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센치해진 기분으로 몇글자 남겨본다. 잠도 안오고, 출판 원고는 안써지고, 이리저리 뒹굴뒹굴하다가 굿다운로드 서비스로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다시 다운받아 봤다. 정식 리뷰에도 남겼듯 이 영화가 웰메이드라는 사실에는 별로 동의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좋아하는 건 이만큼 남자의 연애심리를 잘 표현한 작품이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나 마지막 프로포즈 장면에서의 디테일은 정말이지 한국 멜로물 중에서는 보기 드문 명장면이다. 뭐 그냥 생각없이 보기에는 여성들의 연애 판타지를 채워주는 영화같은 프로포즈라고 느끼겠지만 남자들의 시선에서는 한없이 마음이 아려오는 장면이니까. 남자는 준비한 하얀조개를 열어 여자에게 반지를 바친다. '사랑합니다' 그런 남자의 모습이 기특한듯 여자는 감격의 표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