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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스컬 아일랜드 - 킹콩, 몬스터버스에 편입하다

페니웨이™ 2017. 4.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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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알려진 것처럼 [콩: 스컬 아일랜드]는 가렛 에드워즈의 리부트판 [고질라]를 잇는 이른바 ‘몬스터버스’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피터 잭슨의 리메이크를 포함해 1933년 [킹콩]의 계보와는 거의 무관한 영화라고 봐도 됩니다. 말하자면 1962년 토호에서 만든 [킹콩 대 고지라]의 리메이크를 위한 포석에 더 가깝지요.

포스터에서도 느껴지듯이 이 작품은 조셉 콘래드의 [하트 오브 다크니스]에 대한 오마주로 넘쳐납니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톰 히들스턴의 이름이 콘래드인 것과 사무엘 L. 잭슨이 말로우라고 불리는 것이 대표적인 증거죠. 괴수물 버전의 [지옥의 묵시록]이라… 생각만으로도 멋지지 않습니까?

실제로 영화의 배경은 베트남전 패전이 확정된 1970년대 후반입니다. 지구상의 유일한 미개척지로 알려진 해골섬을 탐사하기 위해 군인과 과학자, 전문 가이드, 사진기자 등으로 이뤄진 탐사팀이 조직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섬에 도착한 이들은 생소한 풍경에 감탄할 새도 없이, 거대한 콩의 습격을 받아 혼비백산하지요. 해골섬이 예측불가의 영역임을 알게 된 이들은 섬을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 Legendary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지옥의 묵시록]을 오마주했다는 감독의 의도가 무색하게 [콩: 스컬 아일랜드]의 드라마적 완성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우선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끌고 가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말로우라는 캐릭터가 그나마 나름의 동기가 분명한 편이지만 워낙 이야기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탓에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이트 매니저]에서 자신만의 매력포인트를 잘 찾아냈던 톰 히들스턴의 캐릭터는 존재가치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에요.

맥빠지는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안좋은쪽으로 몰고 가는 건 거칠게 다듬어진 듯한 편집입니다. 전 처음에 이 작품이 러프컷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이 만한 A급 상업영화라면 분명 찍어놓은 분량도 많을테고 그걸 편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공을 들였을텐데, 이 작품은 어쩐지 뚝뚝 끊겨나가는 느낌입니다.

반면 장르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일정 부분의 성취를 이룬 듯 합니다. 사이즈가 더 커진 콩의 화려한 육박전은 화면 전체를 장악할만한 위력을 보여줍니다. CG는 피터 잭슨의 [킹콩] 때보다 더 정교해졌고, 심지어 주변 사물을 이용한 콩의 전투방식 도입은 마치 본 시리즈의 그것을 연상시킬만큼 괴수물의 트렌드에 새로운 시도를 넣어주었다고 봅니다. 어차피 오락영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평타는 친 셈이지요.

괴수계의 어벤저스를 꿈꾸는 몬스터버스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몰라도, 일단 [고질라]와 [콩: 스컬 아일랜드]의 스타일과 방향성이 완전히 다른 걸로 봐선 각 작품들의 독립적인 색체는 유지하되 크로스오버를 위한 설정들은 별도의 총괄팀에서 조절하는 방식의 마블식 스타일을 따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름 흥미로운 프로젝트지만 아직 안심할 정도는 아닙니다.

앞으로 등장할 킹기도라와 모스라의 등장도 내심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왕 이렇게 판을 벌린 거 메카고지라까지 등장시키는 걸로… 쿨럭.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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