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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중의 한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배우 출신 감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두 번의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며 노익장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제 그는 미국 영화계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거물급 원로이자 현역 배우, 명감독이 되었다. 이제 소개할 [미스틱 리버]는 [용서받지 못한 자]에 이어 음울한 인간의 내면적인 아픔을 다시한번 파헤치며 그 해 최고의 영화 중 한편으로 기억되었다.



    1.원작소설이 있다던데?  


'켄지 앤 제나로' 시리즈로 유명한 데니스 르헤인(Dennis Lehane)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르헤인의 작품은 대부분이 사회적 모순과 불안을 미스테리 장르와 결합해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특유의 반전과 강렬한 비판의식 역시 그의 소설이 지닌 매력이다. [미스틱 리버]는 '켄지 앤 제나로' 시리즈가 아니지만 역시 클라이막스에 충격적인 반전이 있으며, 이는 영화에서 매우 극적인 효과를 제공한다.

여담이지만, 배우인 밴 애플렉의 감독 데뷔작인 [곤, 베이비, 곤]은 데니스 르헤인의 '켄지 앤 제나로'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을 영화화 한 것으로 개봉이후 비평가들의 호평속에 상영중이다.


 

    2.배우들의 연기는?  


두말할 것 없이 최고다. 비록 24회 아카데미에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의 싹쓸이 덕분에 [미스틱 리버]가 가장 큰 피해를 입긴 했어도, 남우주연상(숀 펜)과 남우조연상(팀 로빈스)만은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점을 증명한다. 딸 아이를 잃은 숀 펜의 광적인 연기에 더해 어린날의 정서적 충격으로 내내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팀 로빈스의 연기가 눈부시다. 또한 그들의 아내역을 맡은 로라 린니, 마샤 게이 하든이 보여준 대조적인 아내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 200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사건을 수사하는 숀 디바인 역의 케빈 베이컨이야말로 이 작품속에서 가장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어느날 훌쩍 자신을 떠나 버린 아내와의 풀리지 않는 갈등을 짊어진채로, 친구의 딸이 살해당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가 되어 피해자와 가해자로 의심되는 두 친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잡한 캐릭터를 소름끼칠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안타깝게도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 200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ll rights reserved.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건 케빈 베이컨의 연기. 그의 필모그래피 중 단연 최고의 연기다.


또한 숀 펜의 딸로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되는 에미 로섬의 짧은 출연과 케빈 베이컨의 파트너로 등장하는 로렌스 피쉬번의 연기도 훌륭하다. 연기에 있어서는 한가닥하는 쟁쟁한 출연진을 이 정도로 모을 수 있었던 것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높은 인지도를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3.살인사건이라면 스릴러의 요소가 강한 것이 아닌가?  


필자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데니스 르헤인의 원작이 바탕이라서인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지미 마컴(숀 펜 분)의 딸(애미 로섬 분)이 살해당한 사건을 중심으로 누가 범인인지를 추적하는 과정은 추리극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분위기는 스릴과 서스펜스와는 거리가 멀다.

[미스틱 리버]는 어디까지나 사건을 중심으로 얽혀든 인간군상을 드러낸 일종의 심리극이다. 유난히 등장인물이 많은 것도 누가 범인이냐는 '용의자 확보'를 위한 포석이 아니라 여러 인간 형태를 그려내기 위한 영화적 장치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4.[미스틱 리버]의 주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미스틱 리버]는 상당히 심오하고 복잡한 영화다.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도 가능하다고 보는데, 한가지만을 도출하라고 한다면, "신뢰"에 대한 문제라고 본다. [미스틱 리버]의 사건은 모두가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데이브 보일(팀 로빈스 분)의 아내(마샤 게이 하든 분)가 자신의 남편을 범인이라고 의심하는 부분이나, 지미가 경찰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기지 않고 직접 범인 색출에 나서는 것, 지미의 딸이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자신의 남자친구와 사랑의 도피를 계획한것.. 등등 이 모두가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한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집을 나간 숀의 아내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계속 전화를 끊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 200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ll rights reserved.


결국 이렇게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는 행동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큰 비극을 낳고 이것은 또다른 비극을 불러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미스틱 리버]의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신뢰'이며, 이 문제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한 인물은 숀이다. 그는 아무말 없이 전화를 걸었다 끊곤하는 아내에게 영화의 결말에 가서야 자신의 잘못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며 이로서 아내는 망설였던 말을 털어놓음으로서 둘이 다시 하나가 된다.

물론 이런 신뢰의 문제는 주인공 세사람이 유년기에 겪은 충격적인 사건에서 기인한 것도 있다. 실제로 피해를 겪은 데이브와 그가 납치되어 끌려가는 것을 그저 보고만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끼는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 피해의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끝내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간다. 이는 미국사회의 가슴아픈 치부를 찌르는 데니스 르헤인의 탁월한 상황설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5.인상적인 장면이 있는가?  


좀 생뚱맞은 답변인지는 몰라도, 있다. 살인사건에 쓰인 탄도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숀이 파트너와 함께 탐문수사를 하는데, 한 편의점 주인에게 결정적인 증거를 얻어낸다. 이때 편의점 주인역으로 등장한 사람이 엘리 웰라치(Eli Wallach)라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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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ll rights reserved.


이 장면이 왜 인상적이었는고 하니, 엘리 웰라치는 과거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좋은놈), 리 반 클리프(나쁜놈)와 함께 세번째 캐릭터(추한놈)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 명감독이 된 이스트우드의 영화에 깜짝 출연한 이 장면은 세월속에 나이를 먹고 늙어가는 배우들의 회한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었다.


 

    6.끝으로..  


[미스틱 리버]는 근래에 보기드문 고급 미스테리 작품이다. 단지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퍼즐풀기가 아니라 제대로 된 드라마를 제공하고 있으며, 웬만해선 한 작품에서 보기 힘든 명배우들의 불꽃튀는 연기대결도 그야말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가장 큰 영예를 안긴 [밀리언달러 베이비]도 괜찮았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오히려 [미스틱 리버]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을 정도다.


* [미스틱 리버]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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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사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숀 펜의 연기는 그야말로 지존급이었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숀 펜이 "거기 내 딸이 있지않나!!!" 하면서 울부짖는 씬입니다. 그러다 경찰들에게 끌려나가지요...TT

    엘라이 월락은 대부3에서도 교활한 돈 알토벨로를 연기했지요..역시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

    2007.11.01 08:11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개인적으로 숀 펜의 연기보다 케빈 베이컨이 더 나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오히려 숀 펜은 [데드맨 워킹]에서 오스카를 탔어야 된다고 봅니다. 물론 [미스틱 리버]의 연기도 후덜덜하지만요..^^

      2007.11.01 09:27 신고
  2.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 개봉 당시 현지의 한 평론가가 쓴 숀 펜에 대한 찬사가 생각납니다.
    '숀펜은 불운한 배우다. 그가 10년만 일찍 태어났던들 보다 진지한 영화가
    사랑받던 시기에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현재의 드니로를 능가하는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쌓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는 내용이었죠.
    저도 숀 펜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아카데미의 결정은 참으로 옳았다라고 생각합니다.
    케빈 베이컨의 연기도 물론 좋았죠.(개인적으로는 <일급살인>에서의 그의 연기가 더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교를 일체 배제하고
    우직한 방식의 연출을 고집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뚝심입니다.
    역시 훌륭한 배우와 훌륭한 시나리오가 있는 영화는 이렇게 직구 승부를 해주어야
    제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2008.07.31 15:27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세명 다 연기가 출중했다고 봅니다. 다만 숀 펜은 외향적으로 드러나는 연기, 케빈 베이컨은 내면적인 연기였다고 보고요...그래서 숀 펜이 더 가산점을 받지 않았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케빈 베이컨쪽에 무게를...^^

      2008.07.31 23:20 신고
  3. taisnl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컥;ㅋ 저와는 조금 많이 다른 관점이네요 ㅠㅠ
    (역시 저는 영화적 내공이 많이 부족한 듯 -_-;;)

    자연스러운 연기보다는 강렬한 포스를 원하는 편이라서
    '케빈 베이컨'의 연기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_-;;
    '페니웨이'님의 글고 생각해보니 그의 연기도 괜찮았던 것 같군요ㅋ
    (귀가 얇아서 ㅋ)

    2009.02.01 23:06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내공과는 상관없죠 ^^;;;

      사실 케빈 베이컨과 숀 펜의 연기에 호불호를 가린다는건 무의미한 일이라 봅니다. 어차피 취향차이거든요. 숀 펜의 연기스타일과 케빈 베이컨의 연기스타일이 다르고, 캐릭터도 상반되어서 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가리기가 힘듭니다. 마치 친구가 좋아, 애인이 좋아?를 묻는 우문이랄까요?

      2009.02.02 13: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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