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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빅터스]는 작년 [체인질링]과 [그렌토리노]로 연타석 안타를 날린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기대치를 높히는 영화다. 여기에 모건 프리먼과 맷 데이먼이라는 국내에서도 꽤나 지명도 높은 배우들이 출연하니 관심을 끌 만한 요소는 충분히 갖춘 셈이다. 문제는 이 작품이 한국에서 지지리도 인기없는 럭비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는 것. 아마도 [인빅터스]가 럭비를 소재로 한 여느 스포츠 영화였다면 무척 매력없는 작품이었을 거다.

넬슨 만델라의 취임직후 벌어진 럭비경기 A매치에서 남아공 국가대표 스프링복스팀은 영국팀에게 참패를 당한다. 경기를 관람하던 만델라는 희안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데 남아공 관람객중 흑인들이 오히려 영국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선수가 백인으로 이뤄진 남아공 대표팀 대신 차라리 타국팀을 응원하고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스프링복스팀 자체가 백인통치시대의 인종차별을 대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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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대다수 흑인들은 팀성적도 좋지 않은 스프링복스를 이번기회에 아예 갈아 엎어 버리자고 나서지만 만델라는 자신이 추구하는 화합의 이상향과는 다르다는 판단하에 스프링복스를 정치적 슬로건으로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스프링복스의 유지를 강행한 만델라는 팀의 주장을 만나 그 당위성을 설명하고 럭비 월드컵 우승이라는 전대미문의 목표에 도전하도록 선수들을 독려한다.

이렇듯 [인빅터스]의 본질은 스포츠 영화의 탈을 쓴 정치적 영화다. 임기초반부터 진통이 예상되던 남아공의 사회적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럭비를 이용한 만델라의 탁월한 정치적 계산은 이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소재다. 영화 후반부의 30분 정도를 럭비시합으로 장식하지만 결국은 남아공 정치 무대를 바탕으로 구성된 드라마인 셈이다. 다른 스포츠 영화처럼 고된 훈련과정을 묘사하는 씨퀀스나 박진감 넘치는 시합장면도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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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후기작품에서 두드러지는 소시민의 영웅주의적 모습은 넬슨 만델라라는 실존 인물을 통해 다시 한번 반복되고 있다. 유난히 휴먼드라마에 집착하는 이스트우드의 취향에 걸맞게 그가 찾아낸 넬슨 만델라의 또다른 모습은 제법 흥미롭지만 그렇다고 [인빅터스]가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모두 잡은 영화냐 하면 약간은 갸우뚱하게 된다. 등장하는 캐릭터는 놀랄만큼 평면적이라 갈등으로 인한 극의 긴장감이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미 예상된 결말을 놓고 진행된다는 점에 있어서 진부함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 오히려 인권문제를 부각시키면서 스포츠 영화의 재미도 살려낸 작품으로 말하자면 존 G. 아벨드센의 [파워 오브 원]이 한 수 위다.

그럼에도 [인빅터스]가 한국의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이미 2002 월드컵을 통해 스포츠로 하나될 수 있는 기쁨의 환희를 맛보았다는 점이다. [인빅터스]는 그때 우리가 느꼈던 그 감동과 조금도 다르지 않으며 그러한 기쁨의 힘이 인종차별의 오랜 갈등을 극복할 정도로 강력하다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이스트우드 감독의 기존 작품들에 비하자면 그 임팩트가 조금 떨어지긴 하나 [인빅터스]는 충분히 공감할 만한 소재로 가장 무난하게 다가오는 드라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눈앞에 둔 이 시점에서 홍보용 영화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듯.

* [인빅터스]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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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uenliv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무난한" 영화란 말씀이시군요... 흠흠.

    참, 중대한 오류가 있어요.
    미식축구와 럭비는 전혀 다른 스포츠입니다.

    미식축구하는 친구도 있고, 럭비를 하는 친구도 있는데(그러고보니 학부때 럭비를 한 학기 배웠다능... ㅠ.ㅠ)...
    그 친구들이 "미식축구(럭비)"란 표현을 보면 아마도 서로서로 흥분할 듯 하네요. ^^;

    2010.03.05 12:35 신고
  2. supab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한국 관객들에게 어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관객들이 많이 잘 것 같다는 생각도..ㅋ

    2010.03.05 14:07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이런류의 휴먼드라마는 국내에 잘 안먹히는 경향이있죠. 게다가 럭비를 소재로 했으니 흥미도 떨어지구요. 감독과 배우이름으로 어필해야하는데 글쎄요... 흥행은 별로 좋지 않을듯.

      2010.03.05 14:09 신고
  3.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림옹이 감독한 영화가 한국 극장가에서 흥행 성적이 좋았던 일은 근 10여년간 없지 않았던가요?^^;
    (체인질링이나 그랜토리노는 예상보다는 관객 수가 많았다고는 들었습니다만...)

    만델라는 분명 우리 시대 가장 존경할 만한 인물 중 한 명이겠지만,
    그를 소재로 재미있는 영화가 나오기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동림옹의 스타일에 만델라 선생이 썩 잘 맞는 소재도 아닐 듯 하고...

    동림옹 감독에 모건 프리먼, 멧 데이먼이 뭉쳤다는 것에서 기대를 잠깐 하기는 했지만,
    역시 맨파워만으로 만사가 형통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2010.03.05 15:16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는 말씀입니다. 동림선생의 영화치고 국내에서 성공한 작품이 거의 없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좀 인기를 끌었을라나요..

      넬슨 만델라를 소재로 한 작품도 꽤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듯 합니다.

      2010.03.05 15:20 신고
  4.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만델라며 럭비며 국내에서 별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소재네요.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안 먹히는 휴먼드라마라고 하시니...
    하지만 감독과 배우의 이름 값...
    안 친한 소재 때문에 흥행이 부진할 것이냐 네임 밸류를 등에 업고 선전할 것이냐,
    영화 내용보다도 성적이 어떨지에 더 관심이 가는 영화군요. 크

    2010.03.05 15:41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번주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다음주부터는 [셔터 아일랜드]나 [그린 존] 등 쟁쟁한 영화들이 대기중입니다. 거의 흥행은 물건너갔다 봐야죠 ㅠㅠ

      2010.03.05 21:20 신고
  5.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반 스포츠영화 형식이라 생각됬는데 아닌가보네요
    그래도 믿음가는 출연진과 감독이니만큼 무언가가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2010.03.05 20:24 신고
  6. 도미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인데, 이렇게 감동을 줘도 되나 싶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2010.03.06 19:44 신고
  7. 무비조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취재를 다니다보니 글도 주말에
    몰아서 읽게 되네요^^
    주말 잼나게 마무리하시구~
    한주 즐겁게 시작하시기를!!

    2010.03.07 12:28 신고
  8. 만두의전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먼 드라마와 휴먼 다큐를 반반 섞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너무 담담하지도 않게 그려내어서 오히려 실화로서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다른 말로 어중간하다고도 하죠.ㅎㅎ
    저는 여러가지 의미로 감명 깊게 봤습니다. 살짝 트랙백 남겨요~

    2010.03.09 16:57 신고
  9. 몬스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페니웨이님 리뷰 잘 보았습니다.
    전 만델라 대통령을 중심으로 영화를 보게 돼서 그런지 꽤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현실의 정치에 대한 여러 고민들도 하게 됐구요.

    2010.03.10 15: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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