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작열전(怪作列傳)

괴작열전(怪作列傳) : 저스티스 리그 - 슈퍼히어로의 총출동? 잔치는 끝났다

페니웨이™ 2008. 11. 24. 10:03
반응형


괴작열전(怪作列傳) No.6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의 슈퍼히어로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낸 건 역시 [다크 나이트]의 배트맨이었습니다만, [아이언맨]과 [인크레더블 헐크]로 분위기를 띄운 마블 코믹스는 자사의 슈퍼히어로를 집대성한 [어벤저스]의 실사화에 강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앞으로 제작될 [캡틴 아메리카]나 [토르 (Thor)]같은 작품들은 모두 [어벤저스]를 위한 포석의 일부임이 확실합니다. 이미 [아이언맨]과 [인크레더블 헐크]를 통해서는 떡밥을 뿌려놓은 상태구요.

 

이렇게 마블 코믹스에 '어벤저스'가 있다면, DC 코믹스에는 '저스티스 리그'라는 대항마가 있습니다. 먼저 '저스티스 리그'의 유래를 살펴보면, 1960년 2월에 '아메리칸 코믹'지에 실린 이벤트성 특집물로 시작된 작품으로서 같은해 10월 독자적인 연재물로 바뀌게 됩니다. 저스티스 리그는 다른 말로 'Justice League of America' (이하 JLA)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말 그대로 미국이 정의의 사도처럼 세계를 지킨다는 의미를 띄게 되므로 미국식 영웅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60 DC Comics, Inc. ALL RIGHTS RESERVED.

 

1960년 10월에 발간된 'Justice League of America' 제1권의 표지.


암튼 JLA는 정의를 수호하는 미국 슈퍼히어로들이 함께 뭉쳐서 만든 집단으로서 초기 멤버로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그린 랜턴, 플래시, 아쿠아맨, 마션 맨헌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후에 그린 애로우. 아톰, 호크맨, 파이어 스톰, 레드 토네이도 등 마이너급에서 메이저급 슈퍼히어로들이 가입과 탈퇴를 반복하며 점점 그 규모를 키우게 되었지요. 게다가 수많은 변종 시리즈와 크로스오버를 시도했기 때문에 본 리뷰에서는 전부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DC Comics, Inc. ALL RIGHTS RESERVED.


반면 애니메이션판 JLA는 코믹스판하고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띕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1967년 TV시리즈 [The Superman/Aquaman Hour of Adventure]에 JLA가 처음 소개가 된 바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1970년대 워너 브라더스에서 제작된 'Super Friends'(국내에는 '슈퍼특공대'로 소개)에 모태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1년에 와서야 '저스티스 리그'라는 타이틀을 달고 2개의 시즌이 방영되었고, 2004년에 '저스티스 리그: 언리미티드'라는 타이틀로 시즌3에 돌입하지요. 2008년에는 '저스티스 리그: 뉴 프론티어'라는 OVA가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DC Comics,Inc./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2004년 작, '저스티스 리그: 언리미티드'


그렇다면 실사판 JLA은 없었느냐? 천만의 말씀입니다. 은근히 수많은 괴작을 양산하는 미국에서 이 좋은 소재를 그냥 놔뒀겠습니까? 일전에 소개한 바 있는 1966년판 [배트맨: 더 무비](리뷰 바로가기)의 주인공 아담 웨스트와 버트 워드 그리고 프랭크 고신을 다시금 배트맨과 로빈, 리들러로 복귀시킨 특집극이 계획되면서 최초의 '저스티스 리그'가 실사화 될 조짐을 보입니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판 'Super Friends'에 기반을 둔 작품으로서 총 2부작으로 기획되어 1979년 NBC방송국을 통해  [슈퍼히어로의 전설(Legends of the Superheroes)]이란 제목으로 방영되었는데요, 메인 캐릭터는 배트맨과 로빈을 비롯해 캡틴 마블, 그린 랜턴, 헌트리스, 플래시, 아톰, 그리고 블랙 카나리까지 나름 후덜덜한 히어로의 캐스팅으로 이루졌습니다.

ⓒ Hanna-Barbera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1979년에 만들어진 괴작, [슈퍼히어로의 전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아쉽게도 JLA의 터줏대감인 슈퍼맨과 원더우먼이 빠졌는데요, 슈퍼맨의 경우는 독자적인 타이틀의 극장판이 막 제작된 시기였고, 원더우먼의 경우 또한 자신의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여전히 방영중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빠진 경우라고 하는군요. 만약 미친척하고 크리스토퍼 리브와 린다 카터까지 기용했더라면 [슈퍼히어로의 전설]은 후세에 어떤 평가를 받았을지 모르는 전설적인 작품이 되었을 겁니다.

Superman ⓒ Warner Bros. Pictures./Wonder woman ⓒ Warner Bros. Television. All rights reserved.

흥! 우린 너무 바빠서 말이지, 그깟 괴작따위에 출연할 여유는 없다구!


아무튼 이 작품을 끝으로 한동안 JLA 실사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다가 마침내 1997년 CBS방송국에서 [저스티스 리그 (Justice League of America)]라는 TV시리즈물의 제작을 기획하게 됩니다. 여기서 먼저 1997년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 한해에 공개된 극장용 슈퍼히어로물만 무려 3편(스틸,배트맨과 로빈,스폰)이나 됩니다. 문제는 세 작품 모두 완성도가 최악이었다는 거죠. 더구나 조엘 슈마허 감독의 블록버스터 [배트맨과 로빈]이 재앙급 실패를 기록하자 다급해진 DC 코믹스는 하루라도 빨리 페이스를 되찾고자 TV시리즈물로 실패를 만회하려 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저스티스 리그] TV판 입니다.

JLA의 정식명칭을 타이틀로 채택한 작품답게 제작사측은 그린 랜턴, 플래시, 파이어, 아이스, 아톰 등 JLA의 오리지널 멤버를 등장시킴과 동시에 JLA의 리더이자 보스로서 마션 맨헌터를 선택합니다. 다만 이 구성은 어째 단팥빠진 밀가루 반죽으로만 이뤄진 붕어빵 같다는 느낌을 주는데요, 배트맨이나 슈퍼맨, 원더우먼 같은 스타급 슈퍼히어로는 어디가고 죄다 B급 히어로들만 데려다놓고 JLA를 사칭하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요.

ⓒ CBS. ALL RIGHTS RESERVED.

니들... JLA의 멤버가 맞긴 맞는데.. 나머진 어디다 두고 온겨?


먼저 영화의 스토리를 살펴볼까요? [저스티스 리그]의 주무대는 뉴 메트로 시티. 지금 이곳은 엄청난 위기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자칭 '웨더맨(Weatherman)'이라고 불리는 테러리스트가 돈을 주지 않으면 날씨를 조작해 도시에 허리케인과 쓰나미 등을 일으켜 시민들을 몰살시키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지요.

ⓒ CBS. ALL RIGHTS RESERVED.


이에 맞서는 JLA의 멤버들은 웨더맨이 일으킨 허리케인을 막아내고, 더불어 웨더맨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입니다.(라고는 하지만 아톰 같은 경우는 폭풍우에 겁먹고 마루밑으로 들어간 어떤 할머니의 고양이를 꺼내주는 일이나 하고 있다능..ㅡㅡ;;) 한편 기상센터에 근무하는 토리는 직장에서 야밤에 사무실을 뒤지다가 수수께끼의 물체(날씨조종장치)를 건드리는 바람에 사물을 얼려 버리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토리가 특수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입수한 JLA 멤버들은 토리를 납치해(?) JLA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하게되고 JLA의 본부에서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특훈을 받습니다.

 

ⓒ CBS.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매사에 소심한 토리는 자신은 슈퍼히어로가 아니라며 그 권유를 거절하게 되지만 자신이 호감을 품고 있고 존경해 마지 않던 직장상사 이노가 바로 웨더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과연 토리는 JLA와 힘을 합쳐 웨더맨의 마수에서 뉴 메트로를 구할 수 있을런지...

 

보신대로 [저스티스 리그]는 크게 두가지 플롯을 메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하나는 웨더맨 vs JLA의 대결구도, 또 하나는 훗날 '아이스'가 되는 토리의 각성이라는 줄거리이지요. 물론 JLA 멤버들의 소소한 일상문제들을 다룬 에피소드도 있습니다만 잔가지가 너무 많아 일단 간추려보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 CBS. ALL RIGHTS RESERVED.


원래 TV 시리즈의 파일럿 방송으로 기획된 작품인지라, 이 영화를 보노라면 본격적인 본방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느낌이 역력합니다. 우선 영화의 진행부터가 독특한데요, 마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처럼 인물들의 인터뷰 장면을 중간 중간 삽입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주인공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으며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등 이런 소소한 얘기들을 풀어놓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가뜩이나 플롯의 힘이 약한 작품의 템포를 더욱 늦추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CBS. ALL RIGHTS RESERVED.


게다가 아무리 TV판 영화라지만 그래도 DC 코믹스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슈퍼히어로 영화인데, 80년대 필의 조악한 특수효과하며 (이 작품이 1997년작이라는 걸 잊지 맙시다 ㅠㅠ), 마치 파워레인저를 보는듯한 촌스런 코스튬의 압박(무려 가방속에 각자의 코스튬을 싸가지고 다니는 헝그리 정신이란!)으로 인해 슈퍼히어로의 폼나는 활약상을 기대한 분들이 이 작품을 접한다면 아마 이런 느낌을 갖게 될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덕분에 [배트맨과 로빈]의 악몽을 씻어내려던 DC 코믹스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저스티스 리그]는 시리즈로 제작되기는 커녕 북미지역내에서는 파일럿 필름조차 공중파를 타지 못하는 굴욕적인 수모를 겪기에 이릅니다. 실제로 감독으로 참여했던 루이스 티그([엘리게이터], [나일의 대모험]의 감독)는 자신의 이름을 작품에서 빼달라고 요청했을 정도입니다.

반면 유럽지역에서는 TV로 방영된 적이 있는데요, 정작 해당 관계자들은 이 작품의 존재를 지우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썼다고 전해집니다만 결국 오늘날 ebay 등 인터넷 상에서는 버젓이 DVD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어(물론 정식 DVD는 아닙니다) 저같은 괴작 콜랙터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CBS. ALL RIGHTS RESERVED.

 

사실을 은폐하기에 인터넷은 너무나도 방대하다는거..


한편 서두에서 언급한 마블사의 [어벤저스] 실사판에 맞서 DC 코믹스도 [저스티스 리그]의 (제대로 된) 실사판을 오래전부터 준비해 오고 있습니다. [Justice League: Mortal]로 알려진 이 작품은 [매드맥스]의 조지 밀러가 감독을 맡았고, 커먼이 그린 랜턴, 아담 브로디가 플래쉬, 아미 해머가 배트맨, 테레사 팔머가 탈리아 알 굴, D,J 코트로나가 슈퍼맨으로 캐스팅되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제작중이었다가 미국 작가연합의 파업으로 무기한 연기되어 제작이 중단되었었는데요, 조지 밀러의 말에 의하면 2008년 7월부터는 촬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행상황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IMDB에는 무려 2011을 개봉 예정시기로 잡아놨으니, 가뜩이나 [맨 오브 스틸]의 제작 무산으로 어수선해진 워너 브라더스의 상황으로 보건데 썩 만족스런 작품이 나올 수 있을는지 우려가 되긴 하네요.

P.S: 리뷰 작성 1주일만인 2008.12.1. Dark Horizons의 소식에 의하면 조지 밀러가 [저스티스 리그]의 프로젝트에서 도중하차했다고 합니다. 역시나.. 갈길이 멀기만한데 쉽게 나올것 같진 않군요. 



* [저스티스 리그]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CBS. ALL RIGHTS RESERVED.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저스티스 리그 표지 및 저스티스 리그 일러스트 (ⓒ DC Comics, Inc. ALL RIGHTS RESERVED.), 저스티스 리그: 언리미티드(ⓒ DC Comics,Inc./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슈퍼히어로의 전설(ⓒ Hanna-Barbera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강아지 짤방(출처미상), 슈퍼맨: 더 무비(ⓒ Warner Bros. Pictures.ALL RIGHTS RESERVED, 원더우먼(ⓒ Warner Bros. Television. All rights reserved.)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