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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132

 

 

 

 

셀 애니메이션의 시대가 저물고 CG 애니메이션이 대세가 된 지금, 이 시장은 빅3라 불리는 헐리우드 제작사들끼리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카 2]와 [메리다와 마법의 숲]으로 잠시 주춤해진 상태이긴 하지만 전통의 강자 픽사-디즈니는 여전히 이 분야의 톱을 고수하고 있고,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일년에도 여러편의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드림웍스와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라는 막강한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폭스-블루스카이가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죠.

한국에서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같은 작품을 통해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시도는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리미티드 기법을 고집하던 애니메이션 왕국 일본 역시 CG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아직까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주질 못하고 있지요. 경기침체로 인해 거품이 빠진 지금 상황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것이 없어 보입니다. 당분간 헐리우드 빅3의 독주는 계속되겠지요.

그런데 의외의 틈바구니를 파고드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비디오 브린쿠에도 Vídeo Brinquedo’라는 회사인데요, 브라질의 상파울로에 본사를 둔 이 제작사는 CG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입니다만 내놓는 작품의 특이성에서 눈길을 끕니다. 왜냐구요? 바로 애니메이션계의 ‘어사일럼’ 같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괴작열전에서는 여러편의 어사일럼 작품을 소개하면서 국내에 목버스터의 신세계를 알린 바 있는데요, 비디오 브린쿠에도는 처음부터 이러한 짝퉁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1994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처음 몇 년간 [바람돌이 소닉] 같은 작품들을 수입, 배급하는 사업을 해왔지요.

한번은 무명 제작사의 [유나이티드 서브마린 Reino submarino]이란 작품을 수입해 판매했었는데 판매량이 신통치가 않았습니다. 2003년 픽사의 [니모를 찾아서]가 개봉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사실 [유나이티드 서브마린]은 [니모를 찾아서]와 몇몇 설정에서 비슷한 점을 보인 작품이었는데요, [니모를 찾아서]가 개봉된 이후 [유나이티드 서브마린]의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한마디로 대박을 기록한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비디오 브린쿠에도 사는 수입, 배급일을 때려치고 자신들이 직접 제작에 나서기로 결심합니다.

ⓒ Vídeo Brinquedo. All rights reserved.

그렇게 탄생한 첫작품이 [리틀 카즈 The Little Cars]입니다. 네, 두말할 나위없이 픽사의 [카]를 베낀 작품이었는데요, 2년간 총 4편의 [리틀 카즈] 시리즈를 출시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이면서 바야흐로 애니메이션계의 목버스터 시대를 열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리틀 카즈 3]의 부제가 ‘The Little Cars 3: Fast and Curious’로서 [분노의 질주]의 원제인 ' Fast and Furious'를 패러디하는 센스도 보여주었다는 겁니다.

ⓒ Vídeo Brinquedo. All rights reserved.

[리틀 카즈]의 성공에 힘입어 내놓은 다음 프로젝트는 바로 [라따또잉]이었습니다. 네, 이 작품 역시 부가설명이 없이도 어떤 작품을 베꼈는지 아시겠지요? 바로 픽사의 재기넘치는 작품 [라따뚜이]의 짝퉁입니다. 원래 [라따뚜이]는 탁월한 미각을 가진 생쥐와 한 요리사의 우정과 소동을 다룬 작품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은 수작이었지요. 하지만 과연 [라따또잉]도 그런 훌륭한 작품이었을까요?

[라따또잉]은 리오 데 자네이루에서 식당 ‘라따또잉’을 운영하는 생쥐 마르셀 또잉의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서 매주 인간들의 식탁에서 신선한 먹거리를 가져와 식재료로 사용하는 또잉의 요리 비법을 알아내려는 라이벌 식당의 점주에 의해 위기에 빠진다는 내용입니다. 러닝타임은 비디오 브린쿠에도의 여느 작품이 그러하듯 50분에 살짝 못미치는 정도라 사실상 별다른 스토리는 없습니다.

ⓒ Vídeo Brinquedo. All rights reserved.

[리틀 카즈]를 내놓을 때만해도 그냥 어영부영 넘어갔던 비디오 브린쿠에도는 [라따또잉]으로 인해 단숨에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물론 좋은 쪽은 아니었습니다. [라따뚜이]의 번뜩이는 재치와 구성에 비해 경악할만한 완성도를 보여준 [라따또잉]은 ‘비교체험 극과극’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었거든요.

조악한 CG -사랑스런 [라따뚜이]의 생쥐와 비교하면 [라따또잉]의 그것은 완전 소름이 돋을 만큼 비호감이죠- 와 엉터리 더빙, 게다가 머리속에 새하얗게 될 만큼 의미없는 스토리 등 모든 점에서 기가 막힐 정도로 괴악스런 작품이 되어버린 것이죠. 해외 사이트에서 올린 글들을 보면 ‘인간이 만든 최악의 애니매이션’ 이라든가 ‘이걸 만든 사람이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라든가 ‘내 평생 악몽에 시달릴 것 같아’ 등의 반응이 튀어나옵니다.

ⓒ Vídeo Brinquedo. All rights reserved.

사실 비디오 브린쿠에도의 전략은 단순명료한데요, 픽사나 드림웍스 같은 대형 제작사의 제작발표가 있으면 기획에 들어갔다가 지방 극장에 예고편이 걸리면 그걸 가져다가 신속히 CG작업을 통해 베끼기에 들어가고 정식 개봉 이전에 재빨리 DVD 시장에 풀어버리는 겁니다. 이러한 제작방식을 보면 어사일럼이랑 거의 다를바가 없는 셈이지요.

이 후 비디오 브린쿠에도의 차기작들은 그야말로 주옥같습니다. [쿵푸팬더]의 짝퉁인 [리틀 팬더 파이터 The Little Panda Fighter], [월 E]의 짝퉁인 [작은 로봇 Tiny Robots], [업]의 짝퉁 [왓츠 업? : 풍선 구출작전 What's Up?: Balloon to the rescue] 등 헐리우드 빅3의 대형 애니메이션 대부분을 카피하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 Vídeo Brinquedo. All rights reserved.


[라따또잉]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나쁘지 않았는데 짝퉁의 천국인 중국에서는 DVD시장에서 꽤 큰수익을 올렸다고 하더군요. 모름지기 이러한 괴작들은 메이저 작품들에게는 없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니까 말이지요. 하긴 한국도 과거에 [이티]나 [트론] 같은 헐리우드 작품들을 베낀 애니메이션을 만든 과거사가 있으니 남의 탓을 할만한 형편은 아닐라나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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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왓츠 업? - 풍선 구조대] 의 경우는 저 회사의 전편[리틀 앤 빅 몬스터즈]의 속편이기도 합니다. 그 전편은 [몬스터 대 에일리언]의 짝퉁이기도 했죠.

    저 회사 애니의 전반적인 특징인데, 저 애니도 브라질어 더빙으로 들으면 의외로 들을 만 해집니다. 미국으로 가면서 그 동네 인간들이 효과음 어설프게 추가하고 발더빙 해놨더군요.

    어떻게 보면 대단한 회사인 듯 합니다. 이미 시장이 죽을 대로 죽은 브라질에서 나름대로 머리 굴려서 돈버는 경우이니까요. 물론 그 방식이 참 뭐같다는 점은 까야하지만요.

    2013.02.21 12:25 신고
  2. 케르베로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입이 딱 벌어집니다. 하여간 어사일럼이나 여기나 얼굴에 철판 깔고 덤비는 건 똑같네요.

    더 웃기는 건, 역시 짝퉁은 서로 통한다고 중국에서 DVD 장사해서 수익을 올렸다는 점.

    이런 괴작들을 모아서 보시고 포스팅까지 하셔야 하는 페니웨이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2013.02.21 19:11 신고
  3. 산다는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어떤 의미로는 대단하다는 말 밖에....."너 고소!" 스킬을 안 당하는 걸까요...

    2013.02.21 19:50 신고
  4.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웃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저작권상에 문제가 있어보이는데...참 세상은 넓네요;;;

    2013.02.21 20:20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리조리 법망을 잘 피해가거든요. 어사일럼도 [에이지 오브 호빗]으로 뉴라인시네마에게 고소크리 먹었다가 제목을 바꿔서 출시했더군요 ㅡㅡ;;;

      2013.02.21 22:48 신고
  5. 그린게이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이지 라따`또잉~` 이네용 일주일 넘게 워크숍이라는 명분으로 산속에 갖혀서 사육되었더니 감각 찾기가 쉽지 않군요 각성하고 게다가 `왓썹` 까정~ 이 세상에 틈새시장의 한계는 없어 보입니다 이러니 회사들이 불가능은 없다며 월급쟁이들에게 막 던지나 봅니다 ㅜㅜ 꼭 찾아보진 않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스리슬쩍 보고싶기도 하네요~ 오늘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2.21 21:19 신고
  6. BLUEnLIV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괴작열전은 읽을 때마다 한번 봐야겠다는 충동이 느껴지고 이걸 삭이는 과정이 반복됐는데, 이번 작품은 충동이 더 세군요… 쿨럭

    2013.02.22 00:13 신고
  7. 볼쇼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게 많은 듯.....하단 생각을 했었는데,
    좀더 생각해보니 방송사가 목버스터 질을 한 거군요. 극장에 비슷한 거 걸리면 잽싸게......
    뭐, 영화들도 그랬군요.

    그나저나 저 쥐, Suicide Mouse를 생각나게 하는군요. 눈빛이 기분 나쁜 것이.

    2013.02.23 20:56 신고
  8. 블랙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목버스터 애니메이션들은 역사(?)가 꽤 오래되었죠.

    저 회사 작품은 아니지만 예전에 주말마다 KBS에서 가끔 유명 애니메이션 아류작 방영하던거 본 기억이 나네요. (방송사와 계약이라도 맺은건지 특정 제작사 작품이 계속 나오던데...)

    2013.02.24 06:37 신고
  9. car0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언급된 작품들 이후에는 뭘 베이스로 만들었을지 궁금합니다.
    어쨋거나 말그대로 전설로 남게 되지 않으려나요?

    2013.02.24 12:59 신고
  10. 모르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잘보고 갑니다.즐거운 한주가 되세요

    2013.02.25 10:37 신고
  11. 나르사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영화들만을 찾는 팬들도 은근히 많은 모양입니다. 저도 몇몇편들은 참 인상깊게 본 기억이...(여러가지 의미로요)

    2013.02.28 14:56 신고
  12. 거북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괴작열전 항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픽사나 디즈니 같은 곳들은 3D애니에 프로그램을 뭘 사용했는지 급 궁금해지는...;;

    [라따또잉]은..3D MAX 같은데...

    2013.03.04 08:35 신고
  13. 김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은 CG애니메이션 쪽에서 갈 길이 멀다기 보다는...일본은 사람의 손때가 묻어나면서, 3D에서는 볼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는 영상미, 3D가 가질 수 없는 2D 애니메이션만의 감성이 있다보니 2D쪽을 선호하다 보니까 CG애니메이션이 드문 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기술력이 딸리는 건 아닙니다. 애니메이션 CG쪽에서는 본좌급으로 통하는 토에이가 만든 캡틴하록을 보면 정말 미국 CG애니메이션 뺨치는 수준의 영상미를 보여줬고, 카툰 렌더링으로 제작된 낙원추방 역시 상당히 높은 퀼리티를 보여줬고, 무었보다 공동제작에 참여한 니트로 플러스가 CG쪽에서 정평이 난 곳이였고, 토에이로부터 제작을 의뢰받은 그래피니카 역시 CG쪽에서 정평이 난 곤조 제작 스탭이 독립하여 세운 곳이였죠.

    참고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TVA쪽은 초당 8~12프레임 정도의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이지만...극장판 쪽 가면 초당 24프레임의 풀 셀로 제작합니다. 그 중 유명한 작품이 88년도에 개봉한 아키라였고, 지브리의 경우는 극장판만 만드는지라 풀 셀로 제작을 하죠. 그것도 수작업으로 말이죠.

    2015.10.28 07: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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