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나무없는 산]의 리뷰를 통해서도 지적되었듯 어지간한 흥행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무리 해외의 영화제에서 인정받았다 한들 제대로 된 상영관 하나 잡기 힘든 것이 현 한국영화계의 주소다. 비록 [워낭소리] 신드롬으로 국내 독립영화의 저력이 입증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숨겨진 보석같은 작품들의 진가가 알려지기에는 그 토양이 너무나 척박한 것이 사실이니까. 소외받는 영화가 시선을 끌기 위해서일까? 깐느영화제 비경쟁 부분에 초대된 저예산 영화 [여행자]의 정보를 외견상으로 접했을 때 처음 눈에 띄는 것은 영화의 소박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이름들이다. 제작에 이창동 감독. 그리고 크래딧에는 설경구와 문성근, 고아성 같은 제법 낯익은 이름이 보인다. 특히나 설경구의 출연 사실은 의외다. 천만관객의 영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