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작열전(怪作列傳)

괴작열전(怪作列傳) : 드래곤볼 에볼루션 - 양키센스가 낳은 원작파괴의 결과물

페니웨이™ 2009. 3. 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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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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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지금으로부터 20년전인 1989년 12월 14일 목요일. 미래의 한국 출판만화 시장을 초토화시켜 버리는 단초를 제공한 만화 한편이 '아이큐 점프'의 부록형태로 제공됩니다. 이름하야 '드래곤볼'. 무려 '세계 명작 초대 특선'이라는 타이틀로 소개된 이 작품은 무차별 한국상륙을 시도하는 일본만화계의 공습을 허용한 최초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현세의 '아마게돈', 이상무의 '제4지대', 허영만의 '망치', 배금택의 '열네 살 O심이'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만화가들의 작품이 연재된 '아이큐 점프'에 이처럼 일본만화가 등장한 것은 필자와 같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 バードスタジオ/集英社・フジテレビ・서울문화사 All rights reserved.


물론 당시만해도 일본만화가 국내에 수입이 안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공작왕'이나 '시티헌터'같은 작품들은 이미 음지의 세계를 통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었고 또한 '쿵후보이 친미'같은 작품들은 '쿵후소년 용소야'등으로 제목을 바꾸고 성운아라는 유령작가를 내세워 버젓이 정식 출간되기도 했거든요. (물론 이같은 사실을 알고보는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요)


하지만 '드래곤볼'은 아직도 일본문화에 대한 반감이 있던 그 시절 한국의 만화시장에서 한자리를 내어주었다는데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작품 자체의 완성도가 뛰어났던건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꼼꼼하고 세심한 작화, 치밀한 스토리, 무엇보다 청소년 만화이면서도 19금 코드를 살포시 집어넣어 아슬아슬한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과감함을 선보인 것도 '드래곤볼'의 인기에 한몫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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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バードスタジオ/集英社・フジテレビ・서울문화사 All rights reserved.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둠의 시장을 장악하던 묻지마 출판사들에서는 일찌감치 연재를 앞서나가던 일본의 원판 드래곤볼을 몰래 들여와 발번역을 한 뒤 500원짜리 포켓사이즈의 해적판을 앞다퉈 양산해 실제 판권을 쥐고 있던 서울문화사의 연재를 훌쩍 앞서나가는 웃지못할 기현상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아마 저와 같은 세대들의 독자층에게는 사실상 이 해적판 드래곤볼을 통해 이 작품을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사실 저에게도 네퍼나 프리더 같은 이름보다는 네트바나 후리자, 손오돌 등의 이름이 더 친숙하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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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해적판 '드래곤볼'의 하나인 '드라곤의 비밀'


'드라곤의 비밀', '칠성주를 찾아라' 등 갖가지 제목으로 발간된 수많은 해적판 중에 단연 발군의 퀄리티를 자랑했던 것은 명지기획의 '드래곤볼' 포켓판이었습니다. 특히 명지기획의 경우는 발매 2주만에 15억원의 수익을 남기며 해적판 업계의 전설로 남아있고 이 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입니다. ㄷㄷㄷ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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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2주만에 15억의 수익을 기록한 명지기회의 해적판 '드래곤볼'


'드래곤볼' 수입의 부작용은 비단 '드래곤볼' 해적판의 대량 양산 뿐만이 아니라 아직 심의도 채 마치지 않은 무수한 일본 만화들이 무차별 해적판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북두의 권', '란마 1/2' 등 정식 라이센스를 없이 출간된 해적판은 갈 수록 그 수가 증가해 1993년에는 무려 3백여종의 일본 해적판 만화가 어둠의 세계를 장악하고 있었다니 그 위력을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한국 만화계의 암울한 역사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설명할 기회가 있을테니 이쯤에서 정리하고 암튼 '드래곤볼' 한편의 수입이 미친 파장이 이렇게 컸다는 겁니다.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드래곤볼'이 한국에 상륙하던 1989년, 쌈마이 정신으로 무장한 한 대만 영화인이 한편의 영화를 내놓았으니 그 이름 [신칠용주(新七龍珠)]. 네, 무려 '드래곤볼'의 최초 실사영화가 되겠습니다.

세계 최초의 실사판 '드래곤볼', [신칠용주]


무슨 고무 탱탱볼 같은 드래곤볼을 둘러싼 손오공의 모험을 그린 이 작품의 완성도는 굳이 말 안해도 되겠지만 다름 이듬해에 나온 어떤 작품보다는 그나마 봐줄 만하다는게 중평인데요, 그럼 1990년에는 어떤 작품이 나왔느냐?  

'드래곤볼'이 국내에 수입된 지 딱 1년 후에 국내 괴작영화의 거장 왕룡 감독이 실사판 [드래곤볼]이 선을 보인 겁니다. [신칠용주]과 용호상박을 다투는 실사영화이긴 하지만 한국이 낳은 굴지의 인기배우 심형래가 무천도사로 캐스팅 되었고,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신칠용주]보다는 원작에 더 충실한 작품으로서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괴작 매니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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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동화주식회사. All rights reserved.

국내 굴지의 괴작, 왕룡 감독의 [드래곤볼]


이쯤해서 '드래곤볼'의 실사판은 두 편다 참담한 결과물을 보여주게 되는데요, 다행이 더 이상 이 작품을 실사로 만들겠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강산도 변한다는 10여년의 세월이 흐른뒤 저 멀리 미국땅에서 드디어 용자가 나타납니다. 2002년. 20세기 폭스사에서는 '드래곤볼 Z'의 영화화 판권을 일본측으로부터 취득하게 되는데요, 흐지부지 될줄만 알았던 '드래곤볼'의 영화화 기획은 놀랍게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2004년에는 [빅 히트]의 각본가인 벤 램지가 50만 달러를 받고 '드래곤볼 Z'의 영화화 각색을 시작하게 됩니다.

2007년에는 [데스티네이션]으로 미국 호러영화계에 신선한 파장을 몰고온 제임스 왕 감독이 홍콩의 주성치와 함께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폭스사와 계약을 맺습니다. 제목을 [드래곤볼]로 수정한 이 작품을 위해 평소 '드래곤볼'의 팬이었던 제임스 왕은 자신이 직접 각본을 고쳐 쓰는 열의를 보이며 제작을 진행합니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제임스 왕 감독.


하지만 제작 과정은 그리 순조롭지가 않았습니다.1990년대 제작된 두 편의 실사판 [드래곤볼]만 보더라도 이 작품의 제작 자체를 우려하는 팬들이 많았는데요, 우선 개봉일의 연기는 가뜩이나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애당초 2008년 8월에 예정이었던 개봉일을 2009년 4월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가장 치열한 여름방학 시즌에서 싸울 자신이 없음을 제작자들 스스로가 간접적으로 인정한 꼴이 되어 버렸지요.

악성 루머도 만만찮았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2008년 8월에 Filmjunk를 통해 나온 루머인데요, 촬영에 1억달러 이상의 예산이 투자된 [드래곤볼]이 3부작으로 예정되어 있어 영화사가 더 이상의 손해을 막기위해 남은 필름 모두를 폐기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겁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제작사측은 Air Force Time를 통해 그런 루머를 일축했고, 폭스 고위층들도 촬영분을 보고 만족했다는 반박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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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lmjunk. All rights reserved.

Filmjunk에 실린 [드래곤볼] 폐기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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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r Force Time. All rights reserved.

Filmjunk의 기사에 반박하는 Air Force Time의 기사


하지만 공개되는 스틸들은 하나같은 기대감은커녕 실망만을 안겨주었고 이를 의식한 제작진은 급기야 개봉을 불과 몇 달 남겨두고 제목을 [드래곤볼 에볼루션]으로 변경하기에 이릅니다. 원작과의 거리를 둠으로서 쏟아지는 팬들의 원성을 조금이라도 무마해보고자 하는 심산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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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이 따위 스틸이 공개되니 기대가 될 턱이 있나... (이 스틸은 특수효과 처리 전 모습으로 실제 영화상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워낙 원작 자체가 유명한지라 이 작품을 은근히 기대하는 몇몇 팬들도 있었고, 또는 나름 화려한 캐스팅 덕분에 '에미 로섬만 믿고 가자'는 등 특정 배우의 출연에만 초점을 맞추려는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드래곤볼 에볼루션]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우선 그 결과물을 확인하러 극장엘 갔습니다. 다음은 관람 전 극장안의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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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나 설정샷 아닙니다. 진짜 상영 10초전 상황입니다. 저기 앞에 '드래곤볼' 매니아로 보이는 오덕스런 여성관객 한분과 제가 영화관 전세내서 봤습니다. 아놔, 눈물 좀 닦고...


그럼 일단 우선 간단한 스토리 먼저 살펴보죠.

2000년전 지구를 괴멸시켰던 피콜로는 마봉파에 의해 봉인되고, 그의 심복인 짝퉁 킹콩 '오자루'가 갑자기 사라진 이래 지구는 평화의 연속입니다. 손오공은 할아버지 손오반과 함께 사는 18세의 소년인데 학교에서 왕따당하는 신세입니다. 치치라는 아이를 좋아하긴 하는데 숫기가 없어서 말도 잘 못붙이는 한심한 청춘이지요.

근데 어쩐일인지 피콜로가 다시 풀려나 미인 하나를 수하로 두고 세상의 드래곤볼을 모으러 다닙니다. 피콜로와 드래곤볼의 비밀을 아는 손오반은 어느날 피콜로의 습격을 받게 되고 숨을 거두기 직전 손오공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려주며 오공에게 무천도사를 찾아가 세상을 구하라는 황당한 유언을 하며 눈을 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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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다음날 오공네 집에 들이닥쳐 총부리를 겨눈 부르마는 오공의 4성구를 자신의 5성구로 '오해'했다며 그냥 가려 합니다. (이 뭐...) 그런데 오공은 나머지 드래곤볼을 찾기 위해 손을 잡자는 제안을 하고 흔쾌히 이 제안을 받아들인 부르마와 함께 무천도사를 찾아갑니다.

이래서 또 무천도사를 만나고, 야무치를 만나고, 치치를 또 만나고... 피콜로도 만나고.. 신룡도 만나고... 만나고... 만나고... 그러다가 끝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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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제공: 스믈님 http://smle.net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스토리는 원작과는 상당히 어긋난 상태로 출발합니다. 우선 내용상으로 원조 피콜로를 만나기 전의 설정이라면 오공의 나이는 당연히 10대 초중반의 어린이어야 하는데, 무리하게 청년급 스팩을 넣다보니 틴에이저의 반항아 같은 손오공이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푸른눈의 미국인이 손오공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개념따윈 나메크 행성과 함께 사라져 버린 증거죠.

더군다나 오공의 할아버지 손오반 역시 원작과는 많이 다른데요, 드래곤볼의 정체와 손오공이 누구이며 대마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영화와는 달리 원작에서의 손오반은 드래곤볼이 뭔지도 모르는 걸로 나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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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バードスタジオ/集英社・フジテレビ・서울문화사 All rights reserved.



그리고 애당초 손오반은 피콜로가 아닌 '손오공에게' 밟혀 죽지 않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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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バードスタジオ/集英社・フジテレビ・서울문화사 All rights reserved.



뭐 이 정도의 원작 파괴는 약과입니다. 묘하게 므흣한 치치는 지나치게 몸사리는 부르마 역의 에미 로섬을 대신해 육감적인 매력을 뽐내고 있으며, 무천도사는 온갖 오도방정을 떨다가 한순간에 근엄해지고 다시 방정을 떠는 심각하리만큼 불안정한 정서를 보입니다. 문제는 이 역할을 다름아닌 주윤발이 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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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습의 주윤발... 어쩌다가 무천도사로 출연했을까. 차라리 굴욕적이긴해도 심형래 쪽이 싱크로는 더 높지 않는가 말이다.


게다가 영화에 현실성을 부여하려는 의도인 듯 비인간 캐릭터는 모두 빼 버렸습니다. 이는 원작에서 꼭 필요한 컴비네이션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는데요,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부작용을 낳습니다.


① 푸알과 야무치: 푸알은 없고 야무치만 있어 야무치의 존재 자체가 매우 무의미하다는 점. 초반엔 개그 캐릭인가 싶더니만 그것도 아니고, 느닷없이 부르마와 애인모드로 급변경되는 아스트랄함이란...사용자 삽입 이미지(god의 박준형.. 지못미. 그래도 영어 대사는 자연스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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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알과 야무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라는거 (오른쪽 스틸은 왕룡 감독의 [드래곤볼])


② 피라후 일당: 피라후와 늑대(?)부하는 없고 여자만 남는 바람에 도대체 이 여자의 정체는 뭐며(이름이 '마이'라는데 영화상으로 한번도 언급 안됨) 왜 피콜로의 꼬붕으로 열과 성을 다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점. 대사는 단지 몇마디의 일본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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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원작 파괴의 설정은 또 있습니다. 영화 중간에 보면 치치로 형태를 바꾼 마이의 공격을 받아 떡실신해 숨넘어가기 직전의 오공에게 무천도사가 무려 '에네르기파'를 쏴서 되살립니다. 뭐라고요? 네. 다시 말씀드리죠. 죽기 직전의 오공에게 무천도사가 '에네르기파'를 쏴서 되살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니 언제부터 에네르기파가 공격기술이 아니라 사람 살리는 응급 처치술이 되었답니까?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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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원작에서는 순진무구하기 이를데 없던 오공이 할아버지에게 여자 꼬시는 기술을 알려달라고 하는 것도 모자라, 에네르기파 수련도중 계속 실패만 하던 오공에게 치치가 다섯걸음 밖에 서서 에네르기파로 촛불 하나 끌 때마다 한발자국 가까이 올 수 있게 해준다니까 무려 촛불 3개를 한방에 해치우는 괴력을 발휘하는 색마의 근성을 보여줍니다. 하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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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는 설정의 남용도 문제입니다. 아무 의미도 없는 천하제일 무도회를 흉내낸 것이나, 제작비 절감을 위해 단 한번만 어설프게 선보이는 호이포이 캡슐, 심지어 [디 워]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신룡의 등장 씬은 모조리 쓸데없는 장면들입니다. 오공의 무기인 여의봉은 영화 내내 그냥 막대기일 뿐...

뭐 사실 원작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다 좋은 건 아니죠. 따지고 보면 왕룡 감독의 [드래곤볼]은 얼마나 원작에 충실한데요. 어느 정도의 각색은 필요하고 때로는 과감한 각색을 통해 완성도를 높히는 방법도 얼마든지 좋습니다만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경우는 정말 이도저도 아닌, 원작파괴 + 양키센스 라는 최악의 조합을 보여주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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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느낀건 영화의 러닝타임이 지나치게 짧다는 것인데요, (물론 이마저도 보면서 지루해 미칠려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아마 찍어놓고도 완성도에 지장을 줄만한 장면들을 모조리 삭제하느라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편집도 대단히 들쭉날쭉하고 한편의 영화로 보기엔 설명안된 부분이 너무나도 많고 진행도 급하게 이루어집니다. 애당초 어떻게 피콜로가 마봉파에서 풀려났는지도 안 알려주질않나 부르마는 어떻게 치치를 알고 있나 등등 기초적인 설명이 전부 생략되어 있습니다. 아마 이거 나중에 감독판 DVD가 나올 확률도 있어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마도 [드래곤볼 에볼루션]을 1g이라도 기대했던 팬들은 영화를 보고나면 이런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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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귀 http://blog.naver.com/tarboy All rights reserved.

그래, 영화를 관광시켜버리고 싶다구!!!


말하고 싶은건 많지만 너무 자세히 까발리면 호기심에 이 작품을 접할 분들에게 누가 될 것 같아 이제 여기서 그만 줄일까 합니다. 끝으로 [드래곤볼 에볼루션]이 정말로 저를 두렵게 만들었던건.. .엔딩 크래딧이 끝난 뒤 나오는 쿠키 화면을 보심 압니다.

무려! 속편을 대놓고 암시하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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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혹시나 싶어 알아봤더니 괴작 목버스터 전문회사 어사일럼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또 한편의 짝퉁영화를 내놓았습니다. 이름하야 [드래곤 퀘스트]. 심지어 주연은 무려 그 옛날 [V]에서 파충류 소탕에 지대한 공언을 했던 마크 싱어네요. 하아.. 심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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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2009년 3월 25일자 Daum의 블로거 뉴스 인기이슈 및 메인기사로 선정되었습니다....만 이거 기뻐해야 되나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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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20th Century Fox.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 드래곤볼 코믹스(ⓒ バードスタジオ/集英社・フジテレビ・서울문화사 All rights reserved.), 드라곤볼(ⓒ 귀귀
http://blog.naver.com/tarboy All rights reserved.), 신칠용주(ⓒ Filmswell International Ltd./ My Way Film Co. All rights reserved.), 왕룡의 드래곤볼(ⓒ 대원동화주식회사. All rights reserved.), 드래곤볼 폐기 기사(ⓒ Filmjunk. All rights reserved.), 드래곤볼 반박기사(ⓒ Air Force Time. All rights reserved.), 드래곤 퀘스트(ⓒ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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