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전범으로 몰려 법정에 서게 된 아버지를 위해 딸은 스스로 변호인이 된다. 재판에서 쏟아져 나온 숱한 의혹과 진술들, 증언에서 발견되는 참혹한 사건들은 차마 인간으로서는 저지를 수 없었던 괴물의 소행이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괴물이 아니라고 믿었던, 아니 믿어야만 했던 딸은 각고의 노력끝에 재판에서 아버지를 구해내고야 만다. 그러나 뮤직 박스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진실을 알게 된 그녀는 엄청난 고뇌에 휩싸인다. 양심은 자신을 고발하기도 하고, 변명하기도 한다. 누구나 가족과 지인의 허물을 덮고 감싸주고 싶어하는 마음은 있다. 우리가 어디 남이냐는 식의 어이없는 관용과 용서를 가장한 면죄부가 결국 더 큰 괴물들을 생산하고 키워왔던 것은 아닌가. [뮤직 박스]의 마지막 장면이 통쾌하기 보다는 무언가 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