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본 리뷰에서는 '메멘토'의 스토리가 일부 소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본 작품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리뷰를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대표작 |
지금은 유명인사가 된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이 독특한 작품은 젊은 나이임에도 그의 연출력이 보통이상의 것임을 입증하는 그의 대표작이다. [메멘토]의 성공으로 그는 차기작 [인썸니아]에서 대배우 알 파치노와 로빈 윌리엄스를 한 스크린에 담을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었고, 다음으로 블록버스터 [배트맨 비긴스]의 감독으로 낙점되어 이름만 들어도 눈이 휘둥그레질 초호화 스타들과 함께 작업해 팀 버튼의 [배트맨]이후 가장 독창적인 배트맨 시리즈라는 호평을 받았다.
© 2000 New Market Films. All rights reserved.
[프리스티지]역시 관객을 낚는 그의 반전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제 불과 30대의 나이. 연출작은 [프리스티지]까지 고작 4편에 불과한 그가 어떻게 헐리우드의 정상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이 [메멘토]에 담겨져 있다.
스토리 소개 |
영화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가 자신을 레니라고 부르는 사내를 쏘아죽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은 역으로 흘러, 그가 왜 그 사내를 쏘아죽이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시간의 역순으로 재배치해 설명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영화적 설명은 주인공인 레너드(가이 피어스 분)이 가진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는 특이한 질병과도 연관이 되어 있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살해당한 충격으로 기억이 10분이상 지속되지 못하는 병에 걸린 것이다.
© 2000 New Market Films. All rights reserved.
그가 가진 유일한 기억은 레너드 셀비라는 자신의 이름과 아내의 살해사건, 그리고 그 범인이 존 G라는 것 뿐. 이제 그는 이 짧은 단서만을 가지고 범인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러나 그의 특이한 병 때문에 그는 필요한 정보를 메모와 몸에 새긴 문신을 통해 기억을 더듬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모호해지는 자신의 기억, 그리고 어김없이 남아있는 일련의 쪽지들, 하나 둘씩 자신을 알아보는 낮선 사람들의 등장. 과연 레너드는 자신의 기억과 기록, 그리고 사람들 중 누굴 믿어야 할 것인가?
머리로 보는 영화 |
[메멘토]는 말하자면 눈으로가 아닌 머리로 보아야 하는 영화다. 시간의 역류라는 독특한 구성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자 매력이면서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무척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실 이같은 역순식 서술방법은 영화 [돌이킬 수 없는]이나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에서도 쓰인 바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성은 [메멘토]의 미스테리적 구성에 제격임을 놀란 감독은 잘 알고 있었던 듯 하다.
© 2000 New Market Films. All rights reserved.
그는 매우 치밀한 복선과 암시, 그리고 편집을 통해 관객은 물론 주인공조차 깜박 넘어가는 대반전에 모두를 몰아넣고 있는데, 막상 이 영화를 시간순으로 배치한 버전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이 영화가 가진 흡입력은 절반이하로 감소한다. 따라서 시간의 역순으로 인해 도출되는 마지막의 반전은 이 영화가 가진 최고의 가치이자 매력이며, 전부인 셈이다.
주인공을 맡은 가이 피어스는 [LA 컨피덴셜]에서 러셀 크로우와 대등한 연기를 펼친 그의 재능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으며, [매트릭스]의 트리니티로 알려진 캐리 앤 모스의 역할은 다소 미비하긴 해도 팜므파탈적인 이중성을 지닌 캐릭터라는 색다른 시도로 그녀의 연기패턴을 넓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 2000 New Market Films. All rights reserved.
선댄스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작품은 아카데미 각본상에도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정작 오스카는 [고스포드 파크]에게 돌아가 아쉬움을 남겼다.(사실 개인적으로는 각본보다는 편집상에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은 이 지적이고 뛰어난 미스테리 스릴러를 잊지 못한다. 그만큼 이 작품이 가진 충격적 결말까지의 과정은 마치 놀이를 즐기는 듯한 지적 유희를 느낄 수 있는 기쁨을 발산하고 있다.
반전 콤플렉스에 걸린 최근의 스릴러영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거 어때? 몰랐지? 놀랐지?'를 관객에게 강요하는 느낌이 강한데, 그런 영화들은 [메멘토]를 본받으라고 단호히 말하고 싶다. 두뇌로 즐기는 미스테리팬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영화.
P.S:
제작도 안된 <메멘토 2> 라는 이 정체불명의 영화는 대체 뭐란말인가? 제발 아무 연관도 없는 영화에 전편의 명성을 이용하여 눈속임하는 3류 영화들을 마케팅을 안볼 수 있는 날이 오긴 올런지?
* [메멘토]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2000 New Market Film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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