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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 Long Live the King!

페니웨이™ 2019. 9. 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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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 Live the King!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대성공으로 각 영화사들은 자기만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이른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앞다퉈 발표하기 시작했다. 경쟁사인 DC Films가 [맨 오브 스틸]을 필두로 한 팀업무비를 기획했고, 유니버셜 픽처스에서는 ‘다크 유니버스’를, 뉴라인 시네마는 ‘컨저링 유니버스’를, 심지어 레고에서도 ‘레고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내놓는 등 MCU의 성공을 쫒는 세계관들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의 시네마틱 유니버스, ‘몬스터버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레전더리 픽처스와 워너 브라더스가 일본의 토호사와 공동으로 기획한 괴수들의 세계관인 ‘몬스터버스’는 2014년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순탄한 출발을 했다. 2017년에는 몬스터버스의 두 번째 작품인 [콩: 스컬 아일랜드] 역시 [고질라]를 상회하는 흥행력을 보여주며 세계관의 확장에 힘을 보탰다.

몬스터버스의 세 번째 작품은 이제부터 소개할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로서 [고질라](2014)에서 이어지는 직접적인 속편임과 동시에 몬스터버스의 본질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작품이기도 하다. 다른 유니버스와는 달리 몬스터버스에서 좀 더 흥미로운 지점은 괴수 중심의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한 사례가 최근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 Warner Bros., Legendary Pictures, Disruption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이미 1954년 토호사의 [고지라]가 등장한 이래, 일본에서는 킹콩이나 킹기도라, 헤도라, 모스라, 라돈, 바란 등의 괴수들이 등장하며 사실상의 ‘고지라 유니버스’를 수십년째 이어오고 있었다. 몬스터버스는 바로 이 고지라 시리즈의 ‘값비싼 리메이크 기획’이라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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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고질라] (2014)에서도 필자가 높은 점수를 줬던 이유는 이러한 고전 특촬 괴수물에 대한 오마주와 감성을 제대로 담아냈기 때문이었는데, 아마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를 즐기는데 있어서도 이 부분은 꽤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작품에 담긴 ‘유일한’ 장점에 대한 애착 없이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영화가 바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이기 때문이다.

ⓒ Warner Bros., Legendary Pictures, Disruption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이미 예고편을 통해 수많은 괴수 마니아들의 환호성을 자아낸 바 있듯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서는 킹기도라, 모스라, 로단과 같은 과거 토호사의 주력 괴수들이 총출동 한다. 가히 괴수계의 [어벤져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확신하건데 아래와 같은 책이 교과서보다 더 친숙하게 와 닿은 세대라면 그야말로 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닐 것이다.

괴수들을 책으로 배웠어요...

대자본이 투입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답게 거대 괴수들이 격돌하는 화면의 경이는 놀랍다 못해 황홀할 지경이다. 방사열선을 뿜어대는 고질라와 인력광선으로 맞서는 기도라, 여기에 로단과 모스라가 합세해 벌이는 태그 매치는 그야말로 박력만점. 자칫 우스꽝스러워질 수도 있는 기도라의 외계 생명체 설정 또한 고대 원시문화까지 끌어들여가며 고질라와의 라이벌 관계를 제법 그럴듯하게 매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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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영화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건 인간이 등장하는 드라마 부분이다. 괴수 영화 본연의 재미와는 별개로 이야기를 이끌고 가야 할 인간들이 하나 같이 발암 캐릭터인데다 그리 매력적으로 그려지지도 않는다. 매력적인 주인공이 없으니 스토리는 더 부실하다. 오히려 양념처럼 들어가야 할 드라마가 영화의 진행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어 버린 셈. 결국 본 작품에 대한 평가는 문제의 인간 캐릭터가 등장하는 부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극과 극으로 갈릴 수 밖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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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리뷰어의 주관적인 생각을 묻는다면 과감하게 추천에 한 표를 날리고 싶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헐리우드 영화보다도 괴수물 마니아들의 로망을 한 껏 담아낸 작품이다. 제목인 ‘Godzilla, King of the monsters’부터가 1954년작 [고지라]의 미국 개봉명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인 만큼 본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 거대한 오마주 덩어리다. 따라서 어린 시절 꿈 꿔왔던 ‘바로 그’ 괴수들이 눈 앞에서 대격돌을 펼치는 순간을 염원해 온 분이 계시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가 정답이다.

블루레이 퀄리티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아리알렉사 장비로 디지털 촬영되었으며 블루레이는 6.5K와 3.4K 해상도로 담아낸 소스 포맷을 다시 2K로 D.I 시킨 마스터 포맷을 가지고 컨버팅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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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영화이지만 대부분의 장면에서 그린스크린과 CGI가 사용된 탓인지 전반적으로 샤프니스가 높은 해상력과 디테일한 화면이 특징이다. 실사파트와 CGI 간의 괴리감도 그리 크지 않은 편. 전작인 [고질라] (2014)처럼 어두운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데도 불구하고 고질라의 피부톤과 같은 까다로운 부분의 암부 계조와 명암의 대비가 비교적 잘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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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비 애트모스를 탑재한 오디오는 단적으로 말해 올 해의 레퍼런스급 반열에 들어간다. 매 순간 격돌하는 괴수의 전투씬에서는 서브우퍼를 강타하는 짜릿한 울림을 선사함과 동시에, 오버헤드 채널을 십분 활용한 서라운드 효과로 인해 격전장의 한 복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동안 굳이 비싼 돈 들여 돌비 애트모스까지 구성할 이유가 있었나 회의적인 입장이었던 분들은 이번에 그 생각을 바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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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음향효과에서 뿐만 아니라 [고지라] (1954)에 사용된 이후쿠베 아키라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활용한 베어 맥크레리의 사운드트랙은 놀라움을 넘어 감동의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여기에 코세키 유지가 자곡한 [모스라]의 테마까지 곁들여지니, 이 이상 바랄 것이 없는 호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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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본 블루레이에서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바로 자막이다. 리뷰어로서 이런 마니아적인 취향의 작품은 항상 더 신경써서 번역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는데, 여전히 극장 상영시에 사용했던 무미건조한 번역을 그대로 담고 있다. 가령, ‘옥시전 디스트로이어’를 ‘산소탄’으로 번역한 건 [고질라] 시리즈에 대한 애착은 고사하고 시리즈의 원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전무한 번역이어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사실 소장가치를 중시하는 콜렉터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자막 감수 하나만으로도 소장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제작사들은 꼭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스페셜 피처

‘Welcome to the Monsterverse’는 몬스터버스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일종의 프리뷰 영상이다. [고질라], [콩: 스컬 아일랜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클립들 및 거대 괴수의 세계관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에 대한 제작진들의 소회를 들려준다.

ⓒ Warner Bros., Legendary Pictures, Disruption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Monsters 101”이라는 챕터에서는 고질라, 모스라, 기도라, 로단 등 토호에게서 빌려 온 4대 몬스터에 관한 소개를 담고 있다. 물론 괴수물 마니아들에게는 익숙한 괴수들일테지만 각 괴수들에 대한 상세한 프로필이 제공된다. 본인 스스로 괴수물 덕후임을 자처하는 마이클 도허티 감독은 개인적으로 로단을 가장 좋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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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of the Titans” 챕터 역시 4대 몬스터에 관한 영상자료다. 사실 이 괴수들은 오랜 세월 마니아층을 형성한 상징적인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제작진들 입장에서도 꽤나 부담되었을 것이 자명한데, 원작에서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은 살리면서 동시에 새로운 모습의 괴수들을 현대 관객들이 극장에서 보고 싶어하는 범위, 규모, 재미를 고려하여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마이클 도허티 감독은 초등학교 시절 성경에 고질라를 그려 넣는 바람에 수녀님한테 혼쭐이 났다고 고백한다. 이만하면 정말 성공한 덕후로 인정할 만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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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 in Action” 챕터는 영화의 주요 시퀀스를 5개로 분류해 각 장면의 스토리보드와 배경설명, 프로덕션 디자인, CG의 사용전후 등을 보여주는 일종의 메이킹 필름이다. 특히 고질라가 어디서부터 출발해 어디로 쉬러 가는지에 대해서는 (감독의 말에 의하면) 고질라 영화 60년 역사상 이번 작품에서 처음 다뤄졌다고 하는데, 수중도시의 폐허라는 아이디어는 전설과 신화라는 측면을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데 있어 꽤나 효과적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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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마지막으로 삭제장면을 소개하자면, 두 개의 삭제장면이 수록되어 있다. 먼저 “Scene 56”은 기도라와 고질라의 첫 번째 격전장에서 기절한 마크가 아들 앤드류와의 행복했던 한 때, 그리고 그를 잃었을 때의 그 비극적인 순간을 꿈 속에서 회상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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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00-102”는 엄마의 계획에 동참했던 딸 매디슨이 뭔가 일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분노하는 일련의 상황들을 담고 있다. 복싱 스파링으로 분을 삭히는가 하면, 엄마와의 논쟁으로 크게 한 바탕 한 뒤 방송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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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피처 목록

- Commentary by Michel Dougherty, Zach Shields and O'Shea Jackson Jr. (131:31)
- Welcome to the Monsterverse (03:44)
- Monsters 101: Godzilla: Nature's Fearsome Guardian (01:01)
- Monsters 101: Mothra: Queen of the Monsters (02:03)
- Monsters 101: Ghidorah: The Living Extinction Machine (01:32)
- Monsters 101: Rodan: Airborne God of Fire (01:14)
- Evolution of the Titans: Godzilla 2.0 (08:39)
- Evolution of the Titans: Making Morthra (07:00)
- Evolution of the Titans: Creating Ghidorah (06:23)
- Evolution of the Titans: Reimagining Rodan (05:24)
- Monarch in Action: The Yunnan Temple (06:58)
- Monarch in Action: Castle Bravo (06:18)
- Monarch in Action: The Antarctic Base (06:26)
- Monarch in Action: The Isla de Mara Volcano (05:56)
- Monarch in Action: The Undersea Lair (07:18)
- Millie Bobby Brown: Force of Nature (04:08)
- Monster Tech: Monarch Joins the Fight (08:35)
- Monsters Are Real (14:20)
- Deleted Scenes (05:01)
- Theatrical Trailers: Life / Supremacy / Over the Rainbow / Wonder Rumble

총평

다른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초반부터 삐걱거리거나 프로젝트가 백지화된 것에 반해 몬스터버스는 준수한 흥행 성적과 적절한 완성도를 겸비하며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다만 극도로 취향을 타는 괴수물 장르의 특성상 호불호와 한계도 뚜렷한 만큼,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 대한 평가도 크게 갈릴 수 밖엔 없을 것이다.

아쉽지만 레전더리 픽처스와 도호의 협력관계는 차기작인 [고질라 vs. 콩]까지만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신 고질라]가 성공을 거둔 터라 토호에서는 이쪽에 온전히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팬들은 오히려 몬스터버스가 헐리우드 기획물인 만큼 이후로는 [퍼시픽 림]이나 [클로버필드]와의 크로스오버 쪽에도 기대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극장 관람 이후 다시금 블루레이를 통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감상한 입장에서, 적어도 안노 히데아키의 자의식 과잉이었던 [신 고질라]에 비하면 훨씬 더 취향저격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서 빨리 거대한 스크린 속에서 킹공과 고질라가 조우하는 감격의 순간을 마주하고 싶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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