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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121

소중한 날의 꿈 - 디테일로 완성시키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저력

[마당을 나온 암탉]이 20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국산 애니메이션의 흥행기록을 갱신했다. 참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도 희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기분좋은 일이 있었던 반면, 씁쓸한 일도 있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보다 한발 먼저 개봉한 [소중한 날의 꿈]은 무려 11년간 10만여장의 그림을 그려 완성시킨 작품이지만 너무나도 삽시간에 개봉관에서 사라진 비운의 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직 잘하는 게 달리기 뿐인 소녀 이랑은 한 릴레이 경기에서 난생 처음 역전을 당한다. 순간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그녀는 그만 고의로 넘어져 자신의 패배를 무마시키고 만다. 그리고는 평범한 일상에 묻혀 존재감없는 삶으로 돌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서울에서 온 ..

명탐정 코난 극장판 15: 침묵의 15분 - 추리보다는 액션을 즐겨라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짱구는 못말려]나 [도라에몽]과 같이 장기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한 보기 드문 케이스다. 어느덧 15번째 극장판으로 돌아온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은 이같은 성과에 대한 자축의 의미인듯 15주년 기념작이라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며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초대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아닌게 아니라 정식개봉당일 관객수는 38,036명을 동원하며 국내 개봉한 코난 시리즈 중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코난의 충성심강한 매니아층이 상당히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리즈의 완급조절에서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였던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은 [칠흑의 추적자]를 통해 회생의 불씨를 살렸나 싶더니만 후속작 [천공의 난파선]으로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가 급기야는 이..

리오 -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기성품

[아이스 에이지] 3부작 이후 별다른 히트작을 내놓지 못한 폭스-블루스카이 연합은 업계 3인자의 입지에서 정체된 듯한 상황입니다. 들쭉날쭉하긴 하지만 히트작과 실패작을 꾸준히 만들어 관객들에게 존재감을 끊임없이 심어주고 있는 드림웍스와 여지껏 단 한번의 실패도 경험하지 못한 픽사의 양강 체제를 넘어설만한 폭발력이 블루스카이에는 아직 없지요. 관건이 되는건 기술력이 아니라 아이디어입니다. 어찌보면 드림웍스가 디즈니 비틀기를 컨셉으로 내세운 것에 비해 블루스카이는 디즈니 따라잡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죠. 성공작 [아이스 에이지]의 경우도 참신함 보다는 정공법으로 승부한 경우입니다. 심플한 이야기 전개와 친화력 강한 캐릭터로 인해 성공을 거두긴 했습니다만 이것이 폭스 애니메이션의 색깔이라고 말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마당을 나온 암탉 - 한국 애니메이션의 희망을 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100만부 이상 팔려나간 아동문학가 황선미의 동화를 원작으로 만든 국산 애니메이션입니다. 워낙 완성도가 높은 탓인지 초등학교 5학년 1학기 교과서에도 실릴만큼 널리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지요. 인지도가 높은 인기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한다는건 그만큼 부담도 크게 마련입니다. 텍스트를 벗어난 익숙한 캐릭터들의 낯선 모습은 대개 실망으로 끝날때가 많은게 사실이니까요. 또한 원작 자체가 애니메이션용으로는 다소 모호한 감도 없지 않습니다. 흔히들 '우화'라고 불리는 동화의 내러티브에 비해 어둡고 철학적이며 심지어 우울하기까지 한 원작의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방학철 특수를 맞이한 저연령층의 공략은 확실하게 실패할 확률이 크니까 말입니다. 뭐 긍정적으로 보자면 어른이나 애 할 것 없이 모두가..

고 녀석, 맛나겠다 - 다문화 가정과 입양에 대한 풍자 우화

다소 원초적인 제목을 가진 애니메이션 [고 녀석, 맛나겠다]는 일본에서만 150만부 이상이 팔려나간 미야니시 타츠야의 그림동화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공룡시대를 다룬 이 작품은 원작의 눈높이처럼 아동취향에 걸맞은 귀여운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잘 어우러진 가족용 애니메이션이지요. 물론 원작의 캐릭터 디자인이나 내용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나름 탄탄한 원작의 재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날 암컷 초식공룡이 버려진 알을 주워다 정성껏 키우기 시작합니다. 거친 야생의 풍파 속에서 무사히 자란 알은 어미의 다른 알과 함께 부화하는데,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주인공 하트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생김새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다름아닌 초식공룡의 적, 육식공룡이기 때문이지요. 무리의 우두머리는 전체의 안..

[블루레이] 은하철도 999 극장판 박스셋 - 안녕, 내 청춘의 환영이여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 본 리뷰는 다분히 작품을 관람한 시청자의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으므로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들은 가급적 리뷰의 감상을 뒤로 미루시길 바랍니다. 어릴 적, 일요일 아침마다 소년들의 단잠을 깨우는 기적소리가 울렸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고, 행복찾는 나그네의 눈동자가 불타오르는 바로 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는 일주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어린이들의 유일한 낙이기도 했다. 당시 로봇만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있어 [은하철도 999]는 가히 컬쳐쇼크라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파격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 기계문명에 대한 우회적이면서도 때로는 직설적인 비판의식에 더해 삶과 죽음, 유한한 생명과 영속성, 선과 악..

[블루레이]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 극장판, 감격적인 팬서비스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타니가와 나가루의 라이트노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카도카와 쇼텐의 신인공모전인 스니커 대상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한 이래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한숨, 무료, 소실, 폭주, 동요, 음모 등 지금까지 10권에 달하는 소설과 애니메이션, 코믹스 형태의 다양한 미디어믹스 사업으로 확장되며 인기를 끌어왔다. 여느 학원 코믹물과는 달리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SF와 판타지, 여기에 미스테리라는 복합 장르적인 특징을 지닌 작품으로서 지구, 아니 우주의 존망이 걸려있는 황당하면서도 스펙터클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각 시리즈는 대단히 유기적인 이야기 결합의 형태를 띄고 있는데, 따라서 이 작품에 대해 문외한인 분들을 위해 간단..

[블루레이] 가디언의 전설 - 값비싼 어린이 전래동화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유혈 낭자한 R등급 그래픽 노블 무비 [300]과 [왓치맨]으로 확실한 비주얼리스트의 자리를 거머쥔 잭 스나이더 감독이 [가디언의 전설]을 연출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S.W.A.T]의 감독직을 맡았을 때도 표현상의 수위조절 문제로 제작사와 갈등을 빚어 하차했을 정도로 잭 스나이더의 영화는 모름지기 성인취향의 오락영화를 추구했건만 그런 그가 PG-13도 아닌 PG등급의 아동영화를 만들겠다니 무슨 바람이 불어 이런 결정을 내렸나 그 속셈이 더 궁금하기까지 했다. 캐스린 래스키의 원작소설인 '가훌의 가디언'은 장장 15권으로 이루어진 아동용 소설로서 인간이 아닌 올빼미들을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서사극이다. 순수 혈통을 ..

알파 앤 오메가 - 엉성한 CG와 진부한 스토리, 아이들도 지루할 듯

가끔이지만 비수기 틈새를 노리고 갑작스럽게 툭 튀어 나오는 작품들이 더러 있습니다. 우린 이걸 '갑툭튀'라 부릅니다. [알파 앤 오메가]가 바로 그런 작품이죠. 픽사나 드림웍스에서 만들었다면 개봉전부터 제작소식이 들려왔을텐데, 이 작품은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모를 중소 제작사(정확히는 미국과의 합작이라는 탈을 쓴 Made in India)의 애니메이션입니다. 근데 어렵쇼? 제목 끝에 '3D'를 달고 있네요? 게다가 [알파 앤 오메가]가 내세우는건 '롤러코스터 3D 어드벤처'입니다. 그냥 3D 어드벤처도 아니고 '롤러코스터'는 또 뭐람. [알파와 오메가]의 주인공은 늑대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암늑대인 케이트와 수컷인 험프리가 타이틀롤을 맡고 있죠. 이야기의 배경은 캐나다 록키산맥 투어의 시작점인 재스퍼인데, ..

라푼젤 - 디즈니의 정상 탈환이 머지 않았다

모처럼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화제로군요. 사실상 CG 애니메이션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도권을 동맹관계였던 픽사와 신흥 세력인 드림웍스에 내어준 디즈니로서는 업계 최강이라 불렸던 과거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기나긴 침체기를 겪어 왔습니다. 전통 셀 애니메이션의 연이은 실패는 둘째치고, [로빈슨 가족]이나 [치킨 리틀]과 같은 독자적인 CG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정말 비참할 정도의 참패를 경험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현 상황에서 픽사없는 디즈니란 이빨빠진 호랑이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몰락한 디즈니에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작품이 바로 [볼트]였습니다. 픽사의 브레인인 존 라세터를 영입해 제작 시스템 전반을 리셋했던 이 작품은 방향성을 잡지 못해 좌충우돌하던 디즈니의 삽질을 어느정도 보완하는 효과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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