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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연대기 N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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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건담이 공중파를 탄지 20여년이 흐르는 동안, 토미노 감독의 건담외에도 우주세기를 다룬 외전들이 속속 제작되면서 건담의 세계관은 다변화되어가는 양상을 띄었다. 그 중에서 가중 두드러진 현상은 연방과 지온의 경계를 점차 허무는, 선과 악, 아군과 적군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단지 이상과 신념의 차이에 의한 전쟁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점이다. 물론 토미노의 건담 역시 흑백논리에 의한 극단적인 편가르기를 피해온 것이 사실이나, 기존의 리뷰들에서 언급했듯이 토미노의 건담은 지온을 다분히 적군으로 묘사했고, 오히려 [역습의 샤아]에 와서는 지온의 반(反)지구적인 성격이 더욱 두드러졌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말을 안해서 그렇지, 지온을 진정한 건담의 로망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다.


그러나 [0080]으로 시작된 외전은 지온의 좌파적인 성향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받아들인다. 특히나 [08소대]에서 지온군 여성과 연방 사관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은 그간 연방 대 지온이라는 상투적인 대결 구도를 허물었으며, 특히나 지온이나 연방측 모두에게 있어서 더 큰 적은 바로 '내부의 적'이라는 색다른 주제에 도달했다.

[08소대]의 아쉬운 결말을 뒤로한채, 차기 건담 프로젝트는 '원래 건담으로의 회귀'라는 움직임을 보였다. [턴A 건담]은 [08소대]가 끝나갈 무렵에 시작한 작품으로 오랜만에 건담의 전선으로 복귀한 토미노 감독이 선보인 야심작이었다. 메카닉 매니아들 사이에선 도저히 건담같지 않은 '대머리 수염 건담'의 디자인을 보며 욕 콤보를 날렸지만, 정작 토미노 감독은 자신의 건담 이후 산발적으로 제작된 건담을 '흑역사'로 묶어 포용함과 동시에 원래 건담의 계보를 잇는 정통성의 확보에 의의를 두었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사상 최악의 메카닉 디자인을 선보인 [턴A 건담].
건담의 세계관을 하나로 통합하려한 토미노의 야심작이나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턴A 건담]의 후속편으로 제작된 [기동전사 건담시드]는 21세기 최초의 건담 시리즈 물이자,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에 등장한 건담으로서 '21세기의 퍼스트 건담'을 모토로 토미노의 건담을 사실상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물론 실망스런 작화와 쓸데없는 러브씬, 과도한 폭력의 사용 등 기존 건담과는 달리 상업성에 물들어 변질된 건담이란 오명과 함께 수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하기는 했어도, 방황을 거듭하던 건담의 역사가 결국엔 '퍼스트 건담'의 틀을 벗어날 수 없음을 방증한 예이기도 하다. 이처럼 춘추전국시대로 치닫던 건담의 세계관은 결국 원점을 향해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현재까지도 많은 건담 팬들에게 있어 논란의 대상인 [기동전사 건담시드]


하지만 정작 원류에 해당하는 1년전쟁 (또는 우주세기) 에피소드는 [08소대]이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건담시드]의 후속편인 [건담시드 데스트니]가 방영중이던 2004년, 일본의 마츠도시에 있는 반다이 뮤지엄에서 1년전쟁을 소재로 다룬 풀 3D 애니메이션이 상영되었다. 놀랍게도 이 작품은 1년전쟁의 외전을 다룬 작품임과 동시에 사상 최초로 지온이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작품이라는 면에서 매우 특이한 작품이었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본격적인 지온의 이야기를 선보인 일년전쟁 에피소드 [기동전사 건담 MS 이글루]


반다이 뮤지엄에서 상영된 3편의 에피소드는 [기동전사 건담 MS 이글루: 1년전쟁 비록]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OVA시장에 출시되었으며, 이어서 2006년 다시 3편의 에피소드를 묶은 2기 [묵시록 0079]이 출시되어 총 6부작 스토리로 완결된다. 물론 각각의 에피소드는 그 자체로도 완결성이 있으나 전체적인 [건담 이글루]의 테마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아마도 [건담 이글루]의 첫 번째 에피소드, '큰 뱀은 루움에 스러지다'에서 샤아 아즈너블의 붉은 기체가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서 오랜세월 1년전쟁의 외전을 기다린 팬들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고증의 한계로 비판을 받았던 [08소대]에 비해 [건담 이글루]의 세계관은 토미노의 세계관과 매우 근접해 있다.

연도별 사건과 당시에 사용된 메카닉의 설정은 (비록 비공식적인 테스트 기체가 새롭게 등장하긴 해도) 비교적 오리지널 [퍼스트 건담]의 연대에 맞게 잘 설정되어있어 건담의 올드팬들이 즐기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다만 건담의 이름을 붙인 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실제 건담의 전투씬이 등장하지 않는 유일한 작품이라는 점이 아쉽다.(브리핑 필름속에서만 한컷 등장)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모빌슈츠들의 CG 전투씬이 압권이다.


비록 셀 애니메이션이 아닌 CG로 완성된 작품이기에 다소 이질감을 느낄 수는 있으나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CG캐릭터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처리되었으며, 풀 3D로 등장하는 모빌슈트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준다. 비록 [파이널 판타지7: AC]급의 환상적인 화면까지는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무엇보다 21세기 최초의 우주세기 작품이 지온군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단지 일개 지온군 병사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온군 내부에서도 소외받는 603 기술시험 부대의 승무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작품은, 기존의 건담 외전과는 또다른 감동적인 스토리로 중무장하여 명령에 따라 삶을 지배받는 군인들의 숙명을 비장하게 그려내고 있다.

반면 [건담 이글루]는 철저하게 패자의 관점에서 기술되었다는 점에서 [0083 지온의 잔광]보다도 더 군국주의적인 색체를 띈 작품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상대적으로 연방의 모습은 호전적이고 과격하게 묘사되어 (이는 분명하게 말해서 감독이 의도했던 바다) 연방을 건담의 주역이라고 보는 골수팬들에게 있어서 비난을 샀다.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아아.. 가슴벅찬 감동을 안겨주었던, 그분(!) 전용의 붉은 자크가 등장하는 장면!


하지만 지온의 이상에 동감했던 팬들과 건담의 밀리터리적 리얼리즘을 선호한 매니아들은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건담 이글루]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온의 '패전'이라는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있어 좌절과 도전을 반복하는 603부대 승무원들의 이야기는 에피소드가 끝날때마다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 상황과 맞물려 슬픔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비록 결말부분이 뜻밖의 해피엔딩(?)으로 끝났을지언정 전장의 냉혹한 현실을 증언하는 [건담 이글루]의 테마는 그 어떤 우주세기 건담의 이야기보다도 '전쟁 드라마'의 성격에 가깝다.

[건담 이글루]의 공개로 분명해진 사실은 1년전쟁의 사이드 스토리가 메카물에서 밀리터리물로, 청소년층에서 성인층을 타겟으로 점점 변화해 간다는 점이다. 물론 [퍼스트 건담]을 보고 자란 세대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에 맞게 변화되는 부면도 있겠지만, 건담이라는 작품이 가진 전쟁물로서의 의미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제 모습을 갖춰간다는 느낌이랄까.

애당초 건담에 탑승한 파일럿이 '소년'에 불과한 아므로 레이 였음에도, 이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던 당시의 정서와 소년병을 전쟁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잔인성을 부각시키는 [건담 이글루] 사이의 차이는 20여년의 세월만큼이나 큰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건담 이글루]로 다시 불붙은 우주세기 프로젝트에 뒤이어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감독은 건담 팬들을 열광케 할 만한 빅뉴스를 발표한다. 다음 이야기는 토미노의 마지막 건담이 될지도 모를 '어떤 작품'에 대한 리뷰로서, 기동전사 건담 연대기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 [기동전사 건담: MS 이글루]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創通/ サンライズ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건담의 이미지 사용에 관한 설명은
이곳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스틸: 기동전사 건담 (ⓒ 創通/ サンライズ All Rights Reserved. ),턴A 건담(ⓒ 創通/ サンライズ /Victor. All Rights Reserved.), 기동전사 건담시드(ⓒ 創通/ サンライズ /Victor. All Rights Reserved.)


機動戰士ガンダム 연대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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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디어몹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페니웨이 회원님의 포스트가 금일 오후 05:00에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될 예정입니다. 익일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과학)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2007.09.06 16:34 신고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엔 기대하고 봤다가 나중엔 정떨어진다고 해야하나.. 이글루

    자꾸 '신덴이 제대로 배치됐더라면', '야마토가 어쨌더라면 등등'하는 일빠들 if놀이가 너무 찐하게 연상돼는 씨리즈였거든요. 건담 씨리즈가 조금씩 2차 세계대전 컨셉들을 닮아가는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태평양전쟁 일본군빠들이 DDR치는 소리들을 자꾸 배경에 깔고있는게 보여서 짜증

    2007.09.09 18:47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본의 군국주의적 색채는 이글루 연재 내내 문제시되었던 부분입니다. 어쨌거나 일본 애니메이션은 이같은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참 어려운거 같아요. 민족성이 그런건지...

      지나치게 극우적인 성향만 보이지 않는다면야 그러려니하고 봅니다.

      2007.09.09 22:20 신고
  3. LOST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잘보여주는 장면은 구 TV판에서 정의로운 세력으로 표현되었던 지구연방군은 [이글루]에서는 매우 과격하고, 잔인하고, 비열하고, 악하게 나왔습니다.
    [전쟁에선 절대 선(善)도 악(惡)도 없다]는 것을...
    OP 시리즈에서는 지온공군의 슬픔이 느껴지면서도 희망을 놓지않은 강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2009.05.24 23:12 신고
  4. 붉은 자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글루 리뷰를 찾아보니 이렇게 굴러들어 왔네요. 개인적으로 꽤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었습니다. 유년시절

    에 줄기차게 봤던 소위 수퍼로봇들에 질린 저로서는 일련의 건담시리즈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네요.

    여하튼 우연찮게 접하게 된 이글루 시리즈는 처음에 3d라는 걸 알고는

    아 이거 재미없겠네 했지만 첫편부터 마지막 6편까지 쉴새없이 플레이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생각외로 재미있던 것이죠. 페니웨이님이 지적하신대로 1년 전쟁에서의 외전형식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저에게는 의미있던 작품이었습니다

    2009.09.15 03:08 신고
  5. 부와아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루2 중력전선은 리뷰 안해주셨네요
    중력전선은 묵시록보다 향상된 3d 처리로 나왔는데 ㅎㅎ
    스토리도 볼만하고요 (사신나온게 좀 흠이긴 하지만)

    아 중력전선 3편의 건탱크 정말 최고였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을수 없네요

    2012.02.15 15:46 신고
  6. 고라이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년 전쟁시기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사이드스토리가 생산될 수 있네요! 정말 우주세기의 방대한 세계관 아니 우주관에 놀랐습니다! 로봇애니보다는 그냥 전쟁영화 한편 같네요!

    2014.08.24 09: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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