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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름,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던 블록버스터의 경합이 두드러졌던 극장가에서 가장 훌륭한 평가를 받은 작품은 무엇일까? 한국에서 외화 관객동원 최고 기록을 갱신한 [트랜스포머]일까? 아니면 보기드문 완성도로 최고의 3편이라는 평가를 받은 [본 얼티메이텀]? 둘 다 아니다.

ⓒ Rotten Tomato. All rights reserved.


놀랍게도 올 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은 [라따뚜이]라는 애니메이션이다. 신뢰도 높은 영화 사이트 로튼토마토(
http://www.rottentomatoes.com)에서 신선도 97%의 경이적인 평가를 받으며 최상위권에 랭크된 [라따뚜이]야 말로 올 여름 진정한 강자의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픽사의 애니메이션이라는데...?

맞다. [라따뚜이]는 [토이 스토리] 이후 [벅스 라이프],[니모를 찾아서],[인크레더블]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3D 애니메이션 업계의 신화를 이룩한 픽사와 디즈니가 합작한 픽사-디즈니의 신작이다. 사실 어느 업계에서나 잘나갈때가 있으면 죽쑬때도 있는법인데, 픽사는 무려 10년간이나 '흥행불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 Disney-Pixar. All rights reserved.

흥행불패의 픽사 신화. 앞으로도 당분간 디즈니-픽사의 독주는 계속될 듯


이번 [라따뚜이]에서는 그 평가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킨 최상의 결과물로 평가받은 셈이다. 더욱이 픽사의 작품들은 흥행뿐만이 아니라, 평론가들의 호평을 어김없이 받아낸다는 점에서도 매우 주목할 만하다.


2.[라따뚜이]는 어떤 내용인가?

후각이 유난히 예민한 '레미'라는 쥐가 있다. 이 녀석은 자신을 '쥐'처럼 생각하지 않는 좀 특이한 별종인데, 인간의 요리에 특히 관심이 많아서 유명 요리사인 '구스토'의 책을 즐겨 읽거나, TV프로를 시청한다. 그렇게 주제파악을 못하다가 레미와 그 쥐떼들이 몽땅 집에서 쫓겨나는 사건도 겪게 되지만, 우연히 구스토의 식장에서 '링귀니'라는 청년을 만나게 되면서 레미의 삶이 변하게 된다.

ⓒ Disney-Pixar. All rights reserved.


링귀니는 레미의 도움으로 일류 요리사의 명성과 아버지의 식당을 상속받게 되고, 레미는 그토록 원하던 요리를 하게 되면서 인간이 된듯한 삶을 누린다. 물론 이들의 기묘한 동거가 순탄하지만은 않다. 어딜가나 악당은 존재하는 법이고 이들 앞에도 역경이 다가온다. 물론 '디즈니'식 결말이 너무나도 눈에 선하지만 그것을 확인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다.



3.무엇이 [라따뚜이]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는가?

사실, 픽사의 스토리 작가들은 '천재'가 아닌가 싶다. 그들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그것이 마치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현실처럼 포장한다. [벅스 라이프]에서는 곤충을, [토이 스토리]에서는 장난감, [니모를 찾아서]의 물고기나 [카]에서의 자동차 등등 모두가 평범한 소재이지만 픽사의 기술력이 새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그들은 기상천외한 캐릭터로 탈바꿈한다.

ⓒ Disney-Pixar. All rights reserved.

생명력을 얻게 된 생쥐. 가히 발칙한 상상력의 승리다!


[라따뚜이]는 바로 그러한 아이디어의 정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인간이 가장 깨끗하게 여겨야 할 음식과 가장 불결하다고 여겨지는 생쥐의 언벨런스한 만남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사실, 쥐처럼 인간의 곁에서 가까이 사는 동물은 개나 고양이를 빼고는 그리 많지 않다. 단지 '더럽고 불결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 되었을 뿐이다.

햄스터나 모르모트 같은 애완동물도 사실 '쥐'인데, 이들을 보고 노골적인 혐오감을 갖지는 않잖은가. 바로 [라따뚜이]는 이런 발상의 전환이 아주 잘 들어맞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덕분에 레미라는 캐릭터는 월트 디즈니의 분신과도 같은 '미키 마우스'에 견줄만큼 사랑스런 쥐 캐릭터로 남게 되었다.

ⓒ Disney-Pixar. All rights reserved.


또한 [라따뚜이]는 '요리'라는 메인 테마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요리의 왕국으로 알려진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다. 따라서 우리가 생전 보도 듣도 못한 진귀한 요리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김이 모락모락나는 그런 요리를 볼때면 제 아무리 쥐가 만들었다고 한들, 군침이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현실감있는 표현은 '역시 픽사!'라는 감탄사가 튀어나올 정도다. 참고로 이 작품의 제목인 '라따뚜이'역시 프랑스 요리의 이름을 말한다.



4.추천하고 싶은 장면은?

픽사 작품들의 특이점은 '액션씬'의 연출에도 매우 능수능란하다는 점이다. 이미 [토이 스토리2]나 [인크레더블] 등 거의 모든 작품들 속에는 여지없이 주인공들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묘사되는데,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동적 액션의 연출이 꽤나 힘든 작업임에도, 웬만한 실사영화를 능가할만큼 박력있는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 Disney-Pixar. All rights reserved.

어느 액션영화에 못지 않은 액션씬이 돋보이는 [라따뚜이]


[라따뚜이]에서도 약 세 번정도의 액션씬이 등장하는데, 한번은 쥐떼들이 집주인 할멈의 총질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 두 번째는 레미가 주방에서 밖으로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장면, 그리고 세 번째는 구스토의 유언장을 들고 달아나는 장면이다. 이 세 번에 걸친 액션씬은 그 어느 액션영화에 못지 않는 박진감을 선사한다고 장담할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여자 요리사인 꼴레뜨와 링귀니의 키스씬 장면인데, 레미의 필사적인 콘트롤(?)에 의해 이루어지는 이 장면은 아주 유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장면으로서 암울 솔로생활을 30년 넘게하는 필자로선 너무 부러웠던 장면이랄까.. ㅠㅠ


5.슬슬 결론을 내볼까?

모든 픽사 작품들을 만족스럽게 봐왔던 팬들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지만, 처음 보는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말리고 싶을 정도다. 왜냐면 [라따뚜이]를 먼저보고 픽사의 예전작들을 보면 오히려 '다른건 재미없네'하고 느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 Disney-Pixar. All rights reserved.


그만큼 [라따뚜이]의 완성도는 완벽에 가깝다. 시청각의 즐거움, 심지어는 후각과 미각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착각(?)에 빠질정도로 [라따뚜이]는 온몸의 감각을 자극하는 매우 독특한 영화다. 끝으로 남이 만든 영화를 보고 평론을 하는 필자의 마음에 와 닿았던 대사를 소개하면서 리뷰를 마칠까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비평이라는 작업은 굉장히 쉬운 일이다. 위험부담이 없을뿐더러 우리의 평론만 목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잘난척 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쓰기에도 읽기에도 재미있는 나쁜 말들을 잔뜩 적어 놓는다. 하지만 쓴소리를 잘하는 우리 평론가들은 어쩌면 겉모습만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것들이 어쩌면 우리의 비평보다 더 의미가 있는 건지도 모른다."






* [라따뚜이]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Disney-Pixar.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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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셀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꽤 동감이 가네요. 참 재미있게 보았던 애니메이션입니다.
    프랑스에 가서 라따뚜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ㅎㅎ
    평론에 관한 이야기도 참 좋네요. 어쩌면 평론이 그렇게 쉽지는 않은 일인데 말이죠.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작업이니까요. 창조적 작업이든, 아니면 그에 대한 비판이든...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님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2007.10.22 12:28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지요. 사실, [라따뚜이]의 경쾌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혹평의 충격이 죽음을 이어졌다는 설정은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하더군요.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2007.10.22 12:34 신고
  2. 키작은하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라따뚜이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만, 작품만큼이나 페니웨이님의 리뷰도 맛깔스럽습니다 :)

    2007.10.22 13:30 신고
  3. 제노몰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흐 드디어 보셨군요.^^

    저는 말씀하신 액션씬 중에 할머니와의 쫓고 쫓기는 씬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왜 지붕이 무너지면서 수백마리의 쥐들이 일제히 할머니를 쳐다보는 장면 있잖아요. 거기서 대부분의 관객들이 공포(?)과 유머를 동시에 느끼지 않았을까 해요. 한장면 안에 아주 상반된 감정을 두루 담는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웃기네요, 소름도 돋구요.^^;;

    2007.10.22 13:58 신고
  4. 술취한당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극장에 무언가를 보러 갔는데 늦는 바람에 대타로 본 영화인데 아예 무슨 내용인지 암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기대도 안하고 봤는데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줄 몰랐던 영화인데...

    개인적으로 가끔씩 평론가들은 우리랑 다른 별에서 살고 있나 라고 생각했는데 ...

    웃긴일은 영국에서 바벨이 개봉했을때 평론가들이 엄청난 호평을 보냈죠..그치만 관객들은 그렇지 않았나 봐요 저도 그중 한사람 근데 그 수가 많다고 보니 방송국에 항의하는 사람들의 수가 엄청많았고 영화관에서도 환불을 요청하는 이가 한둘이 아니어서 서로 다툼이 좀 있었는데

    2007.10.22 20:33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화가... 재미없었다고 환불을 요청해요? 헐~ 영국이란 나라도 참 이해못할 일이 벌어지는군요. ㅎㅎ

      하긴 한국에서도 [오픈 워터]라는 영화때 환불소동이 있었죠. 다만 그건 완전 사기성 홍보 때문이라..

      2007.10.22 20:39 신고
  5. 은사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늦게 보셨군요..올해 최고의 영화중 하나입니다 ^^.

    2007.10.23 13:31 신고
  6. unsk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에 적으신 말 - 영화속에서 미식가가 남기는 말이죠.. 정말 들으면서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것과 영화를 보고 평론하는것 정말 극과극이거든요.

    트랙백 남기셔서 날라와봤는데 저보다 더 좋은글을 많이쓰시는것 같네요 :)
    잘 읽고갑니다

    2007.10.25 12:01 신고
  7. holy kiss (par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고 갑니다

    (아 제블로그 주소를 남기고 갑니다만... 비 회원은 덧글을 남길수 없답니다.. 혹시나 오셨다가 기분 나빠하실까, 미리..;; ㅎㅎ)

    정말 올해 최고의 (아직까지는) 외국영화였습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다이하드 4.0'도 생각이... 실사와 애니니깐 다른 분야이겠죠^^

    2007.10.30 21:42 신고
  8. 넌 나의 Specia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타고 와 봤습니다...
    세세하게 몰랐던 정보들도 있네요...
    그 마지막 대사가 감동적이었는데~ 여튼 즐겁게 본 영화였습니다...

    2007.11.03 17:15 신고
  9. rim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픽사의 상상력은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쥐를 소재로 이런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수 있다니...
    올해본 영화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영화였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2007.11.07 00:20 신고
  10. 월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덧글보고 왔는데 보물창고를 찾은 기분이군요 ^^ 액션신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했는데 정확하게 짚어 내셨군요.. 잘보고 갑니다. 아 링크 추가해도 괜찮겠죠 ^^ ?

    2007.11.12 11:30 신고
  11. 탓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애니메이션은 정말 킹왕짱(이거 처음 써본 거에요.ㅋㅋ) 재밌더라구요. 쥐와 요리의 간극에서부터 비평가가 전하는 메시지까지 하나하나가 보물같은 영화였습니다.

    2007.12.28 11:27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7년 한해동안 거의 100점 만점에 가까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니까요... 픽사의 기술력과 창의력은 경이적인 수준입니다. 이정도로 10년이 넘게 롱런하기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

      2007.12.28 11:29 신고
  12.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니모...>와 <라따뚜이> 두 작품이 픽사 애니메이션의 정점이며,
    이 이상의 작품은 앞으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월.E>를 보고 마음속으로 픽사 제작진에게 한 마디를 했습니다.
    "미안여. 내가 당신들을 과소평가 했었나봐요."

    이 이상의 애니메이션이 앞으로 나올 수 있을까?
    이 질문의 답은 여전히 픽사에게 있을 것 같군요.

    2008.08.06 13: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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