영화처럼 외피만 살짝 바꾼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죠. 이 작품은 온전히 구시대의 유산인..

영화/ㅌ 201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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