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다란 관속에 갇힌 남자의 이야기는 [베리드]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프랭크 다라본트의 TV영화 [생매장]이 있었고, 비교적 근래에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을 맡았던 [C.S.I] 시즌 5의 마지막 에피소드 'Grave Danger'에서도 동일한 소재가 사용되었으며, 이는 타란티노의 [킬 빌 Vol.2]에서 다시 한번 사용된다. 그러나 [베리드]의 느낌은 다분히 조엘 슈마허의 [폰부스]에 더 가까운 작품으로 보인다. 전화박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과 오로지 목소리로만 지시를 내리는 범인의 관계 뿐만이 아니라 저예산이지만 철저하게 서스펜스로만 극을 이끌고 가는 점에 있어서의 유사성이랄까. 하지만 [베리드]는 어떤 영화도 시도하지 않은 지독한 공간적 제한을 가한다는 면에서 무척 흥미롭다. 이는 앞서 언급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