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로보트 태권브이]를 거쳐 수많은 자기복제의 정체기를 지나 범작과 표절작들의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 애니메이션계는 1980년대 중반 역동의 과도기를 맞이한다. 바로 실사합성 애니메이션인 [외계에서 온 우뢰매]가 등장한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합성하는 시도는 이미 우뢰매 등장 이전인 1985년에 [로보트왕 선샤크]에서 이루어진 바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실사 파트와 애니메이션 파트를 완전히 분리시킨 터라 단순한 필름 짜깁기에 가까운 형태였고, 실사 화면에 애니메이션을 기술적으로 합성시킨 시도는 [외계에서 온 우뢰매]가 최초다.
[똘이와 제타로보트]의 실패로 한계 상황까지 왔던 김청기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 마땅한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던 차에 일본에서 이미 대중화 되어 있던 특촬물 분야로 눈길을 돌렸다. [외계에서 온 우뢰매]에 대한 가장 정확한 평가는 한국형 특촬물의 탄생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이 같은 시도는 지금 시각에서 보면 어설프고 조악할지 몰라도, 당시로서는 신선한 기법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외계에서 온 우뢰매]는 장장 9편까지 제작되는 장수 프렌차이즈로 발전하게 되는데, [외계에서 온 우뢰매]의 흥행성공은 그야말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켜 수많은 아류작들의 범람을 가져 온 계기가 되었다.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 [외계 우뢰용], [로보트 스타짱가], [외계 번개용] 등 도저히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수준의 실사합성 애니메이션이 쏟아졌는데, 이 작품들은 하나 같이 [외계에서 온 우뢰매]가 지녔던 한계와 단점만 고스란히 반복, 재생산하였기 때문에 한국형 특촬물의 시장을 키우기 보다는 오히려 잠재력을 갉아먹는 역효과를 낳았다.
결국 [외계에서 온 우뢰매] 역시 박수칠 때 떠나지 못한 채 쓸쓸한 퇴장을 해야 했지만, 본 시리즈로 촉발된 실사합성 애니메이션은 자연스럽게 비디오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저예산 아동용 특촬물이라는 마이너한 영역으로 자리잡아 한동안 생명력을 유지하게 되었다.
그나마 이 분야의 ‘원조’ 소리를 듣는 덕분일까. [외계에서 온 우뢰매]는 DVD 시장이 활황이던 시절, 시리즈 전편이 박스셋으로 출시되었다. 비슷한 시기 개봉했던 아류작들은 DVD로 출시조차 못했고, [로보트 태권브이]처럼 시리즈 일부가 누락된 것도 아닌 온전한 시리즈가 발매된 건 꽤나 특별한 경우라 하겠다. 그러나 이젠 이 마저도 세월이 오래 흐른 탓에 구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4K의 고화질을 논하는 요즘 시대에는 너무 구닥다리 스펙이 되어 버린 탓에 누군가는 복원 작업을 해야 했다.
[로보트 태권브이] 복원판 블루레이 박스셋을 기획했던 하비플렉스의 다음 프로젝트로 [외계에서 온 우뢰매] 얼티밋 에디션 박스셋이 결정된 건 어찌 보면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복원 프로젝트의 핵심 코어라 할 만한 복원 전문가 lennono님의 우뢰매에 대한 사랑은 그가 국내 유일의 팬사이트인 [우뢰매닷컴]의 운영자라는 점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실 우뢰매 20주년 기념 DVD 박스셋의 기획자도 바로 lennono님이다) 한 마디로 “내가 안하면 아무도 안할꺼”란 생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분명 지난 [로보트 태권브이]처럼 [외계에서 온 우뢰매] 또한 원죄적인 한계와 과오가 존재하는 작품이지만 이제 우리는 한국 애니메이션사의 큰 획을 그은 두 시리즈의 온전한 블루레이를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계에서 온 우뢰매
[외계에서 온 우뢰매] 1편은 김청기 감독의 1978년작 [황금날개 123]의 느슨한 리메이크라고 보면 딱 맞다. 동네 바보 같은 청년이 우연히 지구로 도망친 외계인으로부터 초능력을 얻게 되어 지구를 위기로부터 구하게 되는 슈퍼히어로가 된다는 설정을 그대로 차용한 작품이다.
기본적으로는 실사 영화를 베이스로 하고 있으며, 특수효과나 우뢰매 메카의 등장과 같이 실사로 구현이 어려운 부분들을 애니메이션으로 합성하는 방식으로 연출했다. 이 때문에 최초의 실사합성 애니메이션이라고 불리게 되었지만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본 작품은 애니메이션 보다는 특촬물의 개념에 훨씬 더 가깝다.
스폰서인 뽀빠이과학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우뢰매의 디자인은 [닌자전사 토비카게]의 봉뢰응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사실 이 부분이 [외계에서 온 우뢰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고착화 시킨 결정타가 되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외계에서 온 우뢰매]에서 눈여겨 볼 한 가지는 바로 전문 배우가 아닌 당대의 인기 코미디언을 주연으로 캐스팅한 점이다. 지금에야 감독으로 전향한 이후의 행보로 많은 논란을 빚은 인물이지만 “코미디언” 심형래의 위상은 당시로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대단한 위상을 자랑했던 인물이다. 이 작품 이후로 심형래는 수많은 아동물의 주연배우로 제2의 아이덴티티를 확보하게 된다.
사실 심형래는 [외계에서 온 우뢰매] 이전부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었다. 오늘날 코미디언 심형래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구”는 원래 1986년작 [여로]에서 심형래가 맡았던 역할이다. 여기서 심형래는 정극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해 [외계에서 온 우뢰매]가 개봉하면서 아동용 특촬물 전문 배우로 자리매김 한다.
[외계에서 온 우뢰매]의 또 다른 특이점이라면 바로 히로인인 데일리다. 1편에서는 신인 여배우 천은경이 데일리를 연기했는데, 청순한 외모와 함께 뭇 사내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 전신 타이즈 코스튬으로 인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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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아무래도 시리즈 중 메가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니만큼 필름의 보존 상태가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열악하다. 물론 이는 상대적인 기준일 뿐 과거 베타소스를 기초로 한 DVD와는 원천적인 차이를 느끼게 한다. 원본 소스에서 필름 스크레치 제거 및 색상 보정과 화면 떨림 현상을 잡는 작업 등을 매 프레임마다 수행한 관계로 거의 필름 복원에만 2년 여의 시간을 쏟아 부었다고 하니 결과물을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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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의 경우 1~6편까지는 오리지널 사운드를 사용한 2.0ch. 스테레오와 이번에 새롭게 리마스터링한 True HD 5.1ch.을 수록했고, 7~9편까지는 2.0ch. 스테레오를 채택했다. 과거 DVD 판본에서도 1,2,3편에는 5.1ch.를 수록한 바 있으나 당시에는 무늬만 5.1 ch.인 사운드였고, 본 블루레이에서는 AI 기술을 동원해 채널 분리를 강화한 진짜 5.1 ch.이니 기대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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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분 40초 가량의 오리지널 비율의 오프닝이 제공된다. 이는 이번 블루레이 리마스터링을 통해 원래 극장 상영비율인 16:9의 화면비로 복원하였기 때문인데, 복원에 쓰인 필름의 오리지널 비율이 4:3의 비율인 관계로 화면정보의 차이가 다소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리지널 오프닝
▷블루레이 오프닝
또한 서울동화에서 자사 출판사를 통해 자체적으로 발간한 코믹컬라이즈 만화도 수록되어 있어 수집가들 사이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만화책을 구입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또 다른 선물이다.
촬영현장을 담은 스냅사진과 프라모델 완구 사진 및 관련자료들을 수록한 갤러리도 볼만하다. .
외계에서 온 우뢰매 2
전편의 어마어마한 흥행에 힘입어 일사천리로 제작된 속편이다. 김청기 감독은 과거 [로보트 태권브이] 제작 당시에도 속편을 무려 반년만에 해치운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 장기를 십분 발휘해 반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뚝딱 만들어 내놓게 된다. 그 때문에 애니메이션 합성을 거의 시도하지 않아 사실상 실사 영화나 다름없는 작품이 되어 버렸다.
이번에는 외계 3인이라는 악당들이 등장해 지구 정복을 노린다는 내용인데, 외계에서 온 3인방이라는 설정이 어쩐지 [슈퍼맨 2]의 조드 일당을 연상케 하는 느낌이 없지 않다. 생김새는 살찐 미이라를 보는 듯 퉁퉁한 모양새이지만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모습과 에스퍼맨을 극한의 위기까지 몰고 갔다는 점에서 시리즈 최강의 빌런으로 손꼽힌다.
급하게 제작한 탓인지 애니메이션 파트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우뢰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확 줄게 되었고, 그마저도 조그마한 프라모델을 그대로 사용해 뭔가 로봇다운 위압감을 전혀 주지 못한다. 하지만 1편에서 지적되었던 메카닉 디자인 표절 논란을 극복하고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바뀐 우뢰매의 모습이 인상적이며, 전편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었던 데일리 역에는 [소금장수]에 캐스팅된 천은경이 하차하고, 대신 송금란이 2대 데일리로 신고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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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매2탄 오리지널 비율 본편 4:3 Full Screen (1080p)
우뢰매2탄 TV방송 광고 (480p)
우뢰매2탄 만화 (1987년 채일병)
우뢰매2탄 프라모델 완구 갤러리 (뽀빠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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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에서 온 우뢰매 3: 전격 3작전
어느 여름날, 바닷가에서 차돌이가 정체불명의 알을 줍게 되는데, 그 알에서 외계인인 리안삐가 태어난다. 차돌이와 리안삐는 종을 초월한 우정을 나누게 되지만 리안삐의 부모인 리안과 삐용은 아이를 되찾기 위해 루시퍼의 수하가 되어 지구에 나타나 에스퍼맨을 위협한다.
본 작품은 2편에 이어 더욱 우뢰매의 비중이 줄어들었는데, 에너지의 고갈로 인해 휴지기를 가진 우뢰매라는 설정을 도입했고, 그를 대신에 타이틀에 등장한 전격 3호기라고 불리는 신종 메카가 등장시켰다. 장갑차, 경주용 자동차, 헬리콥터가 각각 합체, 분리되는 기믹을 가진 괴상한 기체로서 헬리콥터는 [출동! 에어울프]의 에어울프를 베낀 것이 역력하다. 아예 부제인 [전격 3작전] 부터가 [전격제트작전]에서 따온 듯 하다.
1,2편의 흥행에 힙입어 더 많은 제작비를 과감하게 투입한 덕분에 애니메이션 분량이 대폭 증가했으며, 새롭게 리모델링된 우뢰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클라이막스에서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우뢰매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동네나 산골짜기에서 짬짬이 촬영을 했던 전작들과는 다르게 제대로 된 세트시설을 갖춰 훨씬 더 정돈되고 스케일이 커진 느낌을 준다.
또한 베테랑 배우 김수미와 인기 코미디언 김학래를 영입해 변화를 꾀했고, 악역 중 삐용의 역할은 훗날 어른들의 세계에서 더 유명해진 강리나가 맡았는데, 당시 모델 에이전시를 하는 언니의 전화를 받고 당연히 광고 촬영인 줄 알았다가 얼떨결에 찍게 된 작품이라고 알려졌다. 그녀의 과감한 시스루 복장은 지금도 우뢰매 팬들에게 회자되는 부분.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던 부분은 원조 데일리 천은경의 컴백이었다. 데일리 누나를 돌려달라는 꼬마팬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의해 천은경을 다시 캐스팅했다고 하니, 그 당시 그녀가 누렸던 인기를 짐작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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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매3탄 16mm 편집용 러쉬필름 7-8권 (4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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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아이스바 우뢰매 광고1 (4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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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매3탄 만화 (1987년 채일병)
우뢰매3탄 프라모델 완구 갤러리 (뽀빠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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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에서 온 우뢰매 4: 썬더브이 출동
지구를 노리는 우주여왕 링구와 사이보그로 환생해 링구의 편에 가담한 남궁박사를 막는 에스퍼맨과 데일리의 활약을 담았다. 적에게 넘어간 우뢰매라는 설정을 도입해 이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또 하나의 로봇, 썬더브이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처럼 아군의 주력 로봇이 적에게 넘어간다는 설정은 일찍이 [84 태권브이]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1,2,3편으로 흑자를 두둑하게 낸 서울동화의 전성기 시절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우뢰매 시리즈를 통들어 가장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대기권 밖에서 전개되는 내용도 과감하지만 꽤나 짜임새가 있으며, 중견급 배우인 남궁원과 박암을 캐스팅하는 등 작품 외적인 면에서도 제작진의 야심이 느껴진다.
제작진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동시에 촬영에 들어간 서울동화의 히어로물 [슈퍼 홍길동]을 찍기 위해 김청기 감독이 총감독으로 이름을 올렸고, 실질적인 연출은 조명화 감독이 담당했다. 이후 조명화 감독은 [뉴머신 우뢰매 5], [슈퍼 홍길동 2], [바이오맨] 등 서울동화의 간판 감독으로 활약한다.
전반적으로 매우 공들인 작품이었음에도, 흥행면에서는 동시기 개봉한 [슈퍼 홍길동]에 밀려 우뢰매 프렌차이즈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실감케 했으며, 원조 데일리인 천은경 역시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하차해 사실상 초기 우뢰매 시리즈를 마감하는 작품으로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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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매4탄 프라모델 완구 갤러리 (뽀빠이과학, 서울동화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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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머신 우뢰매 5
우주 정찰 중 괴비행체에 의해 격추당한 우뢰매를 대신해 새로운 우뢰매를 찾아나선 에스퍼맨과 데일리의 모험을 그린 작품. 시리즈 5편으로 넘어오면서 관객들의 피로감을 인식한 듯 여러모로 재정비에 가까운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태국 올로케이션을 감행해 아동영화로는 최초로 해외에서 촬영을 했다. 기존 우뢰매가 파괴되고 말 그대로 ‘뉴머신’ 우뢰매를 찾아나서는 내용으로, 모처럼 우뢰매의 디자인이 올 체인지 되었는데, 표절 색체를 완전히 벗어나 ‘매’를 연상시키는 독자적인 형태로서 메카닉 디자인으로는 큰 호평을 받았다. 변신 기믹을 버리고 분리, 합체의 컨셉을 도입한 것도 나름 신선한 점.
전작에서 하차한 천은경을 대신해 3대 데일리로 이혜진이 캐스팅되었으며, 원로배우 박암의 유작이기도 하다.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차돌이와 보미가 등장하지 않는 것도 특이하다. 우뢰매 시리즈의 히어로인 심형래가 스케줄 문제로 후반부에서는 대역이 사용되었으며, 동시기 [스파크맨]의 제작사인 대원동화와 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서울동화와는 이때부터 다소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된다.
전체적으로 루즈한 전반부에 비해 에스퍼맨과 빌런 베가의 대결 구도와 뉴머신 우뢰매의 박진감 넘치는 활약상이 펼쳐지는 후반부가 이를 상쇄하며, 시리즈 중에서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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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우뢰매 89년 1월호 TV방송 광고 (480p)
월간우뢰매 속 우뢰매
우뢰매5탄 프라모델 완구 갤러리 (서울동화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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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대 우뢰매 6
은하계를 정복하려는 지하제국의 알몬이 반란을 일으켜 지저인들을 장악하고, 공룡로보트를 만들어 지상 세계에도 마수를 뻗친다. 뉴머신 우뢰매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신비한 파란 돌의 에너지를 받아 더욱 강력해진 우뢰매를 앞세운 에스퍼맨과 데일리는 알몬의 야욕을 분쇄하고 지저세계의 평화를 되찾는다.
4,5편을 감독한 조명화 감독이 물러나고 김청기 감독이 마지막으로 직접 연출을 담당한 극장용 우뢰매다. 우뢰매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파격적인 변화를 준 작품으로서 주인공인 심형래가 [우뢰매]와 [슈퍼홍길동]에서 모두 하차하고 대원동화로 가면서 한정호가 새로운 에스퍼맨이 되었고, 4대 데일리로 김종아가 합류했으며 보미와 차돌이 역시 이영호와 김보라나로 바뀌면서 사실상 주요 배역이 전부 교체되었다. 그나마 우뢰매 1,2탄의 엄용수가 다시 복귀한 것이 의외라면 의외다.
심형래와는 달리 호남형에 키도 훤칠한 한정호가 장길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에스퍼맨이 된 만큼 캐릭터성도 이에 맞춰서 바꿔야 할 필요가 있었으나 심형래가 소화한 바보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오는 바람에 어색한 개그만 남발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전편의 뉴머신 우뢰매가 대파되고 새롭게 등장한 우뢰매는 시리즈 최초의 중무장형 기체로서 디자인의 유려함을 포기한 대신 스펙적인 면에서 최강의 화력을 선보였다. 다만 적의 메카닉으로 등장하는 공룡로보트는 어이없게도 일본의 조이드 장남감들을 실사로 확대해 촬영하는 바람에 어린이들의 눈높이에도 너무 허접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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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출연진의 교체로 인한 어색함, 성의없는 메카닉 연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우뢰매 시리즈는 사실상 생명력을 잃고 만다. 이후 등장한 우뢰매 7편부터는 1~6편까지 이어진 우뢰매와는 다른 세계관으로서 팬들 사이에서도 일종의 흑역사 취급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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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매6탄 오리지널 비율 본편 4:3 Full Screen (10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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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우뢰매 7
임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시리즈 7편으로 스토리는 [외계에서 온 우뢰매] 1편과 거의 유사하며 일종의 리부트로 기획된 작품이다. 완구사의 스폰서 없이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조잡한 완성도를 보여주며 애니메이션 파트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아 사실상의 전대물에 가깝다.
오랜만에 심형래가 에스퍼맨으로 돌아왔지만 전작으로부터 3년 후에야 개봉한 이 작품을 기다린 팬들은 거의 없었고, 실사합성 애니메이션이 사양길로 접어든 가운데, 우뢰매 프렌차이즈라고 별 수 없음을 증명했을 뿐이다.
[돌아온 우뢰매 7]를 포함한 이후의 세 작품은 비디오용 소스를 업스케일한 관계로 디스크 한 장에 모두 수록되었다. 당연히 영상의 퀄리티도 이전의 작품들 보다는 떨어진 편이니 감안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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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맨과 우뢰매 8
렌탈 비디오 시장을 겨냥해 나온 작품. 8편이라는 넘버링이 부끄럽게 독립된 작품이 아닌 1~3편을 짜깁기한 총집편이다. 사실 과거에도 서울동화에서 [로보트군단과 메카3]라는 재활용 짜깁기 작품으로 동심을 유린한 전력이 있었는데 비슷한 일을 또 다시 자행한 것이다.
작품 초반 깡통로보트가 출연하는 것에 대한 반가움도 잠시, 작품의 실체를 확인한 많은 이들의 허탈감과 분노를 일으켰던 희대의 괴작. 본 블루레이에 포함시킬지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시리즈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넣어야만 했던 계륵 같은 작품이다.
[우뢰매] 1,2,3편을 그대로 짜깁기 한 작품이니 만큼 필름소스를 사용했지만 이번 블루레이를 위해 따로 복원을 하지는 않았으니 참고하시길.
무적의 파이터 우뢰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자 [돌아온 우뢰매 7]에서 동일하게 이어지는 정식 후속작으로 역시나 비디오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다. 이번에는 조감독 출신의 이한열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워낙 저예산으로 제작된 탓에 우뢰매 시리즈가 지닌 본연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우뢰매의 활약은 커녕 심형래의 에스퍼맨 또한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그런 비디오용 영화로 추레하게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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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구성
이미 [로보트 태권브이] 얼티밋 에디션을 출시했던 하비플렉스의 프로젝트 답게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구성으로 중무장했다. 먼저 [외계에서 온 우뢰매] UE 박스셋의 본편은 극장판 1~4편까지를 수록한 Vol.1, 극장판 5,6, 비디오판 7,8,9를 수록한 Vol.2의 디지팩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시나리오북과, 스틸포토북이 하나의 아웃박스에 수납되는 형태다.
각각의 디지팩에는 대한민국 굴지의 메카닉 디자이너이자 DVD프라임의 회원인 lennono가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일러스트를 담아 놓았다.
스틸 포토북은 이번 [외계에서 온 우뢰매] UE 박스셋에서 건진 또 하나의 보물이라고 할 만큼 진귀한 자료인데, 제작 당시 영화 스틸을 담당했던 양기주씨가 소장 중이던 필름 원본을 디지털로 보정하여 마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것과 같은 선명한 화질로 모아 놓은 앨범이다. 촬영장의 비하인드 스냅샷과 B컷 등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첩으로 극장판 1~6편까지의 자료가 모두 담겨 있다.
시나리오 북은 애초에 구상했던 오리지널 스토리를 담아낸 자료로서 1~7편까지의 시나리오가 모두 수록되어 있다. 역시나 소장가치를 높이는 진귀한 자료다.
이어서 특별부록이 제공되는데, 한정판 패키지 구매자들을 위한 특전으로 김청기 감독이 직접 그린 우뢰매 펜화 인쇄용지에 친필싸인이 들어간 싸인본이 제공된다.
마치며
오늘날 [외계에서 온 우뢰매]는 사실 구닥다리 SF, 내지는 기술적인 한계가 너무나도 명확했던 시절의 촌스러운 영화를 가리키는 비속어 정도로 취급되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남다른 추억을 지닌 팬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한국식 전대물을 꿈꿨던 도전 정신을 생각해 보면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역사에 있어서도 나름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외계에서 온 우뢰매] UE 박스셋은 그러한 추억, 의미, 단점과 오명을 모두 가감없이 담아낸 제품으로서 매우 뜻깊은 시도라 하겠다. 지난 [로보트 태권브이] 얼티밋 에디션을 리뷰하면서 필자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 2부작과 같은 걸작들도 빨리 출시될 것을 희망했는데, 그러한 소망이 실제로도 거짓말처럼 이루어졌고, [외계에서 온 우뢰매] UE 박스셋과 같은 좀처럼 실현되기 힘든 프로젝트도 이루어 졌다. 갈길이 아직 멀다. 고전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발굴과 상품화는 여전히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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