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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영화주간지 <매거진 M>에 송고한 원고를 블로그에 맞게 리뉴얼한 글입니다.

 

유명 작품을 리부트 혹은 리메이크 한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기존 팬들의 거센 반발은 말할 것도 없고, 과거의 유산을 새롭게 단장한다고해서 새로운 팬들이 유입된다는 보장도 없다. 소재고갈에 허덕이는 시기에 손쉽게 아이디어를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쉽게 얻는건 그만큼 큰 리스크를 동반하는 법이다.

SF사상 최장수 프렌차이즈인 [스타트렉]의 새로운 극장판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전세계의 트레키들은 [스타트렉: 네메시스] 이후 무려 7년 만에 돌아오는 [스타트렉]의 새 극장판에 귀가 솔깃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스타트렉: 더 비기닝]은 1964년에 시작된 오리지널 시리즈의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다룬 첫번째 프리퀄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트레키들에게 있어 윌리엄 샤트너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커크 선장을 연기한다거나 레너드 니모이를 대신할 새로운 스팍을 생각한다는 건 상상하기 조차 힘든 것이었을 뿐더러 벌써 반세기나 지나 추진력을 상실한 시리즈의 부활 자체가 무모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그럼에도 J.J 에이브람스 감독은 그러한 우려를 멋지게 불식시켰다. [스타트렉: 더 비기닝]은 주인공들의 젊은날을 그린 훌륭한 프리퀄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리부트였으며, 한편으로는 기존 [스타트렉] 오리지널 시리즈의 뒤를 잇는 명백한 씨퀄이기도 했다. 이 놀라운 조합은 기존 트레키들을 만족시켰음은 물론이거니와 새롭게 [스타트렉]을 접한 이들에게 있어서도 대단히 흥미진진한 것이었다. 그렇게 [스타트렉]은 말 그대로 기사회생했다.

이제 그 두번째 작품인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돌아왔다. 전작인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 그러했듯 현란한 비주얼을 앞세운 오프닝의 활극은 새로운 극장판이 선보이는 블록버스터적인 묘미의 시작을 알린다. 극중 대사에도 언급되듯이 모험과 탐사가 주임무인 기존 [스타트렉] 시리즈의 기본 전제와는 다르게 이번 작품은 군사작전에 가까운 액션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스케일은 더 커졌고 더 요란하며, 시종일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다소 정적인 SF드라마를 추구했던 오리지널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그렇다고 해서 여느 블록버스터들처럼 껍데기만 요란한 영화는 결코 아니다.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비교적 치밀한 스토리와 함께 캐릭터들의 매력과 드라마를 제대로 구축해 놓은 작품이다. 때문에 전작인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나 혹은 이전의 [스타트렉] 시리즈를 보지 못한 관객이라면 이야기를 따라잡기가 살짝 버거울 수도 있다. 반대로 말해서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고유의 세계관을 활용함에 있어 매우 충실하다.

앞서 언급했듯 프리퀄이자 씨퀄인 독특한 구조를 지닌 작품의 특성에 더해 이번에는 오리지널 극장판의 2편인 [스타트렉 II: 칸의 분노]를 리메이크하는 형태로 트레키들의 눈을 뻔쩍 뜨이게 만든다. 방사능으로 가득한 원자로 코어를 살리기 위해 희생을 치루는 스팍의 행동을 이번에는 커크 선장이 해낸다든지, 기존 시리즈의 설정을 파괴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체코프를 일부러 동력실로 내보내 ‘그분’과의 만남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 부분은 [스타트렉]의 마니아라면 무릎을 ‘탁’하고 치며 감탄할만큼 감독의 꼼꼼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무엇보다도 원조 스팍인 레너드 니모이가 전작에 이어 까메오로 등장하는 순간만큼은 트레키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드는 최고의 팬서비스다.

결국 이번에도 J.J 에이브람스는 기존 트레키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가볍게 영화를 즐기는 일반 관객에게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었다. 게다가 이렇게 꼼꼼한 영화를 만든 J.J.가 [스타트렉]의 마니아가 아니라는 사실은 무척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팬이 아니어도 이 정도인데, 그렇담 감독 스스로가 골수팬을 자청하는 [스타워즈]의 새로운 씨퀄 [스타워즈 Ep.7]의 완성도는 과연 어떨까. 영화계 양대 SF시리즈 모두를 손에 쥔 J.J.의 행보가 기대된다.

 

P.S

1.악당의 존재감이 큰 영화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속편열전에 소개될 [스타트렉 II: 칸의 분노]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쌍제이는 이번 작품에서 컴버배치에게 조커와 한니발, 그리고 [샤이닝]의 잭을 뒤섞은 캐릭터를 주문했다더군요. 결과는 대성공!

2.[스타트렉]에서 이렇게 추리물같은 스타일을 적용하니 훨씬 더 쌍제이스런 작품이 탄생하는군요.

3.[로보캅]의 피터 웰러는 이 작품 외에도 [스타트렉 TOS]의 100년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시리즈 [엔터프라이즈]에서 2개의 에피소드에 출연한 바가 있습니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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