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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Review 1702

극장개봉작의 불편한 진실

영화블로그를 7년째 해오면서 느끼는 건 영화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관람에 임하는 관객의 수는 정말 적고, 대신 현란한 광고문구에 홀라당 넘어가는 관객의 수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다. 일례로 "극장 개봉작"이란 문구가 당신에게 주는 느낌은 어떠한가? 일단 극장에 걸린 영화라면 무수히 제작되는 영화들의 경쟁을 뚫고 뽑힌 영화일 것이니 어느 정도 컷오프를 통과한 영화일 것이고 그렇기에 적어도 극장에서 상영할 만큼의 최소한의 '상품성'이 확보되었을 것이라는 무언의 암시를 깔아주는 역할, 그것이 '극장 개봉작'이라는 마법의 단어가 지닌 의미다. 사실 이건 8,90년대 비디오 시장에서 제법 잘 통하던 수법이었다. 상영관에서 반짝 상영을 하고는 재빨리 철수해 "개봉작" 타이틀을 달고 비디오로 출시하는 것..

[여성의 날 특집] 영화 속 실화로 살펴보는 여성들의 용기

여성들은 어느 세월을 막론하고 사회적인 약자로 여겨져 왔다. 정치적,경제적으로 여성의 위상은 무시되었거나 영향력이 미비했고 21세기가 된 오늘날에는 여성인권이 많이 향상되어있기는 하나,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한 듯 하다. 이제 소개할 영화들에서는 약자로 인식되어온 여성들의 용기있는 모습을 통해 그러한 시각을 달리하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여기에 소개된 여섯편의 영화는 모두 실화다. 1.실크우드 (Silkwood, 1983) 실크우드 감독 마이크 니콜스 (1983 / 미국) 출연 메릴 스트립, 커트 러셀, 테스 하퍼, 레 란놈 상세보기 시마론 핵 연료 재처리 공장에서 일하던 카렌 실크우드라는 여성이 공장 측의 실책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사실을 폭로하고자 뉴욕 타임즈 기자를 만나로 가던 길에 자동차..

캡틴 하록 - 허세와 망상에 사로잡힌 아나키스트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 및 그 밖의 그래픽노블과 코믹스를 닥치는대로 영화화하는 헐리우드에 질새라 이에 못지 않은 막강한 콘텐츠를 지닌 일본에서도 이제는 레전드라고 불려도 좋을 인기 애니메이션들, 이를테면 [신조인간 캐산]나 [데빌맨]. [얏타맨], [철인 28호] 같은 작품들을 꾸준히 실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좋습니까. 이 모든 노력들이 하나같이 망작인 것을. 갈 수록 승승장구하는 마블 계열의 히어로 무비나 툭 하고 튀어나온 [다크 나이트] 삼부작과 비교할 수 조차 없는 그런 작품들로 원작의 이름이 더렵혀지고 있단 말이죠. 마츠모토 레이지의 야심작 [우주해적 캡틴 하록] 또한 2008년에 1억 달러짜리 실사판 프로젝트로 일본과 한국, 미국의 합작형식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하지만 원작자인 레..

우주의 해적 하록선장 - 캡틴 하록의 한국식 컨버전

지구의 바다가 사라졌을 때 사람들은 말했다. 인류의 마지막 순간이 왔다고... 끝없이 펼쳐진 무한의 바다를 못 본 채하며 인류는 한결같이 삶을 포기했다. 그러나 일부는 새로운 인류의 빛나는 미래를 믿고 새로운 무한의 바다 우주를 향해 몸을 던지기 시작했다. 떠나는 젊은 남자들을 사람들은 어리석다며 비웃었다. 끝없는 꿈을 펼쳐 나가는 사나이들 이것은 그런 시대의 이야기이다. 때는 서기 2977년.... 1970년대 후반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바야흐로 로봇들의 각축전이었다.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 그리고 토에이 동화의 막강한 위세에 더해 신예 선라이즈의 반격으로 더할 나위없이 많은 로봇들의 쏟아져 나왔다. 이와 중에 1978년 방영된 [우주해적 캡틴 하록 宇宙海賊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은 [우주전함 야..

괴작열전(怪作列傳) : 에도 킹콩 - 잃어버린 일본 최초의 괴수영화를 찾아서

괴작열전(怪作列傳) No.138 필름 보존과 복원. 이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국내 컨텐츠의 중요성에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한 한국 영화계의 숙원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미 영상자료원에서는 많은 고전 영화들을 복원하는데 성공했지만 그 복원의 수준이 해외의 '리마스터링' 판본과 비교되기엔 너무 열악한게 사실입니다. 일례로 원본 필름이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을 스크린으로 관람할 수 있었던 건 가슴벅찬 경험이었지만 오프닝 크래딧에 '소년용자 홍길동'으로 소개되는 제목과 더불어 일본어로 된 스텝들의 이름을 봐야 한다는 사실은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 '최초의 극장 애니메이션'이 일본인에 의해 보존되고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 [홍길동]의 오프닝 타이틀. 한국어 홍길동..

철인 캉타우 - 한국슈퍼로봇 만화의 기념비적 걸작

한국의 만화계, 그 중에서도 로봇만화에 있어 기념비적이라고 할만한 작품들은 얼마나 될까? 이 분야 주류 작품들이 일본에서 생산된 것이다보니 무분별한 캐릭터 표절과 베끼기 관행에 물들어 오늘날까지 제대로 평가받는 작품은 의외로 많지 않다. 얼마전까지 독도를 수호하는 로보트 태권브이 조형물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가 여론의 심한 질타를 맞아 계획을 철회한 사태는 당시 관행적인 행태의 결과로 인해 우리 문화를 대표할만한 로봇 캐릭터 하나도 떳떳하게 내세우기 힘들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고유성 화백의 대표작 [로보트 킹]은 어떠한가. 1990년대까지만해도 한국의 자존심이라고 불릴만큼 토종 로봇만화의 이미지가 강한 작품이었다가 요코야마 미츠테루 원작의 [자이언트 로보] OVA가 국내에 암암리에 유입되면서..

괴작열전(怪作列傳) : 바디 - E.T가 터키 영화를 만났을 때

괴작열전(怪作列傳) No.137 시간을 잠시 되돌려 1982년의 헐리우드 극장가로 돌아가 봅시다. 헐리우드에서는 가끔씩 포텐이 터지는 해가 있는데요, 바로 1982년이 그랬습니다. 특히나 1982년은 SF영화사의 기념비적인 해였습니다. 리들리 스콧의 저주받은 걸작 [블레이드 러너], 최초의 CG가 도입된 디즈니의 야심작 [트론], 그리고 트레키들의 영원한 바이블 [스타트렉 II: 칸의 분노] 같은 쟁쟁한 SF영화들이 대거 쏟아졌지요. 물론 이 치열한 각축전에서 살아남은건 단연 스티븐 스필버그의 [E.T]였습니다. 사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나 [타이타닉]이 박스오피스 최상위를 점령하고 있는 지금으로선 조금 실감하기 어려울 순 있습니다만 그 전까지만해도 [E.T]는 십수년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

엔더스 게임 - 소년과 게임, 그리고 전쟁

2013년을 장식한 마지막 블록버스터 [엔더스 게임]은 원래대로라면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급의 기대를 모아야 했던 작품입니다. 영화에 투입된 1억 1천만 달러의 제작비도 그렇지만 원작 자체가 거의 20년 넘게 골수팬을 확보한 작품이다보니 당연히 많은 관심을 받았어야 하는 작품이지요. 하지만 북미를 비롯한 전세계 성적은 매우 저조합니다. 이는 유독 한국에서만 힘을 못쓰는 [헝거게임] 시리즈와는 또다른 양상입니다. 한마디로 영화 자체가 관객의 구미를 끌만한 요소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지요. 이 작품은 오슨 스캇 카드의 베스트셀러 엔더 위긴 시리즈 첫권인 '엔더의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사실 관객은 이 영화를 보기에 앞서 원작이 냉전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

영화/ㅇ 2014.01.28

고전열전(古典列傳) : 추운 곳에서 온 스파이 - 냉전시대, 차갑도록 무정한 첩보전

고전열전(古典列傳) No.28 동구권과 소련의 함락. 냉전시대의 붕괴는 007 제임스 본드로 대표되는 스파이 영화의 시대가 종식됨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확실히 티모시 달튼의 [007 살인면허] 이후 007 시리즈는 한동안 공백상태에 있었고, 탈 냉전시대에 걸맞는 주인공인 잭 라이언이나 제이슨 본 같은 새로운 주인공들을 내세운 첩보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제임스 본드는 냉전시대의 특수한 국세정세에 딱히 의존하고 있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소설 속의 본드와는 달리 영화 속의 본드는 첩보원보다는 액션 히어로로 정착했고, 시대적 필요에 의해 동서진영의 대립구도를 이용했을 뿐이지 적이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악의 축으로 대변되는 소련이 없다면 그 자리를 아랍권이나..

겨울왕국 - 디즈니 클래식의 정상탈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탁월한 각본? 뛰어난 작화? 실사 영화를 방불케하는 연출력? 뭐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인어공주]에서 [미녀와 야수]. [알라딘]으로 이어지는 황금기 작품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고전을 디즈니식으로 해석한 뮤지컬 동화로 풀어놓았다는 겁니다. 물론 나르시즘에 빠진 디즈니가 자의식 과잉의 징후를 보인 [포카혼타스] 이후 허송세월을 보내는 바람에 드림웍스나 픽사의 약진을 허용하긴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손을 완전히 놓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요. 디즈니 나름대로는 꽤 오랜 기간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보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습니다. 존 라세터를 끌어다가 만든 [볼트]로 픽사의 스타일을 적용시켜보기도 했고, [공주와 개구리]처럼 구식 셀 애니메이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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