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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어벤져스 2.5] 아닌 [캡틴 아메리카 3]

페니웨이™ 2016. 5.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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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미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의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영화적 재미나 완성도를 떠나 캡틴과 아이언맨 중 누구의 선택이 옳고 그른지에 다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걸 보면 분명 영화가 관객들에게 멋진 논쟁거리를 준 건 분명해 보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일개 슈퍼히어로 영화에 이렇게까지 많은 담론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이 말입니다.

 

사실 [시빌 워]의 원작은 굉장히 충격적이고 정치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MCU에서 너무 빨리 '시빌 워' 카드를 꺼내 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아직 MCU 페이즈3가 끝나지 않은 이상 굳이 잘나가는 캐릭터들을 소모시킬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죠.

 

바꿔말하자면 (여느 MCU 작품이 그랬듯) [시빌 워] 역시 원작을 따라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원작에서 가져온 틀은 유지하겠지만 단독 무비도 아니고 '캡틴 아메리카'의 세번째 시리즈로 선택된 이상 정해진 바운더리 내에서만 이야기를 가공하는 것이 허용될테니 그 정도 선에서 기대치를 올려놓고 보면 되는 영화입니다. 원작과의 비교우위를 논하는건 알파 센타우리로 날려버려야죠.

 

얼핏 보기에 [시빌 워]는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로 양분된 어벤저스 팀의 비중을 거의 엇비슷하게 맞춘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외견상 마치 [어벤져스 2.5]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실제론 캡틴의 이야기에 살짝 더 무게 중심이 실리는 건 이 영화가 [캡틴 아메리카 3]이기 때문입니다.

 

 

ⓒ Marvel Enterprises, Marvel Studios . All rights reserved.

 

 

'콜레트럴 데미지'의 딜레마를 놓고 서로의 신념을 찾아가는 히어로들의 이야기입니다만 점차 사적인 복수의 영역으로 전환되는 건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설정이 맘에 듭니다. 왜냐하면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도 지능형 빌런을 써먹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고 이 설정이 두 주인공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닫는데 전반부의 거창한 딜레마보단 훨씬 더 효과적이고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영화입니다만 중간중간 섞어놓은 유머도 유효적절하며 인트로를 비롯해 공항씬으로 이어지는 액션의 만족도도 높은 편입니다. 블랙펜서의 등장이 다소 뜬금없고 히어로의 기원을 설명하는데는 턱없이 부족하긴해도 스파이더맨이나 앤트맨을 끌어들인 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캡틴 아메리카]라는 시리즈의 측면에서 보면 전작인 [윈터솔져]만큼의 완성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케일이 더 커졌고 캐릭터를 아우르는 솜씨는 더 능수능란해졌습니다만 서로 다른 두 장르의 교집합을 이끌어내는 장르전환의 쾌감은 역시 [윈터솔져]쪽이 압도적이었지요.

 

영화를 보고나니 루소 형제가 만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습니다. 어쩌면 관객이 기대한 것 이상의 영화를 내놓기 위해 [시빌 워]에서는 살짝 몸을 낮춘 것일지도요.

 

P.S:

 

1.영화게시판을 돌아다니다보니 'Civl war'에 왜 'Civil'는 없느냐는 불만을 토로하는 글도 보이더군요. 여기 오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Civil war'는 그냥 내전입니다. '시민' 전쟁이 아니라고요. (사실 좀 유명하다면 유명한 모 평론가-혹은 기자?-도 비슷한 취지의 글을 써놨던데 좀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2.그러고보면 [다크 나이트]가 히어로물에 끼친 영향은 정말 엄청난 것 같습니다. 자신이 짜 놓은 계획 위에서 주인공들이 놀아나는 모습을 보는 지능형 빌런의 클리셰를 구축했으니까요. 이번 지모 남작은 현재까지 마블 영화 최고의 빌런이라고 생각합니다.

 

3.좀 논란이 있을것으로 예상되지만 캡틴의 선택이 이기적이었다. 혹은 그가 소코비아 협정에 반대한 이유가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잠시 첨언합니다. 사실 이러한 주장들은 MCU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잘 섭렵한 사람이라면 도저히 말할 수 없는 거라고 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캡틴은 [윈터솔져]편에서 조직의 아젠다가 변질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몸소 경험한 인물입니다. UN에 의해 통제되는 어벤저스란 캡틴의 경험과 신념에 비추어 용인할 수 없는 지점인 거죠. 또한 누명에 의해 도망자 신세가 된 적이 있는 캡틴이 버키를 돕는  이유가 단순히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폄하해 버리면 곤란합니다. 이 이야기들은 이미 전편들을 통해 충분히 설명이 된 바 굳이 [시빌 워]에서 반복할 이유는 없죠.

 

원래 성향대로라면 자유분방한 스타크가 소코비아 협정에 반대하고, 국가가 곧 정의라고 믿는 스티브가 찬성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두 캐릭터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변화된 심리에 주목해보면 그들의 선택에 나름 수긍이 갑니다. 이 얘기는 좀 길어질거 같으니 여기까지만.

 

4.스파이더맨의 숙모 역은 분명 노리고 한겁니다. 노리고.. (잘 모르시겠으면 [온리 유]라는 영화를 참고하시길.

 

5.스탠 리 영감님 여전히 까메오 나오고요,

 

6.쿠키 영상 두 개 있습니다.

 

7.가만 생각해보니 어벤져스가 UN의 관리하에 있는거라면 최고 책임자는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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