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양재동에 위치한 EBS 스페이스공감에서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EBS 국제다큐영화제 블로거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오프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는데요, 덕분에 그간 얼굴을 못봤던 여러 이웃 블로거분들을 뵐 수 있었습니다.
간담회 자리에는 태터앤미디어 파트너 블로거들 외에 EBS 윤문상 부사장, EIDF 수석 프로그래머 오정호 PD를 비롯한 EBS 관계자 분들이 참석해 이번 2013 EIDF의 개요와 추천작들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2013 EIDF에는 무려 91개국에서 756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그 중 23개국 54편이 최종 선정되었는데요, 윤문상 부사장님의 말을 인용하자면 23개 나라에서 본 54명의 각기 다른 시선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비단 학교 입시교육만이 교육은 아니라는 얘기지요. 어찌보면 이런게 진정 살아있는 교육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EIDF가 예산의 한계나 교육방송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아직도 홍보가 잘 안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간담회가 끝나고 나서는 개막작 [블랙아웃]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어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지인들과 모처럼 담소를 나누며 오붓한 시간을 가졌네요.
이번 영화제에서 눈여겨 봐둘 작품들 몇개를 소개하자면 먼저 개막작인 [블랙아웃]이 있습니다. 에바 웨버 감독의 이 작품은 자원이 풍부해 서부 아프리카의 저수지라 불리는 기니의 상황을 파헤칩니다. 특히 초점을 맞춘 것은 학업을 마치고 난 아이들의 생활인데요, 저녁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21세기의 형설지공을 몸소 실천할 수 밖에 없는 비참한 현실에 눈을 돌립니다. 저는 이 작품을 이날 블로거분들과 처음 접했는데, 너무나도 우리의 현실과 닮아서 소름이 돋을 정도더군요. 나중에 이 작품에 대해서는 별도의 리뷰를 남길 예정입니다.
다음으로 추천할 만한 작품은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입니다. [우주전쟁]의 원작자이기도 한 H.G. 웰스는 인류가 모든 정보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해 예견한 바 있는데요, 오늘날의 상황이 바로 그러하지요. 특히 1천만권의 전자책을 스캔해 이를 데이터베이스화 시킨 구글의 프로젝트는 현재 저작권 논란에 이어 모든 정보와 지식을 통제하는 이른바 빅 브라더의 현시라는 의혹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요?
[나는 암살당할 것이다]는 한 편의 스릴러를 보듯 치밀한 구성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이 있는 다큐입니다. 2009년 돌연 암살당한 과테말라의 로드리고 로젠버그라는 변호사의 사후에 공개된 그의 영상메세지에는 놀랍게도 로젠버그의 정적인 현직 대통령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이 영상이 유투브에 공개되면서 과테말라는 정치적인 소용돌이에 휩싸입니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급기야 대통령은 유엔에 조사관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하게 됩니다. 내용만 들어봐도 흥미진진하지 않나요?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대하는 작품입니다.
한편 10월 19일 고려대 시네마트랩에서만 상영되는 [계단]라는 작품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이 작품은 무려 6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상영시간을 가진 다큐멘터리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작가 마이클 피터슨의 아내가 사망한채 발견되는데 남편인 피터슨이 범인으로 지목되어 기나긴 법정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이 사건의 유무죄를 가리는 법정공방의 요약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사법제도와 그 문제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약 46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속편 [계단 2]에서는 1편에서 시간이 흐른 다음의 반전을 소개하고 있으니 법정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나 법조계에 계신분들이라면 필견의 작품이 되겠습니다. 아쉽게도 본 작품은 오프라인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2013 EIDF의 주제는 '진실의 힘'입니다. 삶의 진실한 모습을 담는 다큐멘터리 본연의 역할에 가장 걸맞는 테마라 하겠습니다. 공중파와 극장가를 통해 동시에 개최되는 이번 2013 EBS 다큐멘터리 영화제는 오는 10월 18일에 개막되며 EBS 방송에서는 하루 8시간을 할애해 주옥같은 작품들을 방영할 예정입니다. 앞서 언급한 작품들 외에도 시간표를 잘 보시고 좀처럼 보기 힘든 다큐멘터리의 세계에 푹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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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트는 EBS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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