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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 한국 애니메이션의 다변화와 기술적 도약

페니웨이™ 2013. 4.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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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어웬 알렌 감독의 [잃어버린 세계]에서부터 공룡의 위압감보다는 라켈 웰치의 몸매가 돋보였던 [공룡 100만년], 레이 해리하우젠의 수작업 기술이 정점에 올랐던 [공룡지대]에 이르기까지 아날로그 시절의 공룡영화에 대한 느낌은 신기하긴 했어도 항상 무엇인가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에서 브라키오 사우르스의 웅장한 모습이 대화면에 등장했을때 비로서 그 부족함은 사라졌다. CG기술의 발전과 함께 스크린에서의 공룡은 더 이상 레이 해리하우젠의 스톱모션처럼 가공의 조형물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로 진화했다.

한국에서도 공룡 관련 영상 컨텐츠를 만들기 위한 소수의 노력이 있어 왔지만 그 상당수가 논란의 대상으로 전락한 영구아트무비의 부산물이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아직 한국 영화산업에서 이 분야의 장르물을 논하기엔 시기상조인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2008년 EBS를 통해 방영된 [한반도의 공룡]은 비록 메이저 상업영화의 완성도와 절대적인 비교는 할 수 없다 하더라도 공룡의 생태계를 조명한 한국 최초의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었다.

ⓒ EBS,㈜드림써치 All rights reserved.

EBS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한반도의 공룡]은 단지 일회성으로 소모된 것이 아니라 그림책과 스티커, 장난감 등 OSMU(원소스 멀티유즈)로 상품화되며 목마른 국내의 컨텐츠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마침내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이라는 극장판으로 재탄생하며 보다 완성품에 가까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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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의 주된 플롯은 육식공룡 타르보사우르스인 점박이와 애꾸눈 티라노사우르스의 숙명적인 복수혈전이다. 어릴때 가족을 잃고 홀로 성장한 점박이가 약육강식의 백악기를 생존하면서 짝을 이루고 가정을 꾸리는(?) 한편, 숙적 애꾸눈과의 질긴 악연을 이어가는 과정은 어딘지 진부하지만 한편으로는 초식공룡이 아닌 육식공룡의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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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의 주 타겟은 아무래도 공룡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유소년층의 사내아이들일텐데,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를 단순화시켰고 요소요소에 흥미로운 액션씬(?)을 많이 삽입했으나 다큐에 기반을 둔 작품상 지나치게 리얼하게 처리된 먹이사슬의 관계는 아이들에게 조금 무섭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성인관객이 보더라도 충분히 흥미로운 감상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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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부면에서 보자면 일단 순수 국산기술로 이 정도의 경지에 이른것에 재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실사나 애니메이션을 막론하고 국산 CG기술이 사용된 작품들에서 항상 거론되었던 기술력의 문제는 이번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았나 하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특히나 실사에 버금가는 사실적 묘사를 시도한 애니메이션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다시피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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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1의 화면비에 1080p 풀HD급 스펙을 갖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은 비교적 무난한 화질을 보여준다. D2D 트랜스퍼의 CG 애니메이션 특유의 깔끔한 화면은 물론, 공룡의 피부질감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실사를 버금케하는 주변도 생동감있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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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국산 3D 컨텐츠가 부족한 현실 속에서 본 타이틀의 발매는 3D TV 사용자에게는 꽤 솔깃한 소식일텐데,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는 한장의 디스크에 3D와 2D가 모두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극장에서 본 작품을 감상하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왜 굳이 3D를 도입했어야 했는지 회의적이었으나 막상 감상 후 느꼈던 3D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오프닝의 익룡 활강장면부터 입체감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타르보사우르스의 사냥장면 등 여러 곳에서 3D의 장점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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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DTS-HD MA 5.1와 Dolby Digital 2.0 채널이 동시에 수록된 음향 역시 무난하다.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백악기 시대의 대자연을 재현한 사운드가 현장감 높이며, 티라노사우르스의 포효하는 괴성과 여러가지 공룡들이 내는 복잡한 사운드를 입체적이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하고 있다. 더빙에 있어서는 조금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아동용 컨텐츠라는 점에서 그 정도는 감수할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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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부족한 서플먼트는 조금 아쉬운 부면이다. 각기 다른 3종류의 예고편을 제외하고는 ‘EBS 다큐 - 점박이: 탄생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메이킹 필름이 사실상 유일한 부가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약 40분간의 이 영상물은 HD급 화질로 현지답사에서부터 전문가의 검수, 촬영, 모션캡쳐 배우들의 연기, 더빙과정, 음악 녹음 및 시사회 현장 스케치 등 작품 전반에 걸친 과정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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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컨텐츠의 부족이라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환경에 비추어 볼 때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TV용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극영화를 만들어 한국형 에듀테인먼트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점 또한 향후 유사 컨텐츠의 시장을 개척하기에 좋은 본보기로 남을 듯 하다. 물론 교육적인 목적으로 볼 때 고증의 부족 –티라노사우르스의 한반도 등장 같은..-에서 다소 아쉬움을 주긴 하지만 한국 애니메이션 장르의 다변화와 기술적 도약에 있어 많은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작품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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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블루레이]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2D+3D 겸용) - 8점
한상호 감독, 구자형 외 목소리/이엔이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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