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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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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종족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은 참 무궁무진합니다. 살아있는 변신로봇인 [트랜스포머]부터 시작해서, 난데없이 인간을 급습하는 [인디펜던스 데이]나 [화성침공]의 호전적인 외계인들이 있는가 하면, [E.T]처럼 우호적이고 순한 외계인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영화를 통틀어 사상 최강의 외계인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무시무시하면서도 독특한 두 외계인들은 각각의 시리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고, 급기야 2004년에는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라는 작품에서 만나 한바탕 승부를 겨루기까지 하지요. 물론 당시에는 두 종족의 싸움이 너무 싱겁게 끝나는 바람에 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었지만, 드디어 오늘, 12월 25일에(미국은 내일이 되겠군요)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레퀴엠]이라는 작품을 통해 다시금 리턴매치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물론 전편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강도높은 고어씬들도 준비되어 있다지요. (개인적으로 이런 잔인한 영화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ㅡㅡ;;)

ⓒ 20th Century Fox Home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물론 정통 [에이리언]시리즈나 [프레데터]에 비해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는 다소 B급틱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었습니다. 어차피 기존의 외계인 캐릭터를 재활용한 팬서비스의 의미가 강한 작품인데다, 유명 배우도 출연하지 않으니 단순히 두 외계인 종족의 피터지는 싸움을 즐기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요. 이 이상 바라는 건 욕심일 겁니다.

그런데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레퀴엠]의 개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아주 특이한 작품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사실은 괴작열전에서 다룰 제임스 스페이더 주연의 [에이리언 헌터]라는 B급 무비를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었는데요, 제목이 유사한 [에이리언 대 헌터]라는 작품을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으잉? 처음엔 [에이리언 헌터]를 잘못 쓴 것이 아닐까, 아니면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의 오타가 아닐까 했는데요, 그건 아니었습니다. 분명 제작년도가 2007년으로 되어 있었거든요. 호기심이 발동해 해당 영화를 클릭해봤습니다. 역시나.... 이번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레퀴엠]의 개봉을 앞두고 만든 '목버스터' 더군요.

ⓒ Millennium Films/ Nu Image Films, Sandstorm Films. All rights reserved.

제임스 스페이더 주연의 B급 SF 영화 [에이리언 헌터]


여기서 잠깐, ‘목버스터’(mockbuster)라 함은 'mock’(놀리다)이란 단어와 ‘blockbuster’(블록버스터)의 합성어로서 유명 블록버스터의 제목과 컨셉을 따온 신종 B급 무비를 말합니다. '괴작열전'의 첫 번째 순서로 소개된 [트랜스모퍼]가 바로 이에 해당하는 작품인데요, 바로 [에이리언 대 헌터]는 [트랜스모퍼]를 제작한 '어사일럼'에서 만든 작품이었던 것입니다.지난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어사일럼 사는 이러한 목버스터 전문회사로서 아주 짭잘한 수익을 올리는 중이라고 하네요.

기왕 괴작열전을 시작한 이상 [에이리언 대 헌터]를 입수하는데 주저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자, 그럼 이제 또 한편의 괴작, [에이리언 대 헌터]라는 작품을 디벼보기로 합시다.

먼저 간략한 스토리 라인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어느 작은 마을이구요, 뭔가가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 뭔가는 말 안해도 아시겠지만 에이리언의 모선입니다. 정체불명의 에이리언에 의해 마을사람들이 하나 둘씩 습격을 당하는데요, 문제는 에이리언이 고작 한 마리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차로 도망친다면야 얼마든지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인데, 사람들이 무슨 꿀단지를 숨겨놨나, 괜히 마을에서 얼쩡대다가 개죽음을 당하지요. 나~참..

ⓒ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근데 알고보니 에이리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괴상한 깡통을 뒤집어 쓰고 손에는 어디 애들 장난감 총같은 무기를 든 헌터가 또 있었던 것이지요. 알고보니 이놈이 에이리언을 생포해서 돌아가는 길에 우주선이 불시착하는 바람에 에이리언이 풀려났던 것입니다. 근데 헌터라는 놈이 중요한 에이리언한테는 속수무책이면서 애꿏은 마을 주민만 잡습니다. 이건 적도 아니고 동지도 아녀~

ⓒ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이건 깡통로봇인지, 외계인인지.. ㅡㅡ;;


어찌어찌해서 사건이 이렇게 됐다는 것을 알아차린 마을 주민들은 헌터의 모선에 들어가 총 한자루를 잽싸게 훔쳐오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곤 에이리언을 그 총으로 걍 공중분해시켜 버리죠. 그 광경을 지켜본 헌터. 고맙다는 말한마디 없이 그냥 사라져 버립니다. ㅡㅡ;;;(도대체 뭐할려고 등장한 거냐!)

위의 스토리를 봐서 아시겠지만요,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와는 달리 이 작품은 어떤 기본적인 배경설명이 하나도 없습니다. 에이리언은 뭐며, 헌터는 누구인가. 이들이 왜 불시착 했는가 전혀 설명되지 않은채 느닷없이 마을 사람들만 이리뛰고 저리뛰다가 희생당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초간략 심플한 스토리임에도 1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이 어찌나 지루하던지.... (마지막에 반전이 있습니다만 이건 뭐...)

ⓒ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더욱 중요한건 에이리언과 헌터의 등장씬이 전채를 통틀어 한 15분도 채 안된다는 겁니다. 나머지 시간들은 어디 듣도보도 못한 배우들이 작전회의 한답시고 궁시렁대는 모습이나 에이리언에게 끌려가 으악~하는 장면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나마 에이리언은  얼굴이 원조 에이리언과 비스무리하게 생겼는데, 몸통은 거미인 아스트랄한 디자인을 하고서 어설픈 CG와 싼티나는 탈바가지가 적절히 혼합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에이리언의 얼굴. 몸통은 거미모양에다.. 참 아스트랄한 디자인이다.


헌터요? 헌터는 말할 것도 없다니까요. 위에서 설명했듯이 완전 깡통로봇입니다. 기왕 만들거면 좀 근사하게 만들 것이지..  첨 딱봤을 때는 게임 '헤일로'의 마스터 치프가 연상되더군요. 단지 연상되었다는 것이지 그렇게까지 잘 표현되었다는게 아닙니다. ㅡㅡ;; 그래도 주제에 프레데터를 모방한 캐릭터라 무려 '클록킹'이란 기술까지 쓰더군요. 그걸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에이리언과 헌터의 싸움이라는 핵심을 빼놓고 어설픈 배우들의 연기 연습을 감상하는게 전부인 [에이리언 대 헌터]는 쌈마이 영화가 갈 수 있는 한계를 가늠치 못하게 할 정도로 대단한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심형래 감독의 [디 워]를 이 회사에서 만들면 어떤 작품이 될까'였습니다. 북미에서 흥행만 했더라도 전혀 불가능한건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아쉽습니다.

ⓒ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헌터의 1인칭 시점. 영화 [프레데터]에서 빌려온것이 역력하다.


아무튼 [트랜스모퍼]때 알아봤지만 어사일럼의 작품은 정말 영화를 싼티나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듯 합니다. 배우들은 3류요, CG는 극도로 조악하지요. 그나마 솔깃하게 만드는건 블록버스터에서 차용한 아이디어 하나인데, 이걸 코미디처럼 망쳐놓으니.. 참 앞으로 얼마나 많은 괴작을 더 만들어 낼지가 기대되는 회사입니다. (한가지 더 점찍은 영화가 있긴한데 구입할지 말지를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ㅡㅡ;;)


* [에이리언 대 헌터]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The Asylum.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20th Century Fox Home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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