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습니다. 감식반이 주인공인 [CSI] 시리즈를 비롯해 범죄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풀어 나가는 [크리미널 마인드], 독심술사가 경찰에 협조하는 [멘탈리스트], 세월을 넘어선 수사관의 집념을 그린 [트루 디텍티브] 등 소재나 캐릭터에 있어 실로 다양한 작품들이 해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지요.
기존의 이러한 경찰 드라마는 어떤 식이 되었든 사건이 있고, 이를 해결하는 이른바 ‘사건 수사’에 중점을 둔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수사하는 방식이나 수사관 캐릭터의 직업과 개성 정도겠지요. 그런데 영국의 6부작 드라마 [바빌론]은 이들과는 다른, 특이한 경찰 드라마입니다. 어떤 사건의 해결보다는 사건을 마주한 경찰 내부의 풍경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이미 [셜록]이나 [로우 윈터 썬] 등으로 영국 드라마에 대한 국내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미드와는 달리 보다 현실적이고 위트있는 대사와 소재를 무기로 저변을 넓혀가는 중이지요. [바빌론] 역시 전형적인 경찰 드라마와는 매우 다른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의 성격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강도높은 풍자성이랄까요.
ⓒ Sundance Channel. All rights reserved.
미디어의 폭발적인 성장과 더불어 경찰의 위상이 떨어진 시대, 런던의 경찰총장은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고자 미국의 홍보 전략가 리즈 가비를 정보통신팀장으로 선임합니다. 대중과 멀어진 경찰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미디어를 활용하려던 그녀의 계획은 런던에서 발생한 무작위 총기 저격사건으로 난관에 봉착합니다. 정치적 판단을 우선시하는 경찰총장, 언론에 정보를 몰래 흘리는 통신 보좌관, 부적절한 시점에 기자회견을 감행하는 시장 등 경찰 본부의 일상은 통제불능의 상태로 치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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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은 홍보 전략가 리즈 가비와 경찰총장 리처드 밀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긴 하지만 수사관 캐릭터 없이 16명에 달하는 인물들이 거의 대등한 비중을 가지고 각자의 에피소드를 엮어 가는 동시에 스피디한 전개와 촌철살인의 대사들로 인해 한 회가 훌쩍 지나갈 만큼 좋은 몰입도를 보입니다.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한 용의자를 자택에서 테이저 건으로 제압하는 경찰 특공대의 일화는 이 드라마의 성격을 잘 대변해 주는 영국식 유머의 진수를 보여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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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바빌론]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고, 런던 올림픽을 개막식을 총괄한 바 있는 대니 보일이 총감독과 크리에이터를 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바빌론]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런던 경찰 집단이 새로운 소셜미디어와 현대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직면하면서 생기는 유머러스하고 현실감있는 스토리에 매료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더군요. 또한 제임스 맥어보이가 출연한 [필스]의 존 S. 베어드 감독이 1~3편까지의 감독을 맡아 깔끔한 연출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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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의 국내방영은 오는 3월 1일 밤 11시에 선댄스 채널을 통해 첫 방송이 시작됩니다. 참고로 선댄스 채널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서 선댄스 키드 역을 맡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만든 채널로 다양한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독창적인 콘텐츠를 꽤 많이 확보한 채널입니다. [로우 윈터 썬]과 [워킹데드] 등을 제작한 AMC Networks Inc.에 소속되어 있지요.
[바빌론]은 수사에 맞춘 범죄물보다는 영국식 유머와 재치있는 대사로 허를 찌르는 풍자코미디를 선호하는 분들에게 제격일 거라 생각합니다. 메시지는 독창적이고, 유머와 드라마가 잘 조화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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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빌론] 방영 스케줄: 3월 1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11시 선댄스 채널에서 방영. (스카이라이프 68번, 올레TV 105번, SK브로드밴드 BTV 40번, LG U+ TV 47번)
선댄스채널 홈페이지 http://www.sundancechann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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