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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76

푸른소금 - 때깔좋은 로맨틱 느와르 코미디

[푸른소금]은 전통적으로 국산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추석시즌에 가장 주목받을만한 요소들을 갖춘 영화입니다. 국민배우 송강호가 선택한 작품인데다, 모처럼 신세경이 자신의 네임벨류를 시험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조연들의 라인업이 빠방한데, 이종혁, 천정명, 김뢰하, 김민준, 윤여정, 오달수, 이경영 등 이 많은 배우들을 어떻게 섭외했는지 의아해질만큼 무게감이 느껴지는 캐스팅입니다. 게다가 이현승 감독이 [시월애] 이후 거의 10년만에 들고 나타난 작품이기도 하죠. 근데 영화를 보기 전부터 파악하기 힘든 점이 있었는데, 바로 이 영화의 메인 장르가 뭐냐 하는 겁니다. 예고편이나 달랑 하나 만들어진 포스터만 가지고는 이게 액션인지, 멜로인지, 아님 그 흔한 조폭물인지 당췌 감을 잡기가 힘들더군요. '아저씨...

영화/ㅍ 2011.09.02

스타워즈 팬무비의 세계 #20 - 포스드 얼라이언스 (Forced Alliance)

스타워즈 팬무비의 세계 #20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국의 등장에 가장 큰 단초를 제공하는 건 괴인 콰이곤이 아나킨을 선택하는 이유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실 겁니다. '포스의 균형을 가져올 자'. 제다이 전승으로 내려져 온 이 예언의 인물이 바로 아나킨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정작 [스타워즈]에서는 '포스의 균형'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습니다. 다만 아나킨을 받아들이는 그 시점에서 요다를 비롯한 제다이 위원회의 원로들은 이 예언이 시스의 소멸을 뜻하는 것이라고 여겼지요. 그러나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제다이와 시스로 대표되는 두 세력 중 어느 한쪽을 괴멸시키는 것은 '균형'과는 모순처럼 느껴집니다. 균형이라는 말의 뉘앙스에는 뭔가 조화를 ..

속편열전(續篇列傳) : 킹콩 2 - 10년만에 부활한 킹콩의 로맨스

속편열전(續篇列傳) No.20 거대괴수물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1933년작 [킹콩]은 무수한 컨버전을 통해 다양한 작품들에서 등장합니다. 사실상 '미녀와 야수' 이야기의 헐리우드식 컨버전인 [킹콩]은 다른 유사 괴수물과는 달리 여인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거대한 유인원의 모습을 부각시키며 비교적 동정적인 시각으로 괴수를 묘사하고 있지요. 내러티브도 매력적이지만 특수효과에 있어서도 선구자적인 위치에 있는 작품으로서 킹콩과 T렉스가 격돌하는 장면을 연출한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스톱모션은 기술적으로도 거의 완벽한 것이었습니다. 메리안 C. 쿠퍼와 함께 전편의 공동감독을 맡았던 어니스트 B. 쇼드색은 [킹콩(1933)]의 대성공에 힘입어 같은해 속편 [킹콩의 아들]을 내놓게 됩니다만 흥행과는 별개로 그리..

[블루레이] 아멜리에 - 기발한 동화적 상상력 돋보이는 로맨틱 코미디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에이리언 4]로 애매모호한 헐리우드 외유를 마친 장 피에르 주네는 다시 모국으로 돌아와 프랑스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작 [아멜리에]를 내놓는다. 그렇게 올해로 [아멜리에]가 세상에 나온지도 10년째다. 팀 버튼 만큼이나 자기 색깔이 강한 장 피에르 주네의 이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는 그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에서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 오드리 토투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동화책 속에서 갓 튀어나온듯한 마스크의 소유자인 오드리는 [아멜리에]에서 엉뚱하고 4차원적인 캐릭터의 특징을 너무나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간 기괴한 컬트풍의 색채를 선보였던 장 피에르 주네 역시 [아멜리에]를 통해 화사하고 블링블링한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영화/ㅇ 2011.08.22

괴작열전(怪作列傳) : 카우보이 & 에이리언 - 블록버스터에서 풍기는 괴작의 향기

괴작열전(怪作列傳) No.117 이제는 한물간 장르가 되어버렸지만 한때 헐리우드의 메인스트림으로서 서부극이 이룬 성과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개척정신을 모토로 살아온 미국인들의 거친 내면을 투영하기에는 웨스턴만큼 적합한 장르가 없었으니까요. 비록 존 포드의 작품세계로 인해 심겨진 백인 우월주의의 불편함이 서부극의 전반적인 정서를 지배하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 와중에서도 [솔저 블루]나 [작은 거인], [수색자]와 같은 수정주의 웨스턴이나 세르지오 레오네와 클린트 이스트우드로 대표되는 마카로니 웨스턴, 그리고 좌파적 정치색을 반영한 서부극 장르인 자파타 웨스턴 (Zapata Western) 등 여러가지 변종 장르가 시도되어 왔다는 것은 주목할만 합니다. 이러한 서부극 장르의 거대한 흐름을 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전율을 일으키는 CG 캐릭터의 내면연기

2001년작 팀 버튼의 [혹성탈출] 리메이크를 포함해 지금까지 나온 [혹성탈출] 시리즈는 총 6편, 여기에 애니메이션판과 TV드라마를 합치면 정말 많이 우려먹은 프랜차이즈입니다. 사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올 여름 블록버스터 가운데서도 가장 기대치가 떨어지는,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비호감에 가까운 영화였죠. [혹성탈출]이 딱히 [스타워즈]급의 어마어마한 팬덤을 형성한 작품도 아니거니와, 팀 버튼의 [혹성탈출]이 받은 수모를 생각하면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기획물이라고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작품에 대해 언론과 홍보사 측은 [혹성탈출]의 프리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걸 망각하고 있더군요. 어떤 작품의 프리퀄이냐가 빠진것이죠. 팀 버튼의 [혹성탈출]이 리메이크라고 불리긴 합..

영화/ㅎ 2011.08.17

트루맛쇼 - 기성 언론들에 대한 조소의 카타르시스

파워블로거 마케팅이 논란이다. 베비로즈라는 블로거가 공구한 오존살균기의 효능문제가 시발점이긴 했지만, 실상 사람들은 그런 홍보의 대가로 오고가는 액수의 크기에 대해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특히 평범한 직장인이 10년을 꼬박모아도 벌기 힘든 돈을 단 한번의 공구 커미션으로 챙길 수 있다는 사실에 나를 포함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덕분에 한때는 스타였던 블로거들이 한 순간에 공공의 적이 되어 버렸다. 세상만사 참 드라마틱하다. 파워블로거 마케팅에 대한 비난이 [트루맛쇼]가 나온 직후에 터져 나왔다는 점은 참으로 얄궂다. 무슨 음모론을 제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정말이지 그 타이밍이 '절묘'했다. 개봉직전 MBC에 의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당했을 정도로 화제성이 있는 리얼 ..

영화/ㅌ 2011.08.15

명탐정 코난 극장판 15: 침묵의 15분 - 추리보다는 액션을 즐겨라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짱구는 못말려]나 [도라에몽]과 같이 장기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한 보기 드문 케이스다. 어느덧 15번째 극장판으로 돌아온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은 이같은 성과에 대한 자축의 의미인듯 15주년 기념작이라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며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초대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아닌게 아니라 정식개봉당일 관객수는 38,036명을 동원하며 국내 개봉한 코난 시리즈 중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코난의 충성심강한 매니아층이 상당히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리즈의 완급조절에서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였던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은 [칠흑의 추적자]를 통해 회생의 불씨를 살렸나 싶더니만 후속작 [천공의 난파선]으로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가 급기야는 이..

괴작열전(怪作列傳) : 터미네이터 II 쇼킹 다크 - 충격과 공포의 짝퉁속편

괴작열전(怪作列傳) No.116 이탈리아 제작자 오비디오 아소니티스 밑에서 [피라냐 2]를 만들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룬 제임스 카메론은 그의 미래를 바꾼 일생일대의 역작 [터미네이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하게 됩니다. 거의 완벽한 모양새를 갖췄던 [터미네이터]는 그간 인지되어 오던 SF 액션스릴러의 모든 근간을 뒤흔들만큼 엄청난 작품이었죠. 시간여행과 미래의 기계문명에 대한 섬뜩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포한 이 영화는 카메론 특유의 근성이 발휘된 결과물로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작품은 수많은 모방작들의 모태가 되어 이른바 '기계인간'이 등장하는 B급 작품들이 우후죽순으로 제작됩니다. 그 가운데는 지난번 괴작열전에서 소개한 여성판 터미네이터 [기계인간]을 비롯 [이브의 파괴]..

리오 -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기성품

[아이스 에이지] 3부작 이후 별다른 히트작을 내놓지 못한 폭스-블루스카이 연합은 업계 3인자의 입지에서 정체된 듯한 상황입니다. 들쭉날쭉하긴 하지만 히트작과 실패작을 꾸준히 만들어 관객들에게 존재감을 끊임없이 심어주고 있는 드림웍스와 여지껏 단 한번의 실패도 경험하지 못한 픽사의 양강 체제를 넘어설만한 폭발력이 블루스카이에는 아직 없지요. 관건이 되는건 기술력이 아니라 아이디어입니다. 어찌보면 드림웍스가 디즈니 비틀기를 컨셉으로 내세운 것에 비해 블루스카이는 디즈니 따라잡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죠. 성공작 [아이스 에이지]의 경우도 참신함 보다는 정공법으로 승부한 경우입니다. 심플한 이야기 전개와 친화력 강한 캐릭터로 인해 성공을 거두긴 했습니다만 이것이 폭스 애니메이션의 색깔이라고 말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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