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작열전(怪作列傳)

괴작열전(怪作列傳) : 큐티하니 - 나가이 고, 안노 히데아키의 괴상한 만남 (1부)

페니웨이™ 2008. 8. 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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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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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헐리우드 영화는 슈퍼히어로물이 대세입니다. [아이언맨]으로 시작해 [인크레더블 헐크]가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가운데, 마블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자사의 히어로들을 총출동 하게 될 [어벤저스]라는 꿈의 프로젝트를 실현시킬 준비를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만약 이들 히어로물의 아버지인 스탠 리 영감님이 없었다면 미국은 참 심심한 나라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미국에 스탠 리 할아범이 있다면, 애니메이션의 왕국 일본에는 누가 있을까요? 데즈카 오사무, 타카하시 루미코 같이 쟁쟁한 전,현역 만화가들이 손꼽히긴 하지만 역시 '이 분'을 빼놓고는 일본 만화사를 얘기할 수 없을 겁니다. 바로 '나가이 고' 선생이지요.

특히나 필자처럼 [마징가 제트]를 보고 자라온 세대로서는 나가이 고 만큼이나 친숙하게 와닿는 만화가도 드물겁니다. [마징가 제트], [그레이트 마징가], [그렌다이져]를 비롯해 [게타로봇], [강철지그] 등 수없이 많은 슈퍼로봇계열을 이끌었던 나가이 고가 없었더라면 우리의 유년시절도 꽤나 심심했을거라는 것이지요.

ⓒ Xintv. All rights reserved.

일본 만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장 나가이 고.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물론 나가이 고의 만화는 이런 슈퍼로봇물로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나가이 고 작품의 특징을 들자면 '폭력’과 ‘과도한 노출’로 대변된다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표현자체가 하나의 화제가 될 만큼 나가이 고의 작품들은 파격적인 설정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비록 한국의 팬들에게 있어서는 '아동만화'로 인식된 [마징가 제트]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일본 자국내에서는 그의 악취미적인 작품 스타일로 더욱 유명해졌다고 할 수 있죠.

그런 나가이 고의 파격적인 설정이 가장 하드하게 나타난 작품이 '바이올런스 잭'이나 '데빌맨'이라면, 보다 순화되어 소프트하게 묘사된 작품이 바로 '큐티하니'라는 작품입니다.  이 '큐티하니'는 총 4권으로 완결되었으며, 훗날 TV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되어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다름아닌 여주인공의 므흣한 변신장면 때문인데요, 옷이 헐크로 변신할 때 마냥 갈갈이 찢겨지면서 이루어지는 이 장면은 학부모들의 빗발치는 항의를 받음과 동시에 뭇 남학생들의 시선을 불태웠다는 전설이 생겼을 정도죠. 지금의 기준에서야 추억의 한 부분으로 넘길수 있을지 몰라도 당시의 기준으로는 일약 센세이션이 되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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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ダイナミック企画/東映アニメーション All rights reserved.

TV방영 당시, 사뭇 파격적인 표현으로 논란이 되었던 [큐티하니].


나가이 고의 이 작품은 1973년 [큐티하니]의 TV판 애니메이션이 나온 이래  [新 큐티하니], [큐티하니 F] 등의 시리즈를 내놓으며 시대를 초월하는 장수 애니메이션으로 사랑받게 됩니다. 국내에서는 연령대를 대폭 낮추어 제작된 [큐티하니 F]가 수입되어 [무지개요정 큐티하니]라는 제목으로 공중파를 탄 적도 있지요. (물론 변신장면은 죄다 잘렸다능..)

그러던 것이 2004년에 와서 최강의 오타쿠집단 가이낙스와 토에이가 전격적으로 손을 맞잡고 [큐티하니]의 부활 프로젝트를 선언하게 됩니다. 그 중 하나는 OVA로 제작된 [Re 큐티하니]라는 애니메이션이고, 또 하나는 무려 '실사판'으로 제작된 [큐티하니 극장판]입니다.

먼저 [Re 큐티하니]는 가이낙스의 명성답게 고 퀄리티의 작화와 오타쿠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모든 요소들이 들어가 있는데요, 나가이 고 특유의 시리어스한 (Why so Serious? 어라..? ㅡㅡ;;) 분위기가 탈색되어 있는 반면 [큐티하니 F]에 와서 청소년 눈높에 맞게 완화되었던 작품이 다시금 '청소년 유해물'로 돌아갔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 LATERNA/東映ビデオ/ガイナックス・トワーニ All rights reserved.

'큐티하니'의 가이낙스 버젼, [Re 큐티하니].



이제 문제는 실사판으로 제작된 [큐티하니]가 되겠습니다. 사실 일본 영화중에 괴작이 많은 건 사실인데요, [큐티하니] 실사판이 괴작으로서 주목을 끈건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를 만든 감독에게 있었습니다. 바로 안노 히데아키였기 때문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안노 히데아키 감독을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기억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이후 안노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였습니다. 그동안 그는 무엇을 했느냐? 놀랍게도 안노 감독은 [러브 & 팝], [식일], [류세이 과장]등 실사 영화를 연출하는 경력을 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맡은 작품이 [Re 큐티하니]와 실사판 [큐티하니]였던 것입니다.

간만에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온 [Re 큐티하니]는 그렇다 하더라도 만화계의 거장 나가이 고의 원작을 애니메이션의 거장 안노 히데아키가 '실사영화'로 만든다는 이 오묘한 조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런지요. 음...

그럼 다음 시간에는 [큐티하니] 본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2부에 계속 -



* 본 리뷰에 사용된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있음을 밝힙니다.

* 참고 스틸: 나가이 고 (ⓒ Xintv. All rights reserved.), 큐티하니 1972 (ⓒ  ダイナミック企画/東映アニメーション All rights reserved.), Re 큐티하니 (ⓒ  LATERNA/東映ビデオ/ガイナックス・トワーニ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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