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한국 슈퍼 로봇 열전] 1,2권을 쓰기 된 출발점은 이런 거였습니다.
그 옛날 전국구로 유명했던 능력개발의 [로봇대백과]나 다이나믹 콩콩의 수많은 미니백과들. 특히 그 당시 다이나믹 콩콩에게 부와 영광(?)을 안겨 준 계기는 바로 1권인 [로보트 대집합]이었지요. 베이스는 일본 책을 그대로 들여온 것인데, 표지와 초반부만 살짝(!) 태권브이 관련 콘텐츠를 끼워 넣어서 나름의 로컬라이징 판본을 완성. 아마도 이 녀석이야말로 국산 로봇을 다뤄준 최초의 로봇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아직도 꾸준히 이런 류의 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령 [슈퍼로봇도감]이란 이 책은 로봇마니아가 보기에 정말 끝장나는 책이에요. 시대를 풍미한 로봇들의 멋지구리한 화보나 프라모델 소개는 물론 대략적인 설명도 나와 있거든요. 이거 한 권이면 뭐… 어지간한 로봇은 거의 한번씩 훑는다고 봐야죠. 예전에 책을 쓰면서 국산 로봇의 표절 코드를 참고 하기 위해 일본에서 공수해 왔는데 하아~ 보면 볼 수록 감탄이 튀어 나오는...
[전일본 아니메로봇대전집]도 그런 류입니다. [슈퍼로봇도감]이 좀 세련되고 묵직한 느낌의 책이라면 [전일본 아니메로봇대전집]은 문고본 사이즈, 말하자면 과거 미니백과처럼 그런 가벼운 느낌의 책입니다. 다만 좀 더 상세히 다루기 때문에 연대별로 나뉘어 출간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죠. 이렇게 보니 일본에서 로봇들이 정말 많이도 나왔더군요. 이러니 그 옛날에는 이 중에 하나 갖다 써도 뭐 어때…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도 같은…
뭐... 부럽습니다. 그냥 부러워요. 저런 책들이 한 두 권도 아니고 정말 많이도 나옵니다. 뿔뿔히 흩어진 판권 허가를 받아서 실을 거 다 싣고.. 진짜 로봇 백과사전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만큼 판권 정리도 잘 되어 있고, 또 판권사도 매우 협조적이란 얘깁니다. 더욱이 저 중에 맘에 드는 로봇이 있으면 프라모델을 구입할 수 있는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고… 오덕들의 천국이 따로 없….;;;;
가끔 인터넷을 서핑 하면서 [한국 슈퍼 로봇 열전]의 서평을 읽곤 하는데 어떤 분이 그런 말을 썼더라구요. “로봇의 제원이나 배경 등에 대해 자세히 써 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게 없다” 뭐 이런 뉘앙스였어요. 근데 그건 사실 제가 할 일은 아니죠. 국내에는 영상물 판권조차 정리가 안되어 있는데, 심지어 그 중 상당수는 흑역사 에요. 그렇게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겁니다. ‘슈퍼로봇대전’ 같은 게임을 만들만한 실력있는 개발자가 없는게 아니라 만들 수 없는 것 처럼요.
여튼 좀 부럽습니다. 사실 기회와 능력, 여건이 갖춰지면 90년대 이후의 특촬물부터 시작해 최근의 [헬로 카봇]이나 [터닝메카드] 같은 국산 로봇을 총망라하고 싶은데, 여기서부턴 네…. 문제가 좀 복잡해지죠. 뭐 그런 겁니다.
현실이 이런 고로 앞으로도 당분간… [전한국 애니메이션 로봇대전집] 같은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국내 유일의 로봇 전문서"인 [한국 슈퍼 로봇 열전: 만화편]이 기대만큼 잘 안팔리는….. -_-;;;
한국 슈퍼 로봇 열전 : 만화편 - 페니웨이 지음, lennono 그림/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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