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를 보면 하나같이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감싸듯 따뜻한 그런 감성에 가깝죠. 때론 엉뚱하지만 잔잔하게 퍼지는 유머와 위트도 탁월합니다. 아직 네 편의 영화 밖엔 없지만 그녀의 작품에는 뚜렷한 지향점이 있습니다. 물론 잔잔함이 특징인 일본 영화 특유의 정서에서 기인하는 점도 부인할 순 없겠죠. 하지만 뭐랄까요. 그녀의 영화에서는 뭔가 빡빡한 삶에서의 여유랄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렇기에 일부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가리켜 통칭 '슬로우 라이프 무비'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확실히 [토일렛]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변함없는 스타일과 조화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차분하면서도 조용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관객을 감싸안는 그런 영화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