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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열전(古典列傳) 30

고전열전(古典列傳) : 신칸센 대폭파 - 스피드의 원조격인 열차 재난영화

고전열전(古典列傳) No.29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대부분은 1994년작 [스피드]를 보셨을 겁니다.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 그리고 감독인 얀 드봉 모두 스타덤에 올랐던 이 작품은 일정 속도밑으로 떨어지면 폭발하게 되어있는 버스안에서 폭파범과 긴박한 대결을 벌이는 액션물이죠. 2편까지 만들어져 폭망했지만 적어도 1편만큼은 액션물의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피드]의 원전격인 영화가 1975년에 이미 나왔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그것도 헐리우드가 아닌 일본에서 말입니다. 사토 준야 감독의 [신칸센 대폭파]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한국에서는 일본문화금지 정책에 의해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금이 된 이후 2004년 메가박스 일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어 매진을 기록한 ..

고전열전(古典列傳) : 추운 곳에서 온 스파이 - 냉전시대, 차갑도록 무정한 첩보전

고전열전(古典列傳) No.28 동구권과 소련의 함락. 냉전시대의 붕괴는 007 제임스 본드로 대표되는 스파이 영화의 시대가 종식됨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확실히 티모시 달튼의 [007 살인면허] 이후 007 시리즈는 한동안 공백상태에 있었고, 탈 냉전시대에 걸맞는 주인공인 잭 라이언이나 제이슨 본 같은 새로운 주인공들을 내세운 첩보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제임스 본드는 냉전시대의 특수한 국세정세에 딱히 의존하고 있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소설 속의 본드와는 달리 영화 속의 본드는 첩보원보다는 액션 히어로로 정착했고, 시대적 필요에 의해 동서진영의 대립구도를 이용했을 뿐이지 적이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악의 축으로 대변되는 소련이 없다면 그 자리를 아랍권이나..

고전열전(古典列傳) : 시민 케인 -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 그리고 맥거핀

고전열전(古典列傳) No.27 아마 영화를 자주 보시거나 영화지식에 어느 정도 해박한 분들이라면 '맥거핀 MacGuffin'이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다른 말로는 '떡밥'이라는 용어와도 혼용해서 쓰이는 듯 한데요, 떡밥과는 약간 다르긴 하지만 '관객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그 무엇' 이라는 점에서 그럭저럭 일맥상통합니다. 원래 이 맥거핀이라는 말은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이 창안한 단어로서 그 스스로도 영화상에서 수많은 맥거핀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테면 [싸이코]에서 자넷 리가 가지고 튄 돈가방이라든지,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에서 주인공이 오인받았던 조지 캐플란이라는 인물, 심지어 영화 [새]에서도 새들이 인간을 공격하는 목적이 빠져 있다는 점에서 보면 영화..

고전열전(古典列傳) : 콩쥐팥쥐 - 한국 최후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고전열전(古典列傳) No.26 한국의 ‘콩쥐팥쥐’ 설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여러 지역에서 전승되어 온 설화로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기본적인 줄거리는 비슷하지요. 이 ‘콩쥐팥쥐’ 설화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한가지 있습니다. 계모와 그 자녀로 인해 핍박받는 결혼적령기 여성의 수난과정과 신발 한짝으로 인해 이상적인 남성과 혼사가 맺어지는 내용이 바로 서양의 ‘신데렐라’ 스토리와 일치한다는 것이지요. 이 같은 스토리는 중국의 단성식이 엮은 이야기책 유양잡조(酉陽雜俎)에서도 발견되는데요, 아마도 과거에 이와 비슷한 모티브가 되었던 모종의 사건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여하튼 ‘콩쥐팥쥐’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여러편이나 영화로 만들어졌었는데요 1958년 엄앵란이 출현한 윤춘봉 감독..

고전열전(古典列傳) : 더블맨 - 율 브린너의 1인 2역이 돋보이는 스파이 영화

고전열전(古典列傳) No.25 50주년을 맞이한 007 [스카이폴]이 시리즈의 최고 흥행기록에 도전중이라고 합니다. 현재 8억 달러를 가볍게 돌파했고 이런 기세라면 [다크 나이트]를 비롯해 단 13개의 영화만 보유하고 있는 10억 달러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제임스 본드는 스파이물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은 시리즈이지만 사실 그 외에도 수많은 매력적인 스파이들이 스크린을 점령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한편을 소개하도록 하지요. 1967년에 제작된 [더블맨]은 남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는 마초배우 율 브린너가 타이틀롤을 맡았던 첩보 스릴러 영화입니다. 감독은 [빠삐용], [패튼대전차군단], [혹성탈출] 등 굵직한 걸작들을 연출했던 프랭클린 J. 샤프너가 연출을 담당했으며, ..

고전열전(古典列傳) : 국제 첩보국 - 정통 첩보물 '해리 파머' 시리즈를 아십니까?

고전열전(古典列傳) No.24 얼마전에 개봉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정말 오랜만에 클래식한 스파이물의 정취를 맛보게 해주었습니다. 냉전종식 이후 스파이영화는 점점 비주류 장르로 퇴보되어갔고, 그나마 이 분야의 대장격인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어느 순간에서인가 정통 첩보극이 아닌 액션 블록버스터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이번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가 맘에 들었던 건 제임스 본드로 대표되는 미화된 스파이 액션물이 아니라, 실제 첩보원들의 삶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리얼리티가 있었다는 것이었죠. 사실 어느 나라 첩보원이 매일 미녀들과 데이트를 즐기고 애스턴 마틴을 타고 다니며 턱시도 차림으로 카지노를 들락날락 거린단 말입니까. 다 판타지죠. 실제로 이런 007식 컨벤션을 달갑게 생각..

고전열전(古典列傳) : 황금철인 - 한국 최초의 거대 로봇이 등장하다

고전열전(古典列傳) No.23 여러분은 한국 최초로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이 무엇이라고 알고 계십니까? 의외로 많은 분들이 [로보트 태권브이]라고 대답하시겠지만, 사실 그보다도 무려 8년전에 이미 한국에서는 로봇을 등장시킨 애니메이션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때는 1968년, 당시 TV에서는 인기 만화영화 [황금박쥐]가 동양방송(TBS)을 통해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TV보급률이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당시 한국에 여건상 동네 부잣집에 놓인 작은 TV화면을 여럿이서 같이 보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요. 1967년 [홍길동]의 대성공은 당시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사람들이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홍길동] 이후로 신동헌 감독과 결별한 세기상사 측에서는 후임으로 박영일 감독..

고전열전(古典列傳) : 공룡지대 - 웨스턴 버전의 쥬라기 공원

고전열전(古典列傳) No.22 여러분은 몇편의 공룡영화를 보셨습니까? 어윈 알렌 감독의 [잃어버린 세계]로 시작해 라켈 웰치의 환상적인 몸매가 돋보였던 [공룡 100만년], 그리고 세기의 걸작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에 이르기까지 공룡영화의 변천사를 보면 그 시대의 특수효과와도 긴밀하게 맞물려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1969년작 [공룡지대]는 수많은 공룡영화의 계보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할만한 위치에 오랜 시간 자리해 있었습니다. 사실 [잃어버린 세계]가 어윈 알렌의 이름보다는 특수효과를 맡은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작품으로 더 잘 알려져 있듯이 [공룡지대] 역시 감독인 짐 오코놀리보다는 레이 해리하우젠의 이름으로 더 유명한 작품입니다. 지난번 [아르고 황금 대탐험]에서 살펴보았듯이..

고전열전(古典列傳) : 아르고 황금 대탐험 - 레이 해리하우젠의 기념비적 특수효과

고전열전(古典列傳) No.21 스티븐 스필버그의 1993년작 [쥬라기 공원]은 영화계에서 특수효과라는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은 작품입니다. 상당한 기술력을 요구했던 수작업이 CG로 대치되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탄생한 것이지요. 커다란 스크린에 나타난 공룡의 사실적인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탄성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술상의 이유로 [스타 워즈] 프리퀄의 제작을 무기한 연기했던 조지 루카스도 [쥬라기 공원]을 기점으로 '때가 왔다'는 걸 직감했다고 하지요. 그러나 어떤 면으로는 이렇게 모든 특수효과가 디지털 CG로 넘어가면서 과거 아날로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없다는 건 조금 아쉽습니다. 지금 보기엔 좀 어설프긴 해도 구시대의 영화들은 나름대로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클래식한 풍미가 있었으니까요. 그..

고전열전(古典列傳) : 백경 (1956) - 망망대해에서 벌어지는 선상의 광기

고전열전(古典列傳) No.20 허먼 멜빌의 원작 '백경 Moby Dick'은 무려 700페이지가 넘는 대서사극입니다. 얼핏보기에는 고래잡이 선원들과 거대한 흰고래 모디빅의 사투를 다룬 작품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백경]은 출간당시부터 지금까지 미국 문학사에 있어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형식을 취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여기에 포경업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과 고래의 생태에 대한 언급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부분은 멜빌 본인 스스로가 2년간 포경선에서 작살잡이로 생활했던 경험에 기초하고 있지요. 정작 소설은 멜빌의 당대에는 그 파격성으로 인해 크게 인정받지 못한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백경'은 텍스트에 담긴 상징성에 대한 해석으로도 많은 논란이 된 작품입니다. 어떤이는 포경선 피쿼드호의 운명이 멜빌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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