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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76

지.아이.조 2 - 만화같은 액션에서 밀리터리 액션으로

스티븐 소머즈의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은 평단과 흥행 모두 신통찮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작품치곤 제대로 된 CG도 보여주지 못했고 다양한 캐릭터를 작품속에 녹여내는데에도 실패했지요. 그럼에도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면 그건 바로 이병헌일겁니다. 사실 비나 박중훈, 박준형, 장동건, 배두나 등 많은 한국 배우들이 헐리우드로 진출했지만 누구하나 성공적인 정착을 한 배우는 아직 없습니다. 그나마 비는 자신이 타이틀롤까지 맡은 [닌자 어쌔씬]을 찍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죠. 반면에 영화내내 복면이나 쓰고 다니며 그저 그런 동양인1에 지나지 않을거라 예상했던 이병헌은 악역에 조연급 배역임에도 불구하고 무시못할 존재감을 뽐내며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에서 가..

영화/ㅈ 2013.03.28

링컨 - 격동의 시대에 권력의 정점에 올랐던 남자

구릿빛 감도는 미국의 1센트짜리 동전과 5달러짜리 지폐에는 애이브러햄 링컨의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워싱턴 D.C에 있는 링컨 기념관 앞에는 거대한 링컨의 좌상이 놓여져 있지요. 고작 200여년 밖에 되지 않는 미국의 역사 속에서 링컨의 영향력은 그만큼 미국인들에게 있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독학을 통해 변호사가 되어 오하이오주 국회의원으로 당선, 이후 미합중국의 16대 대통령이 된 드라마틱한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그는 노예해방이라는 일생일대의 업적을 이루게 됩니다. 덕분에 링컨에 대한 이미지는 오늘날까지도 유능하고 인도주의적인 지도자로 남아있게 되었지요. 물론 객관적으로 한발 물러서서 보면 링컨의 이러한 처세 이면에는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노예해방이라는 ..

영화/ㄹ 2013.03.15

[블루레이] 아르고 - 아카데미가 선택한 레트로 무비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눈에 띄는 프론트 러너가 없었던 지난 85회 아카데미의 가장 큰 이변이라면 아카데미 작품상 부문이 아닐까 싶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현 퍼스트 레이디가 시상자로 나와 아마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이 작품상을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미셸 오바마는 수상작으로 [아르고]를 지명했다. 비록 편집상, 각본상을 비롯해 총 3개 부분 수상에 그쳤지만 [아르고]는 1970년대 말 실제로 발생한 주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에 기초를 둔 레트로 스타일의 탈출영화로 벤 애플렉이 감독과 주연을 겸해 일찌감치 ‘포스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70년대 말, 이란의 미국 대사관이 폭도들에 의해 점거당해 63명의 대사관 ..

영화/ㅇ 2013.03.13

[블루레이] 재즈 싱어 - 완벽하게 복원된 최초의 장편 유성영화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제81회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쥔 [아티스트]는 무성영화시대의 종말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서 유성영화의 등장이 무성영화 배우들에게 있어서 얼마나 거대한, 그리고 두려운 변화였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 영화다. 사실 뤼미에르 형제가 선보인 시네마토그래프는 일종의 이미지 기록장치였기 때문에 영화에서 음성을 입힌다는 건 당시의 기술로선 생각하기 어려웠다. 물론 사운드가 별개로 사용되어 영화와 함께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거나 변사가 해설을 통해 관객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식의 시도는 있어 왔지만 영상과 사운드의 기술적인 결합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곧이은 라디오의 등장으로 기술적 한계에 부딪힌 영화산업은 침체일로에 놓였고 여러 회사들에..

영화/ㅈ 2013.03.08

제로 다크 서티 - 냉전시대 이후, 미국을 바라보는 냉담한 시선

헐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여성감독의 비율은 고작 4%. 그나마 페니 마샬이나 제인 캠피온, 노라 애프런 등의 헐리우드 여성 감독들이 드라마나 혹은 멜로물 같은 보편적 장르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장점으로 자리잡아 갈 때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인식되어지던 액션영화로 꾸준히 한우물을 판 여장부가 있다. 바로 캐서린 비글로우다. 그녀의 1991년작 [폭풍속으로]는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액션영화의 상위권에 랭크될 만큼 남자들의 세계를 남자보다 더 확실하게 이해할 줄 아는 연출가다. [스트레인지 데이즈]와 [웨이트 오브 워터], [K-19: 위도우 메이커]의 연속 실패로 재기불능 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였을 때 그녀는 7년만에 회심의 역작을 들고 나타나 자칭 ‘세상의 왕’이라며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환호성을 질..

영화/ㅈ 2013.03.06

깡통로보트 만세 - 태권브이 세계관의 재활용

[로보트 태권브이]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있다. 바로 깡통로보트 철이의 존재다. 손수 제작한 주전자 뚜껑을 뒤집어 쓴 채 가슴에는 고추가루를 분사하는 무기를 장착한 이 요상한 캐릭터는 김청기 감독이 어렸을적 부엌에서 깡통이나 난로 연통 등을 주워와 뚝딱거리다가 주전자 깡통을 한번 뒤집어써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어릴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찌보면 [마징가 제트]의 보스 보롯트처럼 엉성한 사이드킥 역할이지만 태권브이의 세계관에 있어서 이런저런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상업적으로 퇴색된 태권브이와는 달리 깡통로보트만큼은 처음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이들의 동심을 끝까지 배신하지 않는다. 이처럼 전통적인 슈퍼로봇물에 깡통로보트와 같은 명랑만화식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은 ..

베를린 - 멜로물도 류승완의 손에서는 액션영화가 된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총기류를 동반한 액션영화를 만들만한 소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저씨]같은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라 하겠고, 대부분은 남북의 대치상황에 기반한 형태로 가는게 가장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쉬리]는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가장 영리하게 활용한 액션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프레임을 벗어난 대부분의 영화들은 실패했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은 [쉬리] 이후 남북한 대치상황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얼마만큼 발전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물론 그 후로 한국영화의 파이가 엄청나게 커져버렸고 가용할 수 있는 배우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연출의 기법도 헐리우드의 그것에 근접해가는 마당에 [베를린]은 한국 영화의 현주소, 아니 더 정확하게는 한국 액션영화의 현주소..

영화/ㅂ 2013.02.04

[블루레이] 러브 네버 다이즈 - 오페라의 유령, 그 후 10년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지만 가스통 르루의 원작 ‘오페라의 유령’은 사실 발간 당시에 대중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은 아니다. 어느덧 한 세기가 넘어가는 시점에 이르러 이 소설이 폭발적인 사랑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로 각색된 이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 BD 리뷰 참조) [오페라의 유령]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자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의 제안에 의해 속편에 대한 구상을 하게 된다. 다분히 찜찜한 느낌을 남기고 사라진 팬텀의 뒷 이야기에 대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그는 원작자 가스통 르루의 뒤를 이어 스토리를 써줄 인물로 프레드릭 포사이스를 점찍었다. 사실 프레드릭 포사이스는 ..

드라마, 공연 2013.01.28

아무르 - 신파 배제한 노년의 사랑, 고통, 슬픔

한국이라는 사회에서의 노인문제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심각합니다.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은 전무하다 시피하고 이 노인들의 복지를 짊어질 젊음이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게 사실이죠.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노인들과 젊은 층의 이른바 ‘세대분쟁’의 조짐마저 보인다는 겁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던 시대는 끝났고 이른 정년을 맞이한 대다수 노인들은 스스로가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안될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위기감 때문일까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원래대로라면 전혀 주목받지 못했을 영화입니다. 하지만 작은 예술영화 상영관에서 제한 개봉을 한 [아무르]는 거의 한달이 다 되도록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남녀노소..

영화/ㅇ 2013.01.23

라이프 오브 파이 -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혹은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

얀 마텔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라이프 오브 파이]의 감독은 바로 이안입니다. [헐크], [브로크백 마운틴], [와호장룡], [음식남녀]… 이 영화들의 감독이 모두 한 사람이라는게 믿겨 지십니까? 저는 이렇게나 광범위한 연출의 스펙트럼을 지닌 감독이 헐리우드가 아닌 대만에서 나왔다는게 더 놀랍습니다. 영화는 성인이 된 파이가 한 작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부모밑에서 성장한 파이는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범신론적인 믿음을 가진 독특한 소년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동물원 부지 사용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결국 동물을 몽땅 배에 싣고 캐나다로 이민을 택한 파이의 가족들은 폭풍우에 휘말려 난파당합니다. 홀로 살아남은 파이는 구명보트 위에서 오랑우탄, 얼룩말, ..

영화/ㄹ 20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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