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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 드니 빌뇌브식 미지와의 조우

영화/ㅋ 2017. 2. 3. 09:00 Posted by 페니웨이™

 

 

 

 

언제부터인가 이름만으로도 믿음을 심어주는 감독이 생겼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 자신의 이름을 알린 [그을린 사랑]에서의 메가톤급 충격 이후 이 감독의 영화는 빼놓지 않고 봐 왔습니다.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급의 믿고보는 감독이라기엔 뭔가 좀 부족한 면도 있고 불안요소도 상존하는 연출가이긴 합니다. 특히 서사의 불분명함은 대중들의 관점에서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큰 요인이지요.

그럼에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에는 뭔가 독특한 페이소스가 담겨 있습니다. 일단 내러티브에서 기존 헐리우드의 공식을 전혀 따라가지 않습니다. 굉장히 낯설고 당혹스러우며, 이게 뭐지;;; 싶은 불안감을 안기죠. 반복되는 얘기일지도 모릅니다만 이 부분은 대중들의 호불호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절대 식상하진 않지요.

이번에 개봉한 [컨택트] 역시 빌뇌브 감독의 특성이나 화법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작품입니다. 일견 SF의 외피를 두르고 있긴 하지만 이 영화를 드라마로 봐야 할지, 스릴러로 봐야 할지, 미스터리로 봐야 할지 헷갈리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세계 12곳의 장소에 거대한 미확인 비행물체가 출현합니다.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는 이들과 접촉하기 위해 각국은 나름의 방식대로 이 기묘한 방문객들과 접촉을 시도합니다. 미국에는 언어학자 루이스와 물리학자 이안이 이 임무를 맡게 되지요. 적의는 보이지 않지만 목적도 분명하지 않은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각 나라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이들과 대화를 시도해 나갑니다.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테드 창의 단편집 표제작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외계인과의 언어를 수집해 이들과 대화하며 소통하는 과정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초반부터 묵직한 긴장감으로 몰입도를 한층 높힌 이 작품은 외계인의 목적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으로 밀도있게 서스펜스를 유지해 나갑니다. 여기에 중간중간 주인공 루이스의 개인사를 삽입해 액자식 구성으로 내러티브를 나열하는데, 이 연출 방식에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이를 소설로 따지자면 일종의 서술트릭에 해당하겠지요.

SF라는 장르의 보편 타탕한 전개를 기대했다면 역시나 당혹스러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에 있어 외계인이니 하는 것들은 그저 소도구일 뿐, 진짜는 따로 숨어있거든요. 개인적으로 보면 사실 이 영화의 제목 자체가 일종의 페이크였다고 봅니다. 원제인 [Arrival]이나 국내명 [컨택트] 둘 다 말이지요. 영화를 보시면 왜 테드 창의 단편 제목이 그 것이었나를 깨닫게 될 겁니다.

난이도가 제법 높은 편이지만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나 [에너미] 만큼 불친절하진 않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입장에선 굉장히 대중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풀어냈거든요. 적당한 각색을 포함해서요. 배우들의 연기 모두 수준급이고 특히 에이미 애덤스의 연기가 좋습니다. (최근 나이가 급 들어보이긴 하지만) 동안을 기반으로 한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그녀의 외모를 십분 활용한 캐릭터였달까요. 그런 면에서 이번 아카데미 노미네이션 실패는 좀 아쉽네요.

더불어 [시카리오]에서 포텐을 터트렸던 요한 요한슨의 음악이 압권입니다. 내러티브와 동화되는 OST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차기작 [블레이드 러너 2046]에서도 고인이 된 반젤리스를 이어 음악을 맡았는데, 드니 빌뇌브의 음악적 동반자로 다시 한번 그 저력을 보여줄 것을 기대해 봅니다.

익숙함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색다른 SF로의 접근법을 시도한 [컨택트]는 상당히 고급스런 감성의 영역에 있는 작품입니다. 요는 이 낯선 접근법을 즐기느냐 배척하느냐의 문제겠지요. 아마 이전에도 그랬듯이 드니 빌뇌브 감독의 스타일이 불편했던 사람들은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구요. 전 뭐…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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