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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존 - 이라크전의 불편한 진실

영화/ㄱ 2010. 3. 26. 09:27 Posted by 페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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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지 국내부 편집장인 라지브 찬드라세카란의 논픽션 소설을 영화화한 [그린 존]은 2003년 대량 살상무기를 핑계로 이라크를 침공했던 미국의 치부를 드러내는 헐리우드 영화다. 명분이야 어쨌든 이라크 침공의 원래 목적이 무엇인지는 만천하가 공공연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린 존]은 굳이 해묵은 소재를 다시 끄집어내어 그 진실을 관객에게 각인시키고자 한다. 어찌보면 [블러디 선데이]나 [플라이트 93] 같은 실제 사건에 근거한 영화를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으로 완성시킨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입맛에 딱 알맞다고나 할까.

핸드헬드 기법을 입신의 경지로 승화시킨 그의 작품답게 [그린 존]의 현장감은 상당하다. 이라크전이 한창이던 바그다드의 한복판에 와있는 듯한 느낌으로 실제 전쟁터를 누비고 다니는 대리체험의 시간을 만끽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번짓수를 제대로 찾은 셈이다. 유머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시종일관 건조한 긴장감만이 감도는 이 느낌이야 말로 전쟁영화가 폴 그린그래스식 스릴러를 만났을 때 비로소 맛 볼 수 있는 것이리라. 적어도 지금까지 폴 그린그래스의 연출방식에 매혹되었던 팬들이라면 이번에도 실망할 일은 없을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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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문제는 이 영화가 가진 소재다. 최근 헐리우드는 너무 많은 이라크전 관련 영화를 쏟아냈다. 이번 아카데미를 석권한 캐슬린 비글로우의 [허트 로커]는 평단의 극찬과 아카데미 특수라는 최고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정작 흥행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라크전을 소재로 한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다'는 징크스는 이제 정설로 굳어져가는 상황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린 존]은 이러한 악재를 피해갈만큼 엄청나게 대단한 작품은 아니다.

오락성을 유지하면서 나름대로의 진지한 노선을 추구했던 [본 얼티메이텀]과는 달리 [그린 존]은 사실에 근거한 르포성 영화다. 본 작품은 이라크전으로 밝혀진 미국의 도덕적 결함과 강대국의 손에 조국의 명운을 맡길 수밖에 없는 이라크 국민의 슬픔을 동시에 드러내려 하지만 그런 작품성 강한 영화로 보기에는 다소 가볍고, 오락영화로 보기엔 지나치게 무겁다. 그린그래스 감독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기를 십분 발휘해 영화를 완성시켰지만 이라크의 전장을 누비는 맷 데이먼의 모습이 불가분 제이슨 본을 연상시키며 전작의 잔영 아래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것도 썩 현명한 선택은 아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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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물론 [그린 존]이 재미없는 영화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린 존]은 진실을 파헤치는 자와 그것을 은폐하는 자와의 양보없는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스릴러이자, 이라크전의 본질을 가장 잘 표현한 전쟁영화이기도 하다. 분명 폴 그린그래스는 현 시점에서 비헐리우드적인 오락물을 가장 스타일리쉬하게 소화해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감독임에 틀림없다. 이미 '제이슨 본 시리즈'로 상업적 성공을 맛본 시점에서 초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으련만 [그린 존]은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면에서 만족스럽기까지 하다. 이것이 비록 [그린 존]이 흥행에 실패한다해도 폴 그린스래스의 차기작이 여전히 기대되는 이유다.


* [그린 존]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Universal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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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군요. 이라크전 관련 영화는 다 뜨질 못했군요.
    불편한 영화라 관객들이 외면하는 걸까요... 쩝

    2010.03.26 09:54 신고
  2. killerich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이라크전 영화 좋아하는데^^;;

    2010.03.26 10:30
  3. 램프의마법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겠어요, 맷데이먼 홧팅 !

    2010.03.26 10:36
  4. Sheknow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재미있게 봤지만, 흥행은 잘 안될거 같더라고요. ^^
    같이 봤던 친구도 실망한 기색이고..
    결말이 좀 허무하긴 했어요. 뭔가 '빵' 터지길 기대했었는데..
    적절한 구라가 더해졌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아쉬움이 남네요.

    2010.03.26 10:41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그린그래스 감독의 작품이지 싶습니다. 항상 적정선을 넘어서질 않지요. 감정의 기복이 정해져 있달까요. 제이슨 본 시리즈 역시 절제의 미학이 돋보이는 영화였지요. 물론 액션의 극한을 보여주긴 했습니다만 오버하는 느낌은 들지 않는...

      2010.03.26 22:19 신고
  5. 무비조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는 리뷰 나가고나면 욕을 많이 먹을 것 같아서
    다른 필진한테 맡기지 않고 제가 직접 작성을 했는데..
    ㅠㅠ 사실 전 <그린 존>이 아니고 <그린 본>인 줄 알았습니다..
    예전에 봤던 이라크 전쟁 영화보다 못한 것 같더라구요....

    특히 가장 실망했던 것은 1억불이나 들여서 찍을 영화인가 그런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2010.03.26 12:44
  6. 러브드웹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헉 이걸 봤어야 하는디 셔터아일랜드를 봤다능 아흐
    이거 다시 보러 가야겠어요~

    2010.03.26 12:52
  7.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시기를 잘못탄것 같습니다
    굳이 이 소재를 지금에서 써먹었을까요...
    오늘 보고왔는데 정말 블랙호크다운 저리가라 할정도로 리얼리티가 느껴진 영화였는데
    재미도 있고 잘 만든영화인데 참...애매모호 하네요

    그나저나 아무리 제이슨본을 머리속에서 지워도 본이 생각나는건 어쩔수없더군요...ㅠ.ㅠ

    2010.03.27 03:59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약간 야당(?) 기질이 있는 그린그래스에게는 언젠가 꼭 다뤄보고 싶은 소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다만 시기는 확실히 어중떠요. ㅡㅡ;;

      2010.03.27 09:51 신고
  8. 이빨요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좀 어중간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예 드라마를 강화해서 이라크전을 세세하게 파헤치는 식으로 올리버 스톤 영화 처럼 만들던지
    아니면 노골적으로 마이클 베이 스타일로 적절하게 밀리터리 오락영화로 만들던지 해야했습니다.
    뭔가 보여줄듯 하다가 한계가 있어서 포기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감독도 많이 고심했을듯한데 좀 어중간하게 되어버렸군요.

    기술적인 문제도 많이 보였습니다.
    폴 그린그래스가 만드는 액션 장면들은 솔직히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의 영화를 대부분 극장에서 봤는데 점점 핸드헬드가 심해지더군요.
    본 얼터메이텀 까지는 참을만했는데 그린존은 너무 심했습니다.
    겨우 버텼습니다.
    현재 상황을 좀 알아볼수있게 찍어야 하는데....
    이런류의 전쟁물은 "블랙호크다운" 이나 "허트로커" 같은 영화들이 있는데
    기술적이나 연출력으로 더 떨어지는것 같았습니다.

    연출자의 절제력이 좀 필요한듯싶어요.

    하지만 실망만 하지 않았던것이 그래도 이라크의 현실을 나름대로 표현할려고
    고심한 면들이 많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적어도 2007년작 "킹덤" 보다는 나았던것같아요.

    2010.03.28 15:25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전형적인 폴 그린그래스의 영화라고 생각되더군요. 아마 [플라이트 93]을 보셨다면 더욱 더 그런 느낌을 받으셨을거라 봅니다. 핸드헬드 뭐... 트레이드마크라서 그러려니 하는거고.. 올리버 스톤이나 다른 감독과는 다르게 그린그래스의 연출법은 굉장히 건조하죠. 그래서 더 매력적인게 아닐까 싶습니다.

      2010.03.28 15:55 신고
  9. 아도니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친과 이걸 예매했었는데, 갑자기 비밀애 보고싶다고 하는바람에 비밀애를 봤어요,.;

    최악의 선택이 아니었나 싶네요.;

    2010.03.28 17:13
  10. supab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굳이 좋다, 나쁘다 둘 중 하나로 고르라면 좋았다라고 말하겠지만 좀 뜨뜨미지근한 느낌이에요.
    확실이 맷 데이먼을 캐스팅한 것은 양날의 검이 된 것 같구요.. 오랜만에 본 시리즈를 다시 볼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ㅋㅋ

    2010.03.29 00:04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본 시리즈의 잔영이 강하게 남죠. 사실 한편으로는 [그린 존]을 보면서, 이대로 본시리즈 4편을 만들어도 큰 걱정은 안해도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2010.03.29 10:12 신고
  11. al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재미난 영화를 본거 같습니다. 셔터 아일랜드 제로포커스등에 전혀 긴장감을 못 봤는데 그린존은 긴장감이 넘치더군요 액션신과 카메라 흔들림 음악과 효과음은 마치 제가 이라크에 와 있는 착각까지 주더군요.
    배우랑 감독이 본 시리즈랑 같아서 본시리즈 프리퀄 같은 느낌도 줍니다. 밀러가 이후에 호감을 느낀 브라운 국장을 따라 트레드스톤 프로젝트에 지원하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농담입니다)
    암튼 마지막에 이라크 장국과 브릭스 소령이 허무하게 죽지만 정말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2010.03.30 22:12
  12. pd쿼트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서 왜 흥행을 못 하는지 참 궁금하네요
    본 울티메이텀을 극장에서 놓치고 dvd로 봐서 그런지,
    오히려 그린존이 더 박진감있게 보았습니다.
    다만, 폴 그린그래스의 전매특허가 이제 그 약발이 다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2010.03.31 21:49
  13. 환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보면서는 추격전은 나름 볼만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오면서는 뭔가.. 남는게 없는 것 같단 느낌이 단점 같네요...

    2010.04.01 08:44
  14. accor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일 볼예정인데 리뷰를 좋게 써주셨으니 조금 기대가 되네요
    맷데이먼은 개인적으로 그닥 좋아하는 배우가 아닌데 필모그래피를 보니
    그 배우가 출연한 대부분의 영화를 다 봤더군요 아이러니 하다고 해야하나
    그 배우의 시나리오 고르는 안목이 좋다고 해야하나~

    2010.04.07 00:10
  15. accor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금 이영화를 보고왔는데 전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닥 이라크전쟁에 관해서 관심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꽤나 몰입이 되더군요
    근데 앞서 글쓴분들처럼 본시리즈가 생각난다고 했는데 저역시 본이 연상되더군요
    본이 미군에 들어갔나? 라는 생각들었지만 그건 뭐 그대로 넘어가면 되는것 이니까요
    근데 흥행은 될런지는 모르겠네요 오늘 영화를 봤는데 월요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상영관에 저 혼자더군요 ㅋㅋㅋ 간만에 상영관 전세낸 기분으로 옆으로 누워서 영화봤지요 ㅋ

    2010.04.07 14:07
  16. rainism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핸드헬드 씬은 오히려 '본 얼티메이텀'에서의 워털루 역 장면이 입신의 경지라고 생각합니다만은...

    2010.04.13 17:16
  17. Reignm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장감이 상당하다못해 지나치다고 느껴지더군요.
    그린 존을 보기전날 허트 로커를 봐서인지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나봐요. 흐흐

    2010.04.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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